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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랑탕 트레킹 (5) 랑탕 마을-강진곰파-랑시사 카르카 계곡

by 모산재 2026. 4. 1.

 

2025. 11. 23. 토

 

 

 

오늘도 6시에 일어난다. 밤새 화장실이 공꽁 얼어 물이 나오지 않는다. 엊저녁 동이에 받아둔 물이 있어서 고양이세수를 하고 위층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한다.

 

포터들에게 맡길 갈 카고백을 들고 현관으로 나오니 공기가 몹시 차갑다. 해가 뜨면 봄날처럼 따듯해질 것이라 옷을 맞춰 입기가 까다롭다. 추동 집업티에 패딩, 추동 자켓을 입고 출발한다. 걷다가 더워지면 패딩을 벗으면 된다. 어제 늦은 오후 찬바람에 노출된 탓으로 기침이 나는 등 목 상태가 안 좋아 버프도 착용.

 

 

 

숙소 앞에서 출발 전 기념 촬영

 

 

 

아침 햇살이 환하게 비치며 음영 속에 드러나는 주변 풍경이 산뜻하다. 마을 안쪽  얕은 습지를 이룬 넓은 공터를 건너 길은 작은 구릉을 따라 이어진다.  아침인데도 위쪽 강진곰파쪽 설산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다.

 

왼쪽 고갯마루에 랑탕초등학교 건물이 보인다.  

 

 

 

돌아보는 랑탕마을 풍경.

 

 

 

문두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중앙분리대처럼 돌담으로 나뉘어져 있다. 처음에는 무심코 걸었는데, 보니 돌담을 사이에 두고 우측이나 좌측 통행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돌담의 높이는 키 작은 사람은 너머 쪽으로 가는 사람을 볼 수 없을 정도...

 

 

 

길을 걷는 내내 정면으로 보이는 뾰족한 설산. 가이드 프렘라이가 설산 봉우리의 이름을 모두 알려주어 며칠간은 대강 기억하고 다녔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도로 보니 아마도 랑시사카르카 계곡 정면의 랑시사리(6427m)가 아닌가 싶다.

 

 

 

랑탕마을과 강진곰파 사이 너른 계곡 길을 따라 띄엄띄엄 몇 채의 집들이 자리잡고 있고, 문두마을, 신둠마을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동서로 넓게 자리잡은 계곡은 볕이 잘 들어 따뜻하고 평화롭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소개되고 있는 랑탕. 아름다운 풀꽃들이 만발한 계절이라면 이런 찬사가 잘 어울릴 것 같다.

 

 

 

돌담으로 이어지는 정겨운 길, 오늘은 일정이 바쁘지 않으니 돌담에 기대어 자주 쉬면서 여유를 즐긴다.

 

 

 

돌담 중간에는 옴마니반메홈 등, 티베트인들의 신앙심이 불경으로 새겨진 돌판이 초르텐 비슷한 돌탑으로 조성되어 있기도 한다.

 

 

 

 

 

 

 

엉겅퀴를 닮은 풀들이 길가에 보인다. 그런데 줄기에 층층으로 달린 꽃차례가 엉겅퀴와는 다른 독특한 모습이다. 오랜 시간 검색 끝에 뜻밖에 국화과가 아닌 인동과의 모리나(Morina)속 여러해살이풀임을 확인한다.

 

중국에서는 자삼속( 刺参属)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Morina polyphylla(多叶刺参)나 Morina longifolia(长叶刺参)둘 중 하나로 보인다. 둘 다 이 지역에 기록되어 있는 종이다.  

 

 

 

꽃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아름다운 모습이다.

 

출처 : https://efloraofindia.com/efi/morina-longifolia/

 

 

꽃 피는 계절에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참으로 아쉽다. 잠시 모리나 꽃을 비롯하여 수많은 고산 풀꽃들이 계곡 가득 피어 있을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채르고리(1985m)와 설산들을 배경으로 기념 샷

 

 

 

랑탕마을에서 멀어졌던 계곡이 다시 가워졌다.

 

 

 

네팔 현지 젊은이들이 이 길을 많이 걷고 있다. 이들은 '스틱'이 아닌 나무나 대나무를 다등은 지팡이를 짚고 가는데, 풍경과 잘 어울려 정답게 느껴진다.

 

 

 

양쪽으로 덤불을 이루고 있는 나무는 골담초속의 Caragana sukiensis로 추정된다.

 

 

 

종종 붉은 열매를 단 인가목도 보인다.

 

 

 

체르고리봉 앞, 강진곰파의 흰 불탑(초르텐)이 시야에 들어선다. 

 

 

 

샛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이용한 수차마니차들...

 

 

 

강진곰파. 뒤로 보이는 설산은 우브라히말(6264m)로 보인다.

 

 

 

랑탕계곡 건너편 설산

 

 

 

랑탕계곡의 산군들. 왼쪽에서부터 체르고리, 랑시사리, 캉첸포

 

 

뒤로 보이는 설산 김숭(6781m)과 우브라히말(6264m)

 

 

 

곰파를 지나 출렁다리

 

 

 

랑탕계곡 건너편 설산 산군

 

 

 

이 길을 돌아서면 오늘의 목적지인 강진곰파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서 바라보는 강진곰파 숙박촌

 

 

 

 

숙소 도착 시각은 11시 50분쯤.

 

녹색 건물이 우리가 이틀 밤을 머물게 될 널링게스트하우스 

 

 

 

방을 정하고 점심 식사 를 한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등 한식 메뉴가 있는데, 나는 어느 랑탕 여행기에 맛이 꽤 좋았다는 글을 믿고 된장찌개를 주문했는데 밥 한 공기에 된장 맛이 나는 멀건 국물, 내 입맛에는 그저 그랬다. 김치가 한 접시 있어서 다행이다.

