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라오스 여행 (2) 왓 시사켓, 아침시장(탈랏 사오), 독립기념탑, 탓 탐

모산재 2010. 2. 16. 22:09

 

2010. 01. 13. 오전

 

시사켓 사원(Wat Si Saket)은 도로(세타티랏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파께우 사원과 마주보고 있고 대통령궁과는 대각선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위앙짠(비엔티안)에 남아 있는 사원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는 이 절에는 6,800여개에 이르는 은제 혹은 토기의 불상들이 가득하여 가히 불상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사원 입구로 들어서니 뜰에서 인부들이 보도 블록을 까는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눈 앞에는 사각형의 회랑이 높은 담장인 듯 두르고 있고 그 가운데에 법당 지붕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사켓 사원은 1818년 짜오아누왕에 의해 지어졌지만 불과 10년만인 1828년 시암(태국) 왕국에 의해 파괴되었다 1935년에 재건되었다. 파괴되어 재건된 절이지만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위앙짠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 하지만 아직 200년도 채 안 된 사원이다. 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회랑의 시멘트 벽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데 7,000 불상에 대한 기대감조차 사라지는 듯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시사켓은 법당이 가운데 있고 그 둘레로 직사각형의 복도 회랑이 감싸고 있는 단순한 구조를 히고 있다. 사방으로 두른 회랑에는 6,800여 점의 불상을 비롯 여러 종류의 사원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고 법당 안에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풍화된 벽화들이 남아 있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정면 모서리에서 본 대불전의 모습

 

 

 

대불전 정면 

 

 

 

원숭이가 떠받치고 있는 압사라상. 호 파께우 사원과 유사한 형식인데 이곳 사원의 전형적 양식인 듯하다.

 

 

 

문 밖에서 줌인하여 본 법당 내부의 불상.

 

대불 좌상 주변에는 입불상이 여럿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특히, 본존 왼쪽 가슴 앞쪽에는 걸어가는 부처님 상이 보이는데, 이런 모습의 부처는 이것이 유일한 것이라고 한다.

 

 

 

법당 안 사방의  벽에는 그림들이 가득한데, 퇴락하고 칠이 벗겨지는 등 오랜 세월에 걸친 풍화의 흔적이 가득하다.  

 

대불전의 회랑

 

 

 

대불전 뒷편에 자리한 나가상.

 

확실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등에는 물 등을 담을 수 있는 홈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행사 또는 의식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불전 회랑의 불상들.

 

사방을 담장처럼 두르고 있는 회랑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벽감에 안치된 작은 불상이 수천 개, 회랑에 자라잡은 큰 불상은 120여 개 정도이다. 

 

 

 

동쪽 회랑에 있는, 나가상을 한 걸이 나무통(Hang Hod).

 

안내판에는 "물을 뿌려 축복하는(water blessing) 용도로 쓰기 위해 나가의 형태로 깎은 좁고 긴 나무통"이며, "다른 신화적 동물들을 포함하기보다는 나가만으로 조각한 위앙짠의 독특한 나무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원의 행사(의식)에서 사용되는 것인 듯하다.

 

 

 

Hang Hod. A long, narrow wooden trough carved in the form of a naga, used for water blessings. This old hang hod is uniquein Vientiane because it is carved only with naga rather than including dther mythical animals.

 

 

 

 

대불전을 돌아본 뒤 회랑 밖으로 나와 잠시 짬을 내어 탑 주변의 뜰에서 열대 풀꽃들을 찾아 사진을 찍는다.

 

 

 

시사켓 사원을 돌아본 다음 우리는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빠투싸이(독립기념탑)로 향한다. 1km 남짓 걸어가는 도중에 우체국도 지나고 몽족시장, 아침시장도 지나게 된다.

 

 

우체국

 

 

 

라오 처녀들의 전통 복장

 

 

 

거리에는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넘실거리며 라오스의 풍물들을 즐긴다. 한국인들을 포함하여 동양인들이 적지 않지만 백인들은 정말 많다. 동남아풍 '헐랭이' 바지를 패션처럼 입고 활보하는 백인 여성들이 특히 눈에 띈다. 

 

 

 

침시장 풍경

 

 

 

이름은 아침시장이지만 이름과 달리 관광객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종일 장이 서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대개 노천시장 형태로 우리의 시골장터 비슷해 보인다. 사람들이 직접 재배하고 생산한 야채와 약초 등 농산물, 옷이나 직물, 각종 생활 필수품, 먹거리 등을 사고 판다. 

  

 

 

독립 기념탑(Patuxai)은 란쌍거리(아침시장)의 동북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도로 가운데에 긴 섬처럼 조성된 작은 공원에 우뚝 솟아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1958년, 프랑스로부터의 독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식민지 종주국인 프랑스 개선문을 모방하여 만들었다. 사원이 그렇듯 이 건축물도 시멘트로 지었는데, 기념탑 옆면 각종 부조들과 윗 부분 처마의 건축 양식은 전형적인 라오스 형식이라 한다.

