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52

태국 치앙마이 (6) 왓 치앙 만, 치앙마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2010년 1월 20일 목요일, 해질녘 도이 인타논 카렌 마을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치앙마이에 도착하니 다섯 시쯤 되었다. 저녁엔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떠나야 하는데, 해가 남아 있는 동안 주요 사원을 돌아보기로 한다. 코리아하우스로 들어서는데 뜻밖에 조기영 고민정 씨 부부를 만난다. 루앙프라방에서 도착하여 지금 막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중이라 한다. 왕위앙, 루앙프라방에 이어 이곳에까지 꼬리 밟기 놀이하듯 계속 만나게 되니 좀 반가운가. 딱히 일정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여 왓 치앙만과 왓 쩨디루앙을 보러 함께 가기로 한다. 왓 치앙만(Wat Chiang Man)은 치앙마이 북동쪽 성곽 안에 자리잡고 있다. 타페광장을 지나 성곽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북쪽으로 나 있는 큰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나타난다..

태국 치앙마이 (5) 카렌 마을 내려오는 길, 매왕 강 대나무 뗏목 타기

1월 20일 목요일 오전 반나절이 지날 무렵, 카렌 마을과 작별하고 떠난다. 떠나기에 앞서 주인 내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는다. 학교에 가고 없는 꼬마 녀석들도 함께 섰더라면 더 좋았을 걸... 아저씨는 말수가 별로 없이 무표정하게 묵묵히 일만 하는 양반이다. 하지만 내가 주변의 풀꽃..

태국 치앙마이 (4) 카렌족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 서는 아이들 보며 웃다

1월 20일 수요일, 아침 기나긴 밤을 오들오들 떨면서도 침낭 속 내 체온이 만든 따스함을 달콤히 느끼며 자다 깼다를 반복한다. 집에서 잤다는 느낌보다 마치 야영장 텐트에서 잔 듯한 기분이다. 밤새 울어대는 닭 울음소리를 잠결에 들으면서 산마을이 우주 같은 적막 속에 잠긴 듯하다고, 새벽이 참 길다고 느낀다. 작은 동창(東窓)으로 햇살이 환하게 비쳐들 무렵에야 일어나 몸을 한번 부르르 떨고서 바깥으로 나온다. 동쪽을 바라보는 고산 능선 비탈이니 아침햇살이 고루고루 비쳐 들어 집 주변이 환하고 따스하다. 집 뒤 언덕으로 올라서 보니 밤새 뚝 떨어진 기온에 하얀 서리가 덮였다. 덤불 속에서 꽃생강 하얀 꽃잎이 찬 서리를 맞고 애처롭게 구겨져 있다. 판다가 준비해 온 샌드위치와 삶은 달걀과 잼으로 간단한 아침..

태국 치앙마이 (3) 카렌 고산족 마을 돌아보며 하룻밤 보내기

1월 19일 늦은 오후, 그리고 밤 마을로 접어드는 능선길에 느닷없이 동네 개 세 마리가 나타나 짖어대며 우리의 길잡이 누렁이에게 달려들어 텃세를 부린다. 누렁이는 움찔 겁을 먹고 방향을 틀어 꼬리내리고 우리 뒤로 줄행랑친다. 그 뒤를 쫓는 동네 개들. 그냥 둘 수 없어 고함 질러 꾸..

태국 치앙마이 (1) 왓 쩨디루앙과 고승 다비식, 왓 프라싱과 생불

1월 18일 월요일 오후. 치앙마이 루앙프라방을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날 무렵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었다. 높은 산줄기만 첩첩으로 이어지던 지형일 줄 알았더니 끝없이 넓은 평야가 눈 아래 펼쳐진다. 푸른 숲에 담긴 민가 풍경이 정겹고 평화롭게 다가서는데 마을과 들판이 비슷한 넓이를 차지하고 있으니 치앙마이 근교에 들어선 것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논인 듯 들판들은 물빛이 비치고 마을을 거느린 강줄기는 굽이쳐 흐르고 있다. 치앙마이는 란나왕국의 수도로 200여 년의 번영을 누렸던 곳, 그 번영의 바탕을 저 넓은 평야가 마련해 주었을 것이다. 라오스의 옛 왕국 '란쌍'이 '백만 코끼리'의 왕국이었듯이 '란나' 왕국은 '백만 논(畓, rice field)'의 왕국이었다. 란나 왕국의 그 '백만 논'이 지금 내가 ..

라오스 여행 (12) 루앙프라방, 왓마이· 왕궁박물관· 왓위쑤나랏· 왓아함

1월 18일 월요일. 오전 오늘은 루앙프라방을 떠나 치앙마이로 가는 날, 그래서 6박 7일간 정들었던 라오스와 이별하는 날이다. 김 선생님은 아침 일찍 일어나 탁밧(우리말로는 '탁발')을 보러가고 싶은 눈치였지만 사내들은 새벽잠 설치면서까지 나가고 싶지 않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에야 ..

라오스 여행 (11) 왓 농, 왓 씨앙무안, 왓 춤콩, 푸씨산의 일몰

1월 17일 일요일 오후 왓 씨앙통을 나온 우리는 부지런히 왓 마이를 향해 걷는다. 왕궁박물관은 관람 가능 시간이 오후 네시이니 이미 늦었다. 씨사왕웡길과 메콩강 사이, 길게 이어지는 길은 루앙프라방의 사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사원의 길'이나 다름없다. 란쌍왕국의 왕도로 800년..

라오스 여행 (10) 루앙프라방, 라오스 최고의 사원 왓 씨앙통

1월 17일 일요일, 오후 빡우동굴을 다녀온 길로 외국인의 거리라고도 하는 씨사왕웡길로 들어선다. 점심 먹을 만한 식당을 찾아 푸씨산 서쪽 거리를 돌아보는데 어느 새 왔는지 파키스탄 청년이 한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홀로 점심을 먹고 있다. 쌀국수를 먹자고 하여 길거리를 잠시 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