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 꽃이 지고 사라질 무렵, 녹음이 짙어지는 어두운 숲을 꽃등을 달아 밝히며 은은한 향기를 살랑살랑 불어오는 산바람에 싣고 오는 나무가 바로 쪽동백나무이다. 오동나무 다음으로 크고 둥근 잎을 드리운 그늘 속 긴 꽃차례에 조랑조랑 달린 꽃송이는 장관이다. 하얀 꽃잎 속의 노란 수술은 꽃등에 불을 밝힌 듯 환상적이다.
때죽나무과의 교목으로 '옥령화', '넙죽이나무', '산아주까리나무', '개동백나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5. 05. 23. 남한산성
● 쪽동백나무 Styrax obassia | Fragrant styrax ↘ 감나무목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의 낙엽교목
높이는 6∼15m이고, 나무 껍질은 잿빛을 띤 흰색이며, 어린 가지는 녹색이고 갈색의 털이 있으나 나중에 다갈색으로 변하며 털이 없어진다. 겨울눈은 잎자루의 밑 부분으로 둘러싸인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10∼20cm의 타원 모양 또는 둥근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윗부분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다. 잎 뒷면에 흰색의 성모(星毛:여러 갈래로 갈라져 별 모양으로 된 털)가 빽빽이 있고, 잎자루의 길이는 5∼20mm이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새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받침은 5∼9개로 얕게 갈라지고 털이 빽빽이 있으며, 화관은 길이가 2cm이고 5개로 깊게 갈라지며 겉에 성모가 있다. 수술은 10개이고, 꽃밥은 노란 색이며,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핵과이고 달걀 모양의 원형 또는 타원 모양이며 성모가 빽빽이 있고 9월에 익으며 다 익으면 과피가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 꽃과 열매가 비슷한 때죽나무(S. japonica)는 잎이 작고 타원형이며 꽃은 2∼5개씩 따로 달린다.
쪽동백나무는 꽃의 향기는 물론 잎의 향기도 좋다. 머리기름이 나온다고 '산아주까리나무', 잎이 크다고 '넙죽이나무' 등으로 불리워졌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 이북의 산간마을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쪽동백나무를 이용해 불을 밝히고, 양초나 비누를 만드는 데도 사용했다고 한다. 쪽동백의 열매는 '옥령화'라 하여 기름을 짜기도 하고, 기생충 제거와 종기의 염증을 제거하는 데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쪽동백나무의 기름은 머리에 생긴 이를 완전히 없앨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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