본문 바로가기
히말라야, 천산 트레킹

고사이쿤다-헬람부 (3) 닐칸타쿤다 - 수리야쿤다 - 라우레비나 패스 - 페디 - 곱테 | 히말라야 식물

by 모산재 2026. 4. 21.

 

2025. 11. 29. 토

 

 

 

6시쯤에 일어난다. 생각보다 편안한 밤을 보냈던 것 같다. 이번 트레킹 중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이었는데도 크게 춥지 않았고 또한 바람이 없어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어제에 비해 기침이 덜 나온다.

 

아침은 어제 저녁 남은 백숙에 누룽지를 넣어 만든 죽, 빈샘 님이 또 수고를 해서 맛있게 먹는다.

 

오늘 일정은 호숫가 길을 지나 라우레비나 패스(4610m)를 넘어 페디를 거쳐 곱테(3530m)까지. 라우레비나 패스 200여 m를 오르고 1000m를 내려서는 코스니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다.   

 

 

 

6시 30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고사이쿤다는 어둠에 잠긴 채 호수는 환한 하늘을 담은 거울이 되어 있다. 

 

 

 

 

 

바이랍쿤다 저편 작은 봉우리 끝에 떠오르는 태양에서 불티가 날아와 불이 붙었다.

 

 

 

8시 10분 전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서는데 롯지 마당 끝 바위 위에 작은 새 두 마리 나란히 앉아 햇살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고산에서도 가끔 발견된다는 바위종다리(Alpine Accentor, Prunella collaris)로 보인다.

 

 

 

롯지 주인 남자는 현관 앞에서 대야에 담은 나무로 연기를 피우며 기도를 하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 불교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상(Sang)' 또는 '상초(Sangchö)'라고 하는 연기 공양 의식인 듯하다. '상(Sang)'은 티베트어로 '정화'를 뜻하며, 향기로운 연기를 피워 부정적인 에너지를 씻어내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으로 주로 아침이나 저녁 기도를 드릴 때, 또는 산행이나 중요한 행사를 시작하기 전 안전을 기원하는 푸자(Puja) 의식의 일부로 행해지기도 한다. 

 

 

8시에 출발. 호텔나마스테 여주인과 부지런한 따님도 함께 파이팅!

 

 

 

출발하고 있는데 갑자기 헬기가 나타난다. 무슨 일인고? 롯지에 필요한 생필품 수송이지 싶다.

 

 

 

시바를 모시는 힌두사원

 

 

 

 

호숫가에 시바 신이 이곳에 꽃아 호수를 만들었다는 삼지창, 트리슐라(Trishula) 네 개가 화려한 천들로 장식되어 꽂혀 있다. 창조, 유지, 파괴를 상징한단다.

 

 

 

호숫가로 이어지는 트레킹 길, 구글지도에서는 이 길을 '수리야쿤다 길'로 기록하고 있다.

 

 

 

고사이쿤다 위쪽으로는 작은 쿤다들로 이어지는 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고사이쿤다 호수와 점차 멀어지며 라우레비나패스로 오른다.

 

 

 

9시 무렵, 끝없이 오르는 돌계단은 눈길로 바뀌고 공기는 차가워진다.  

 

 

 

동영상 촬영에 열심인 빈들 님...

 

 

 

고사이쿤다~~~. 저 너머로 아스라히 보이는 설산이 다울라기리(8167m)일까 싶다.

 

 

 

이제 고개를 넘어서나 싶은 곳에 또 하나의 호수, 바르다쿤다(Barda Kunda)가 나타난다.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서니 그 너머는 작은 쿤다들이 모여 계곡을 이룬 고사이쿤다의 상류. 멀리 떠나온 고사이쿤다 호수와 마을이 보인다. 

 

 

 

바로 앞에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라우레비나 패스(4610m).

 

 

 

왼쪽으로 호수를 끼고 걷는 길은 눈이 두껍게 쌓여 매우 미끄럽고 바로 눈 높이로 떠오른 태양으로 빛을 반사하는 흰 설원에 눈을 뜰 수가 없을 지경이다. 아이젠과 고글을 챙기지 않고 포터 짐에 보내 버렸으니...   

