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굴업도의 이팝나무, 팽나무, 돌뽕나무, 소사나무, 소태나무, 찰피나무

모산재 2010. 7. 7. 19:41

 

개머리에서 잠시 내리막길로 내려서다 다시 마을 뒤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관목상을 이룬 숲들이 이어진다. 바다쪽 급비탈에 들어선 숲은 대개가 소사나무인데 바람이 거센 탓인지 높게 자라지 못해 관목상을 이루고 있다.

 

 

꽃을 보기에는 애매한 계절인데, 녹음을 이룬 숲나무들 속에는 하얀 꽃들이 제법 귀치 않게 보인다. 이 계절 굴업도의 대표적인 꽃은으로는 아마도 이팝나무와 보리수나무를 꼽을 수 있을 듯하다.

 

 


가장 빛나는 꽃은 이팝나무다. 쌀밥처럼 수북한 하얀 꽃을 섬 곳곳에서 풍성하게 피우고 있다.

 

 

 

 


팥배나무도 다소 늦은 꽃을 피우고 있다.

 

 

 


노린재나무도 꽃을 피웠는데, 노린재나무인지 검노린재나무인지 아니면 섬노린재나무인지 모르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열매를 확인해 봐야겠다.

 

 

 

 


소사나무 숲속에 팽나무가 관목의 모습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아래 마을의 아름드리 팽나무와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사나무 숲 사이로 길은 이어진다.


능선길인데다 키가 자라지 못하여 햇살이 환하게 스며들고 있다.

 

 

 


노박덩굴은 꽃이 피려면 꽤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듯하다.

 

 

 


정상 부근 언덕에는 팽나무가 제법 튼튼하게 자랐지만 키는 높지 않다.

 

 

 

 

 


보리수 꽃은 지천으로 피어서 진한 향기를 섬 가득 날려 보내고 있다.

 

   

 


암수딴그루로 된 이 야생 뽕나무를 섬사람들은 개뽕나무라고 부르는데, 표준명은 돌뽕나무!

 

 

돌뽕나무의 암꽃

 

 

 

돌뽕나무 수꽃

 

  

 

돌뽕나무는 잎에 결각이 지기도 한다.

 

  

 

 

수피는 회색빛으로 보통 뽕나무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냥 뽕나무에 비해 잎이 거칠고, 산뽕나무에 비해서는 잎이 워낙 크고 두껍고,

몽고뽕나무는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하고, 가새뽕나무와도 많이 다른 듯하다.


 

 

 

돌아서서 바라본 개머리언덕 풍경

 

 

 


두루미천남성

 

 

 


 

마을과 큰말해수욕장, 토끼섬 풍경. 멀리 뒤쪽으로 보이는 섬은 가도와 선갑도.

 

  

 

 


숲속에서 만난 반디지치

 

  

 


송신탑에서 내려오는 길가에는 찰피나무로 보이는 나무들이 꽤 많이 자생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보았던 굵은 줄기의 댕댕이덩굴이 어떤 모습으로 있을가 궁금하여 찾아보았더니 뜻밖에도 말라죽어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튼튼하게 자라던 줄기가 죽다니!

 

생각해보니 지난 겨울이 극심하게 추웠던 탓인 듯싶다.




소태나무도 군데군데 흔하게 보이는데 마침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암수딴그루여서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나무에서 피는 모습이 이채롭다. 

 

 

 

소태나무 수꽃

 

  

 

소태나무 암꽃

 

  

 

 

이렇게 굴업도의 첫날 산책은 모두 마치고 마을로 내려온다.

 


민박집 할머니가 차려주는 저녁 맛있게 먹는다. 향긋한 굴업도산 해초와 산나물로 된 반찬은 두고두고 그 맛을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저녁을 먹은 뒤에 잠시 바닷가를 산책한다.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솔숲길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추억의 땅강아지를 만난다. 인기척에 놀라 황급히 도망가는 녀석을 발을 굴러 겁줘 놓고서 플래시를 터뜨린다.

 

 

 

 

무한대로 주어진 긴 밤 시간. 후줄그레한 낡은 방 안엔 텔레비전조차 없으니 팔을 베고 누워서 신도림역에서 챙겨온 '시사IN'이란 주간지 기사를 탐독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시사 제목만 봐도 이명박 시대의 글 읽기는 열 받기인 것을...

 

"보라. '도륙'되는 낙동강을 보라."

"전쟁을 하자고?"

"싸움 권하는 전쟁 유발자들"

"청계천에 흐르는 건 돈, 녹조...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