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고백을 찾으러 두 차례나 공항을 다녀오는 우여곡절 끝에 하루를 늦춰 랑탕 트레킹 출발 지점인 코스로 출발한다. 아침 식사 후 호텔 앞에서 준비해둔 차량에 짐을 싣고 8시 50분경 출발한다.
출발 전 호텔 앞에서

트레킹 개요
붉은선은 카트만두에서 출발하여 북쪽으로 샤브루베시까지 가는 길. 푸른 선은 동쪽으로 강진곰파와 체르고리까지 이어지는 랑탕 트레킹 코스, 다시 되돌아 나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코사인쿤드-할렘부 트레킹 코스.

카트만두 시내를 벗어나자 북쪽으로는 높은 고갯길이다. 고개를 넘어서서 내려가는 길, 차창으로 히말라야 설산뷰가 아름답게 펼쳐져 잠시 포토 타임을 가진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입고 있는 히말라야 설산 파노라마와 바로 아래 구릉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 풍경이 어울려 멋진 풍경화가 되었다. 왼쪽으로 가네슈히말, 오른쪽으로는 랑탕히말 설산군들이 아닐까 싶다.

30분쯤 내려선 허릿길, 허름한 구멍가게 휴게소에서 차 한잔의 휴식과 함께 네팔의 튀김 맛을 즐긴다.



틈을 이용해서 주변의 야생 풀꽃나무들도 살펴본다.
아게라텀

메밀여뀌(Persicaria chinensis). 덩굴이 길고 흰 꽃이 피는 모밀덩굴(P. capitata)과 유사한 종이다.

도로 위 산지 관목에 달린 노란 꽃, Tecoma 비슷해 보이는데 깃꼴겹잎이 아닌 단엽인 점이 의문이다.

골짜기 아래로 내려서니 뜻밖에 강줄기를 따라 꽤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히말라야가 지척인 곳에서 펼쳐지는 뜻밖의 풍경이 흥미롭다. 한동안 북서 방향으로 달리다 랑탕계곡의 하류인 트리슐리강을 만나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북향한다.
12시 40분쯤 짐부식당(Jimbu Restaurant)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한낮의 하늘에는 솔개(Black Kite)로 보이는 녀석이 유유히 맴돌고 있다.


무슨 고사리인지....

이 지역이 원산지인 털땅빈대. 제주도에서도 발견되었다.

Tecoma stans?

공작실거리나무 Caesalpinia pulcherrima

다시 출발. 강을 따라 평탄한 길을 달리다 Betrawoti란 곳을 지나며 갑자기 구불구불 오르막길과 함께 산악지대로 들어선다.
산지임에도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숲속에는 좁고 긴 논밭들이 이어져 있고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풍경이 펼쳐진다. 네팔 장족의 전통주 뚱바(Tongba)의 원료가 된다는 처음 보는 풀, 수수 같은 열매를 달고 고개를 숙인 키작은 작물 kodo millet가 자라는 밭도 보인다. 깊은 협곡 건너편 높은 산지에도 계단식 논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내 만나는 검문소. 중국 티베트 지역과 국경이 가까워진 탓인지 여기서부터 몇 번씩이나 여권 검사를 받는 검문소를 거치게 된다.

고도 2000m 대의 산 허릿길을 한 시간쯤 달리다 계단식 논이 아름다운 곳에서 차를 멈춰 잠시 포토타임을 갖는다. 왼쪽 구름 저 너머에 가네슈봉이 숨어 있을 것이다.


도로 아래 거친 밭에서 일하고 있는 부부. "나마스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까맣게 탄 얼굴에 미소를 담은 표정들이 아름답다. 그 곁에 소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다.


길가에 무더기로 자라는 다북떡쑥속(Anaphalis)의 꽃들. 처음 이곳에서 만난 뒤 트레킹 내내 유사종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중간에 한번의 검문소를 지나 둔체에서 또 다시 여권을 검사 받는다. 둔체는 카트만두에서 120km 떨어진 제법 큰 마을로 높은 산허리에 자리잡은 랑탕국립공원의 관문이다. 히말라야 설산 조망이 아름다운 곳이라는데 구름 때문에 먼 설산 풍경이 환히 열리지 않아 아쉽다.



담벼락에 꽃을 피운 Lindenbergia indica

쐐기풀의 일종, 히말라야 쐐기풀 Urtica himalayensis. 서양쐐기풀과 비슷하면서도 잎 앞면과 줄기에 가시털이 많다. 이 지역에서 흔히 요리 재료로 이용된다.

드디어 오늘 목적지인 샤브루베시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처에 도착. 차를 세우고 포토타임을 가진다. 아찔한 꼬부랑길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계곡의 다리를 건너 골짜기 언덕에 자리잡은 샤브루베시 마을. 랑탕과 코사인쿤드 트레킹의 출발지,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아침 트레킹을 떠나게 된다.