 

 

 

 

 

 

  

 

 

 

 

  

 

 

꼭대기에 있는 승리의 문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실을 모르고 혼자서 유유히 꼭대기까지 구경 잘 하고 내려왔는데 어째서 아무도 나를 제지하지 않았던 것일까. 탑 내부의 윗층 공간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다. 

 

 

 

 

탑의 남쪽 풍경

 

 

 

탑 북쪽의 풍경.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잔디밭과 분수대 등이 있는 작은 공원이 이어지고 있다.

 

 

 

위앙짠 거리의 여학생들, 입시 지옥이 없어 영혼이 넉넉한 나라 소녀들의 얼굴 표정이 해맑다.

 

 

 

점심 식사하러 돌아가는 길에 만난 탓 탐. 들어서는 골목에서 원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누군가가 소리치며 제지한다. 알고보니 입구에는 미국대사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치더라도 대사관 바깥 도로에서 탑을 향해 사진도 못 찍게 하나...

 

탓탐은 위앙짠에서 가장 오랜된 탑으로 '검은탑'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전탑이지만 보호를 위해 입혀 놓은 시멘트가 퇴락하고 곳곳에 풀과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탑을 중심으로 도로는 로터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다시 아침부터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한참을 걸어 '넴느엉'이라는 베트남 쌈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각종 야채 롤과 소시지 등을 풍성하게 내 놓은 쌈과 고수(향채)와 함께 먹으니 맛이 그만이다. 가끔씩 꼬마 고추 하나 씹으면 뒷맛도 개운하다. 여기에 삐야 라오까지 곁들이니 좀  좋으냐... 

 

식당 앞에는 쌀가루로 반죽하여 마치 국화빵처럼 구운 따근하고 말랑한 떡을 판다. 먹어보니 달고 쫄깃하여 입에 착 달라 붙는 것이 먹을 만하다.

 

"니 쓰냥?(이것 이름이 뭐예요?)

 

 

 

이름이 궁금하여 겨우 기억해 낸 말을 조합해서 질문을 던져 답을 얻었는데, 그만 그 이름을 '까 먹어' 버렸다. 총명이 사라진 나이에는 메모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야 하는데...

 

내일 왕위앙(방비앙)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숙소 근처에 있는 여행사 폰트래블로 향한다. 도중 어느 사원에서 출입문 위에 나가상을 올리고 있는 공사를 하고 있어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더보기

나가

 

나가는 인도 신화에서 대지의 보물을 지키는 반(半) 격의 강력한 힘을 소유한 이다. 나가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뱀, 특히 코브라 등의 독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때문에 대개 목을 쳐든 코브라의 모습으로 몇 개의 머리를 갖기도 하고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적을 한방에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독과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금세 아물어버리는 놀라온 회복력을 가지고 있어 삶과 죽음을 다스리는 신으로 숭배받았다. 가루다와는 오랜 옛날부터 적대 관계이다.

 

나가는 풍요와 연관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위험한 존재이다. 힌두교의 우주관에서의 세계는 7층의 지하세계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지하세계의 맨 마지막 층인 파탈라(나가로카)라는 세계에는 수많은 나가가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악한 것도 있는 반면, 선한 것도 있다. 나가에는 여러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부족의 은 나가라자, 즉 용왕이라 불린다. 그리고 이 용왕들 중 가장 연장자인 세샤(또는 이난타)라 부르는 용왕이 모든 나가를 총괄하고 있다.

 

나가인 바수키는 바다 젓기 전설에서 밧줄 대신 사용되었고, 나중에는 악마를 물리칠 힘을 가진 허리띠로 시바가 착용했다. 최고신 비슈누는 휴식을 취할 때 세샤 위에서 잠이 든다. 세샤의 머리는 신에게 그늘을 드리워주지만, 세샤의 하품은 지진을 일으킨다.

 

불교에서 나가는 불교 경전을 수호하는 물의 신으로 종종 간주된다. 한 전승에 따르면, 나가는 불교 철학자 나가르주나를 자신의 왕국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나가르주나는 대승 불교의 경전인 《반야바라밀다경》을 재발견했다. 고타마 붓다는 인간이 이 경전을 받을 준비가 될 때까지 나가에게 맡겼다고 한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용왕 엘라파트라가 인간으로 둔갑하고 붓다의 설법을 들었다.

 

용왕들은 고타마 붓다의 생애를 묘사한 불전도에서도 볼 수 있다. 용왕 중 하나인 무칠린다는 태풍이 부는 동안 똬리를 틀어 고타마를 에워싸고 목 부분을 넓게 펴서 명상에 든 붓다가 비를 맞지 않도록 보호한다. 용왕은 를 관장하고 강, 호수, 바다를 지킨다고 한다. 또한 번개로 인한 화재에서 지켜준다. 나가는 에는 하늘로 오르고 겨울에는 지하 깊은 곳에 산다.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