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91

굴업도 여행 (2) / 금방망이, 쑥방망이 등 야생화 천국에 골프장이라니…

점심을 먹고난 뒤에 섬의 서쪽인 개머리 구릉으로 오르기로 한다. 개머리 구릉은 아래쪽으로는 숲이 두르고 있지만 위쪽은 숲이 거의 없고 넓은 풀밭이 펼쳐져 있다. 주인아주머니가 일러주는 대로 해수욕장 서쪽을 따라 이동한다. 햇살은 따가울 정도로 해안으로 내리지만 시원한 바람..

우리 섬 여행 2009.10.08

굴업도 여행 (1) / 굴업도 가는 길, 커다란 풀무치, 갯씀바귀, 순비기나무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아침도 굶은 채, 8시 반에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도림 역에서 급행전철을 갈아타고 가다보니 차창 밖에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집을 나설 때만 해도 흐리기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날씨가 표변하다니... 동인천역에 내렸을 때는 아예 퍼붓다시피 하는 비, 바람까지도 심하니 배가 뜨기나 할까. 그래도 배 시간에 늦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택시를 탄다. 연안부두에 도착하고 보니, 비야 오든지 말든지 사람들은 꾸역꾸역 몰려들고 대합실은 왁자하다. 다행스럽게도 덕적도행 배를 타고 가다보니 하늘이 점차 갠다. 덕적도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는 언제 비바람이 몰아쳤는가 싶게 날씨는 환하게 개었다. 덕적도에서 다시 굴업도 가는 작은 배, 하루 한두 번 섬에 들어가는 정원 80..

우리 섬 여행 2009.10.08

백령도 콩돌해안, 파도에 구르는 아름다운 콩돌 소리

광활하게 펼쳐진 사곶해변을 따라 서쪽으로 걷노라면 끝나는 곳에 담수호와 바다가 만나는 백령대교가 나타난다. 백령대교를 건너 5분쯤 더 걸어가면 삼거리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염전이 보인다. 왼쪽 골짜기로 빠지는 포장도로를 선택하면 길은 바닷가로 길게 뻗어나온 산허리를 넘어서 콩돌해안으로 안내해 준다. 편하게 느릿느릿 걸으면 백령대교에서 20분쯤 걸린다. ↓ 백령도 화동염전 콩돌해안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공영버스를 타고 남포리 화동까지 가서 도보로 이동하든지, 아니면 택시를 타든지 하면 된다.(진촌에서 택시비 만원 정도) 백령도에서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해안이 바로 콩돌해안이다. 십리를 넘는 사곶해안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함을 가졌지만 아득하기만 하고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데, 콩돌해안..

우리 섬 여행 2009.08.10

장산곶 인당수 바라보는 백령도 심청각

한여름 산 위에 있는 백령도의 심청각을 오르는 비탈길을 걸어오르자니 땀깨나 흘린다. 20년의 고증 작업과 공사 기간을 거쳐 1999년 장산곶을 바라보는 백령도 진촌리 마을 뒷산 정상에 세워졌다. 심청각을 짓자는 여론은 백령도 앞바다가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로 알려지면서 일어났다고 한다. 심청각은 1층에 심청전 일대기를 표현한 모형물과 심청전 관련 고서, 나운규 주연의 1925년판 '효녀 심청전'대본, 윤이상씨의 심청 오페라 악보 등을 전시하고 있다. 관광홍보관인 2층에는 옹진군의 역사와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물과 효녀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로 알려진 바다, 북녘땅 등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백령도가 심청전의 실제 무대였다는 것이 한국교원대 심청전 박사 1호인 최운식 교수를..

우리 섬 여행 2009.08.03

사생이나물 내음 가득한 꽃섬, 풍도의 봄

사생이나물 내음 가득한 꽃섬, 풍도의 봄 2009. 02. 26~27 이른봄, 변산바람꽃, 노루귀, 붉은대극 등 꽃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주는 서해의 바다 위 작은 섬 꽃섬... 그러나 정작 꽃섬에 사는 사람들이 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육지 사람들이 '행운초'를 복수초라고 부르는 것도 '접시꽃'을 노루귀라고 부르는 것도 '메들뜨기'를 대극이라고 부르는 것도 겨우 3년 전에야 알았다. 얼마나 평화로웠던 섬인가, 몇 년 전 육지사람들이 꽃을 보러 밀려들기 시작하기 전에는... 동네 뒤 언덕배기에서 내려다본 마을 뒤편에는 삿갓배미를 겨우 면한 몇 뙈기 밭들이 푸르게 짙어올 봄을 기다리고 있다. 섬 전체가 산지와 다름 없어 어업에 기대어 생존을 이어올 수밖에 없었던 꽃섬 사람들. 갯벌..

우리 섬 여행 2009.03.05

소매물도(3) 남매바위 전설, 기타 풍경

등대섬을 돌아나오면서 소매물도 최고봉 망태봉(152m) 정상을 넘는다. 개동백이나 윤노리나무, 굴피나무 등이 키 낮은 숲을 이루고 있지만 몇 걸음씩 비켜서면 사방의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다시 폐교된 분교를 지나 섬의 북쪽에 있는 동백나무 군락지와 후박나무 군락지를 돌아보기로 한다. 마을로 내려서는 길로 내려오다 멀리 상록수림이 보이는 곳에서 마을 뒤 밭길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숲의 나무들이 높고 어두워 볼 것이 별로 없다. 할수없이 다시 섬의 북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바다가 보이는 산허리로 새로이 닦은 흙길이 나타난다. 길을 따라 가니 얼마 가지 않아 끝이다. ▼ 소매물도 북쪽에서 건너다본 대매물도. 왼쪽 섬은 어유도 길이 끝나는 그 골짜기에 근친상간의 슬픈 사랑이 전설로 전해..

우리 섬 여행 2009.02.18

소매물도(2) 어둠의 바다를 밝히는 해안절벽 등대섬

동백 등 상록수가 울창한 숲을 이룬 소매물도 본섬과는 달리 등대섬은 섬 전체가 풀밭으로 된 아담한 구릉이다. 그 아담한 구릉 위 가장 높이 솟은 곳은 바위 절벽을 이루고 그 절벽 위에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섰다. '가장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등대섬', 이 등대섬이 있어서 사람들은 소매물도를 찾는다.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초원의 길을 걸어 하늘을 향해 언덕을 오르다보면 등대가 맞이한다. 등대 위에 올라서 망망대해를 둘러보다 문득 고개를 숙이고 발밑을 보면 천길 낭떠러지. 그곳이 바로 등대섬이다. 등대섬은 본섬(소매물도)의 4분의 1 정도로 2,000여 평의 작은 섬이다. 본래 이름은 해금도(海金島)로 등대와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등대섬이라 불리지만 공식 명칭은 등대도이다. ▼..

우리 섬 여행 20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