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91

자월도 해변의 풀꽃나무들, 큰말해수욕장, 장골해수욕장, 달바위선착장

국사봉 너머 북쪽 임도를 따라 걷다 원시림을 이룬 울창한 숲속 오솔길을 들어서 따르다 보니 해변으로 내려선다. 양쪽으로 길게 나온 갯바위에 안겨 만곡부를 이루고 있는 자갈 해안이 펼쳐져 있다. 급경사가 진 해안이라 민가가 없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못한 해안은 낚시꾼들이 다녀간 흔적만 남아..

우리 섬 여행 2010.07.20

'해안지형의 백미', 굴업도 토끼섬 해식와 천연기념물 지정

물때가 맞지 않아서 토끼섬으로 건너가는 것은 어렵더라도 토끼섬이 있는 해안에는 가보고 싶은 것다. 그런데 벌써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다 되었다. 1시 40분에 떠나는 배에 맞추어서 12시 반에 먹기로 한 점심이다. 시간이 빠듯하지만 일단 토끼섬 근처로 가보기로 한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으니 이번엔 꼭 보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목기미해변을 지나 다시 서섬으로 들어서 마을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 걷다가 고갯마루에서 왼쪽 산 능선으로 들어선다. 마음은 바쁜데 또다시 급한 봉우리를 넘어서 다시 바닷가로 내려갔다 돌아와야 하니 괜히 숨조차 가쁘고 힘겹다. 엉겅퀴 잎 위에 버드나무가지나방으로 보이는 나방이 한 마리 앉았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 목기미 부근의 풀밭에서 원없이 보았던 나방이..

우리 섬 여행 2010.07.12

연평산 정상 오르며 바라보는 굴업도의 장관, (굴업도 지형)

목기미해변 모래톱을 지나면서 굴업도 동섬은 두 갈래로 갈라져 각각 느리고 긴 구릉으로 이어지고 그 끝에 높은 묏봉우리로 솟아 오른다. 북쪽(왼쪽) 방향으로 솟은 연평산(128.4m)과 동쪽(오른쪽) 방향으로 솟은 덕물산(138.5m)은 굴업도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 멋진 첫인상을 만들어 주는 굴업도의 상징과 같은 산이다. 연평산이나 덕물산으로 오르는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데, 백사장에 줄지어 서 있는 전봇대를 따라가면 통보리사초, 좀보리사초 등이 녹지를 이루고 있는 낮은 모래언덕 위에 폐허가 된 건물이 나타나고, 그 뒤 풀밭언덕에 난 한 사람의 발만 들여 놓을 수 있는 좁은 길을 찾아 능선으로 오르면 된다. 이정표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한적하고 외진 등산로이다. 능선 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

우리 섬 여행 2010.07.09

굴업도 목기미해변, 동섬과 서섬을 잇는 모래톱

아침 일찍 눈이 떠졌건만 발가락만 꼼지락거리며 자리에 누운 채로 게으름을 핀다. 날이 훤해졌지만 바쁠 일도 없거니와 아침상을 일곱 시에 차려 준다고 했으니 어딜 다녀오기도 어중간하지 않은가. 식사 시간이 가까워져서야 백사장으로 나가 바람을 쐰다. 물가에 서 있는 한 여인, 아침바다를 혼자 다 가지고 섰다. 아득한 수평선... 비짜루로 보기도 방울비짜루로 보기도 어중간한 길이의 꽃자루를 가진 독특한 형태의 아스파라거스속 식물이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만나 한참을 지켜본다. 갈래가 덜 진 꽃으로 보아 천문동은 아니고 덩굴성 줄기나 꽃색이 방울비짜루와 다르다. 그렇다고 저렇게 기다란 꽃자루를 가진 비짜루는 없지 않은가. (나중에 이것이 '망적천문동'이란 것을 알게 된다.) 갯방풍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그러고..

우리 섬 여행 2010.07.09

굴업도의 이팝나무, 팽나무, 돌뽕나무, 소사나무, 소태나무, 찰피나무

개머리에서 잠시 내리막길로 내려서다 다시 마을 뒤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관목상을 이룬 숲들이 이어진다. 바다쪽 급비탈에 들어선 숲은 대개가 소사나무인데 바람이 거센 탓인지 높게 자라지 못해 관목상을 이루고 있다. 꽃을 보기에는 애매한 계절인데, 녹음을 이룬 숲나..

우리 섬 여행 2010.07.07

굴업도 개머리 구릉의 초원, 바다 위 그림 같은 섬들

큰말해수욕장의 서쪽 모래언덕 곁을 지나 개머리 구릉으로 오른다. 굴업도의 동쪽 구릉인 개머리구릉은 거의 초지여서 여느 섬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어찌 보면 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 호수의 알흔섬 끝 사보이의 초원 능선길을 걷는 듯푸른 바다 위로 펼쳐진 초원의 길은 아스라한 환상적인 느낌에 젖어들게 한다. 개머리 구릉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섬 아래쪽을 두르고 있는 숲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굴업도의 숲속에는 큰천남성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다. 독이 있는 풀이라 방목되고 있는 염소와 꽃사슴도 건드리지 않으니 지천이다. 이 섬에는 큰천남성 외에도 두루미천남성도 지천이다. 육지의 깊은산 숲속에서 자라는 가녀린 녹색의 두루미천남성과는 달리 이곳의 두루미천남성은 분백색이 돌고 통통..

우리 섬 여행 201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