 

 

 

스틱 없이 카메라를 들고 얼어붙은 눈길에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걸어가기가 참 버겁다. 그래도 이 풍광을 어찌 그냥 지나리! 비틀거리며 길을 벗어나 빙판이 된 언덕을 오르내리지 않을 수도 없다.

 

 

 

바르다쿤타를 바라보며 낮은 고개를  넘어서니 또 하나의 호수가 나타난다. 닐칸타쿤다(Nilkantha Kunda)

 

 

 

그리 멀지 않은 길이지만 미끄러운 빙판길은 걸음을 느려진다.

 

 

 

이제 다 올랐나 했더니 다시 오른쪽으로 커다란 호수가 나타난다.

 

 

 

수리야쿤다(Suryakunda). 고사인쿤드 호수군의 가장 높은 곳, 라우레비나 패스의 정상 부근에 형성된 빙하호수다. 그리고 이 트레킹 코스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리야'는 힌두교의 태양신이다.

 

 

 

 

10시 10분, 수리야쿤드를 마지막으로 라우레비나 패스(4610m)를 넘는다.

 

 

 

라우레비나 패스, 고개의 봉우리에 올라 남쪽으로 바라보는 할렘부 전망. 

 

 

 

고갯길 끝에서 오른쪽 아래로 페디로 내려서는 돌계단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돌계단길 주변 곳곳에는 이와 같이 잘 다듬어 놓은 야영지가 보인다. 축제를 위해 고사이쿤다를 찾는 힌두교도들이 쉬어가는 숙박지다.

 

 

 

페디를 향해 내려서는 길, 남쪽 사면이라 바람이 적고 볕 또한 따스하니 이번 트레킹 중 가장 발걸음이 가볍다.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헬리콥터

 

 

 

돌아보는 라우레비나 패스

 

 

 

하이캠프로 표기되어 있는 빈 집. 앞 마당에서 잠시 쉬어간다.

 

 

 

한참을 내려 서는 길, 가끔씩 계단길을 벗어나 초지 구릉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니 지루하지 않다.

 

 

어느 사이 관목림대가 나타난다. 길 주변으로 매자나무 종류의 관목이 덤불을 이루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길. 돌계단은 잘 다듬어져 있고 길은 비교적 넓고 좋다.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에겐 지옥의 길일 수 있겠다 싶다.  

 

 

 

12시 10분, 가파른 골짜기 위 능선의 끝에 자리잡은 페디(3630m)에 도착한다. 두 개의 롯지뿐인 곳. 

 

 

 

왼쪽에 앉은 검은 옷의 소년. 롯지 주인의 아들로 음식을 나르는 등 부지런히 일을 돕는다. 학교를 다니기나 할까 싶다.

 

 

 

아래에 자리잡은 롯지

 

 

 

왼쪽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폭포

 

 

 

네팔파피(Nepal Poppy, Golden Himalayan poppy) Meconopsis paniculata. 줄기가 자라나 피는 커다란 연노랑 꽃이 아름다운 식물이다. 

 

 

 

 

계곡을 지나 곱테와 타데파티로 향하는 허릿길은 관목지대에서 교목지대로 바뀌어 아늑한 숲길을 이루고 있다. 동시에 보이지 않던 풀꽃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한대에서 온대로 들어선 느낌이다. 

 

 

 

지나온 풍경을 돌아본다. 맨 위 설산이 라우레비나 패스, 그 아래 능선 끝이 방금 점심을 먹었던 페디.

 

 

 

작은 구비를 지나 다시 돌아보니 안개가 오르고 있다. 대나무가 랄리구라스로 바뀐 것 외엔 같은 장면

 

 

 

매자나무속 관목이 아주 흔하다. 겨울로 접어들며 잎이 붉게 물든 모습.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 고유한, 잎에 가시가 있는  Berberis concinna로 보인다.

 

 

 

용담 종류 꽃이 흔하게 보인다. 티베트, 히말라야 지역에 분포하는 중국 이름 평용담,  Gentiana depressa

 

 

 

너덜지대를 건너고...

 

 

 

앵초속으로 보이는 로제트가 자주 보인다. 꽃차례에 꽃대가 없고 잎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특징인데, Primula nanaPrimula gracilipes로 보인다. 네팔 내 기록으로 보니 전자는 서부에 분포하고 후자는 이 지역에 기록되어 있다. 또 전자는 잎자루 형태가 있고 후자는 잎자루가 거의 없다.