 

 

 

 

식사 후 오후 1시 10분쯤, 꼭 찾을 만한 아름다운 계곡이라는 랑시사카르카 계곡 트레킹에 나선다. 왕복 약 25km나 되고 300여 m 고도를 더 높여야 되는 랑탕계곡의 끝이다. 그 끝은 중국령 티베트 땅이다. 끝까지 다녀오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내일 체르고리봉을 오르기 위해서 체력도 아껴야 한다. 한 모롱이 정도만 진행하다 돌아오기로 한다. 

 

 

룸메이트 빈들 님은 일기를 쓰며 쉬고 싶다 하고 대한봉 님과 빈샘 님도 쉬겠다고 하여 그리메 님, 산들 님과 가이드 2명만 동행한다.   

 

 

 

랑탕리룽(7234m)과 강진곰파 마을을 뒤로 하고 체르고리 가는 길을 따라 구비구비 돌아 계곡으로 들어선다.

 

지도로 보면 왼쪽으로 솟은 봉우리가 랑시사리(6427m), 가운데에 솟은 봉우리가 캉첸포(6378m)로 보인다.

 

 

 

체르고리에 이르기 강진리와의 사이 계곡을 따라 얄라픽 설산 쪽에서 대규모로 흘러내린 넓은 빙하 퇴적 지형이 가로막는다. 크고 작은 돌들이 비탈을 이루며 쌓인 곳이라 일정한 길이 없어 지나가기에 매우 불편하다  

 

 

돌아보는 랑탕의 최고봉 랑탕리룽(7234m). 티베트 사람들은 '강첸 레드루브'라 부른다고 한다.  왼쪽으로 보이는 리룽2봉(6696m), 오른쪽으로 보이는 유브라히말(6048m). 강진곰파 마을은 구릉들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눈 덮인 봉우리가 살짝 보이는 체르고리(4985m)

 

 

 

랑시사카르카로 가는 계곡으로 들어선다.

 

 

 

중국 이름으로 마황(麻黃)이라 불리는 독특한 풀. 키르키스스탄에서도 만났던 유사종, 히말라야와 천산의 산지 주변에서 자라는 관목이다.

 

 

 

거대한 빙하 퇴적지를 내려서서 돌아본 풍경

 

 

 

랑시사 카르카(Langshisha Kharka) (4,285m)는 랑탕계곡의 최상류 계곡으로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 있는 시사팡마(8027m)가 지척이다. 네팔어로 '랑'은 야크, '시사'는 죽음, 카르카(Kharka)는 초원을 뜻한다니  '야크들의 무덤인 초원'이라는 뜻인데 그만큼 극한적인 생존 환경인 계곡임을 나타낸 듯하다.

 

 

 

타르초가 휘날리는 작은 언덕을 지나고....

 

 

 

안쪽 계곡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바람이 거세어지고 매우 차갑다. 한마디로 냉동고 바람이다.

 

 

또 한 구비를 돌아간다.

 

 

 

아름다운 계곡, 봄부터 여름까지 꽃 피는 계절이면 아름다운 꽃들의 천국을 이루었을 것 같다.

 

 

풍경이 비슷해 보여서 더 이상 진전하지 않기로 한다.  내일 체르고리를 오르기 위해서도 체력을 아껴야 한다.

 

 

 

기념 사진 한 컷.

 

 

 

랑탕계곡 최고봉 랑탕리룽의 위엄을 바라보며 원점 회귀

 

 

 

같은 풍경임을 알면서도 뒤돌아보고 건너다보며  자꾸 사진을 담는다.

 

 

 

간자라패스가 저 계곡으로 이어지는 건지...?

 

 

 

이 길 주변 언덕에도 이곳 특산인 인동과의 모리나(Morina) 마른풀이 대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림처럼 자리잡은 강진곰파 풍경

 

 

 

랑탕리룽과 킴숭

 

 

 

 

숙소로 돌아오니 방문이 잠겨 있다. 일기를 쓰며 쉬고 있어야 할 룸메이트가 어디로 갔는지... 카톡으로 연락을 했는데도 응답이 없다.

 

골이 깊은 곳에 자리잡은 숙소는 이내  남쪽 산에 가려 그늘에 잠기고 냉동고 바람이 슬슬 불어댄다. 얼른 동복으로 갈아 입어야 하는데... 춘추복 옷차림으로 추위를 견디기가 쉽지 않다. 앞마당 카페에 좀 전까지 있었다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마을 뒷산 길을 따라 가봐도 없고 마을을 돌아 봐도 찾을 수 없다. 추위를 피하려 식당으로 올라가 보니 문이 잠겨 있다. 일행들이 있는 옆방도 난방이 없으니 춥기는 매한가지다. 

 

해가 지도록 돌아오지 않는 룸메이트.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돌아온다. 룸메이트는 우리가  돌아올 길목이라 여기고 체르고리봉 가는 길목에서 설산의 일몰 풍경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고 있었단다. 길이 어긋났던 것...

 

두어 시간 떨었더니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진다. 내일 새벽에 체르고리 등정 출발을 해야 하는데... 저녁 식사를 하고 식당 난로 곁에서 최대한 몸을 데우고 방으로 돌아와 타이레놀을 복용한 뒤 자리에 눕는다. 어제 나타났던 기침에 가래까지 생겨 잠자리가 불편하다.  

 

 

 

☞ 랑탕 (1) 카트만두 '원숭이사원' 스와얌부나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2 

☞ 랑탕 (2) 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 가는 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4 

☞ 랑탕 (3) 샤브루베시에서 세르파가온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5 

☞ 랑탕 트레킹(4) 세르파가온에서 랑탕마을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