오후 3시 30분에 샤브루베시(1460m)에 도착한다. 카트만두에서 6시간 40분쯤 걸렸다.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어 벌써 저녁처럼 어두워진다.

숙소는 올드나마스테

포터들이 숙소에 짐을 내려 놓은 대로 정하자고 제안했더니, 2층 첫번째 방에 대한봉 님과 룸메이트가 되었다. 창 밖 테라스는 계곡을 조망하는 작은 휴식 공간, 랑탕 트레킹을 막 끝내고 온 영국 여성이 가이드와 함께 쉬고 있다.

창 밖 테라스에서 바라본 샤브루베시 풍경. 내일은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을 넘어서 세르파가온('세르파의 고향'이라는 뜻을 가진 롯지마을)까지 갈 예정이다.

숙소 입구 담에 기대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야래향( Night-blooming jasmine)

저녁 식사 시간 전에 동네 한 바퀴 돌며 구경 나선다.
샤브루베시와 내일 넘어갈 산의 풍경


서쪽 언덕 위에는 불상이 조성되어 있어 그곳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간다.


돌아본 샤브루베시 마을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는데, 한 아주머니가 비탈길에 선 채 산비알 관목 숲에서 풀을 뜯고 있는 염소떼를 소리 질러 부르고 있다. 들은 체도 하지 않으니 돌멩이를 던지는데 닿지 않아 애를 태운다. "나마스테" 인사를 건네고 내가 대신 돌멩이를 힘껏 날리자 염소떼들이 우루루 길로 내려선다. 아주머니가 웃음을 건네는데 바로 아래 길가 집으로 염소들이 들어서고 있다.
산길 주변에 피어 있는 꽃들과 식물들을 살펴보며 걸음을 옮긴다.
Urena lobata

Spermadictyon suaveolens(Forest Champa). 인도 네팔 지역 고유종이며, 중국 이름은 '香花木'으로 향기가 매우 좋다.

고슴도치풀(Triumfetta japonica)과 매우 유사한데 관목성이다. Triumfetta rhomboidea(Burr Bush)

칡잎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세잎나기 식물. 잎이 두꺼운데 칡과 같은 덩굴식물은 아닌 듯하다. 뭘까?

Blumea balsamifera(sambong)?

Colebrookea oppositifolia. 인디안다람쥐꼬리(Indian Squirrel Tail)

건너편 랑탕계곡을 바라보는 불상은 티베트 불교의 전파자이자 '구루 린포체'로 불리는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 동상으로 보인다.

'연꽃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에서 '연화생(蓮華生)'이라 불리는 파드마삼바바는 티베트, 네팔, 시킴, 부탄 등지에서 주류를 이루는 '금강승(金剛乘)' 불교에서 '아미타불의 화신'이자 '제2의 붓다'로 숭배되는 인물이다. 8세기에 금강승 불교(탄트라 불교, 밀교)를 부탄과 티베트에 전하고 티베트 최초의 사원인 삼예 사원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트라 불교는 대승불교의 지혜와 자비를 극도의 효율성과 속도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트라는 윤회(輪廻)의 과정 자체가 해탈(解脫)의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며 번뇌와 성적 에너지조차 부정하지 않고 깨달음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세상의 모든 현상을 정화되고 신성한 것으로 간주해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힘으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매우 강력하고 체계적인 수행을 통해 현생에서 부처를 이룬다는 목표를 가진다. '옴마니받메홈'이라는 진언(만트라), 상징적인 손동작을 통해 몸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수인(무드라), 우주의 질서와 깨달음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도형(만다라) 등 세 가지 수행법으로 부처와 하나되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랑탕계곡 코스 입구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식사 시간. 마땅히 입에 맞는 메뉴가 없어서 감자를 주문했더니 그냥 탁구공만 한 작은 감자 열 개 정도가 접시에 담겼다. 많이 부실한 식사. 가볍게 락시 한 잔 곁들여 마시고 룸메이트 대한봉 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잠자리에 든다. 샤워를 하고 싶었으나 욕실이 몹시 협소하고 온수도 원활하지 않아 포기한다.
밤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난방 없는 숙소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랑탕 트레킹, 코사인쿤드 트레킹 코스

☞ 랑탕 (1) 카트만두 '원숭이사원' 스와얌부나트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2
☞ 랑탕 (3) 샤브루베시에서 세르파가온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55
☞ 랑탕 (4) 세르파가온에서 랑탕마을까지 => https://kheenn.tistory.com/15866666
☞ 랑탕 (5) 랑탕 마을-강진곰파-랑시사 카르카 계곡 https://kheenn.tistory.com/15866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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