 

 

 

앵초속. Primula denticulata?

 

 

 

송라속?

 

 

 

돌아본 라우레비나 패스-페디. 피어오르는 안개가 페디를 살짝 가리고 있다. 

 

 

 

라우레비나 패스 - 페디로 지나온 길을 자꾸만 돌아 보게 된다.

 

 

 

같은 배경 속에서 작은 능선을 올라 돌아서고, 꽃이 없는 랄리구라스 나무들을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돌아보고 돌아보다 보니 곱테에 가까워졌다. 히말라야세르파 호텔이 다가선다. 3시 15분.

 

 

 

'나마스테'를 건네며 그냥 지나쳐가는데, 여주인은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한다.

 

 

 

곱테를 지나는 길목에 구름안개가 길을 막고 있다.

 

 

 

저 멀리 구름 위쪽 능선부에 다테파티의 롯지들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 목적지는 곱테, 바로 앞 능선을 돌아선 곳에 롯지가 있다. 

 

 

 

오후 4시, 곱테(3530m)에 도착한다.

 

 

 

숙소는 멘도게스트하우스. 남향집이라 볕바라기하며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긴 나무의자가 놓여 있어서 느낌이 좋다. 

 

 

 

바로 앞은 깊은 골짜기. 지도를 보면 수많은 민가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안개로 육안 관찰이 되지 않는다. 보통 다테파티-쿠툼상 코스를 트레킹하지만, 바로 아래 골짜기로 내려서는 코스를 선택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해가 질 때까지 숙소 앞 긴 벤치에 앉아 뉘엿뉘엿 지고 있는 햇볕을 쬔다. 해가 질 무렵이라 바람도 조금씩 차가워지는데 따스한 공간이 그리운데 난로가 있을 만한 식당은 닫혀 있고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랑탕계곡에 비해 고사인쿤다-할렘부 지역의 숙소는 온수가 없고 샤워실도 없다. 화장실은 많은 방이 있는 숙소의 끝, 바깥 건물에 하나 있을 뿐이다. 오래 묵은 솜뭉치를 엉성하게 짠 천으로 감싼 이불은 깨끗하지도 않고 무거워 덮고 자기에 불편하다. 

 

해가 진 뒤에야 저녁 식사를 하고 식당 난로도 없어 썰렁한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비교적 편한 트레킹이었지만 컨디션은 별로다. 기침이 심해진다. 처음으로 침낭까지 사용한다. 

 

창으로 앞 골짜기 방향이 대도시나 되는 것처럼 수많은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 창밖이 카트만두 시내인가 싶을 정도...

 

 

 

 

☞ 고사이쿤다-헬람부 (4) 곱테 - 타데파티 - 마긴고트 - 쿠툼상 => https://kheenn.tistory.com/15866722  

☞ 고사이쿤다-헬람부 (3) 수리야쿤다 - 라우레비나 패스 - 페디 - 곱테 => https://kheenn.tistory.com/15866716 

☞ 고사이쿤다-헬람부 (2) 라우레비나야크 지나 힌두교 성지 고사이쿤다로 => https://kheenn.tistory.com/15866707 

☞ 고사이쿤다-헬람부 (1) 툴로샤브루에서 촐랑파티로 => https://kheenn.tistory.com/15866701 

☞ 랑탕 (8) 라마호텔에서 툴로샤브루 가는 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90 

☞ 랑탕 (7) 강진곰파에서 라마호텔로 => https://kheenn.tistory.com/15866684 

☞ 랑탕 (6) 강진곰파, 체르고리 등정 => https://kheenn.tistory.com/15866678 

☞ 랑탕 (5) 랑탕 마을-강진곰파-랑시사 카르카 계곡 https://kheenn.tistory.com/15866672 

☞ 랑탕 (4) 세르파가온에서 랑탕마을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66 

☞ 랑탕 (3) 샤브루베시에서 세르파가온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5 

☞ 랑탕 (2) 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 가는 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4 

☞ 랑탕 (1) 카트만두 '원숭이사원' 스와얌부나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