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자월도 국사봉의 초여름 풀꽃나무들

모산재 2010. 7. 17. 22:28

 

섬 여행에 아주 맛이 들였다. 굴업도를 다녀오고 나니 아직 가 보지 못한 섬 자월도를 찾고 싶은 마음이 불쑥 일어나지 않는가. 쇠뿔은 단 김에 빼자고 그 다음주에 바로 출발하기로 마음 먹는다. 인천에서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거리에 있는 200여 가구의 섬 자월도는 서쪽의 덕적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승봉도 이작도 등을 거느린 자월면의 중심 섬이다.

 

 

6월 둘째 주 주말, 인천 연안항에서 출발하는 고속 페리는 이작도 승봉도 자월도를 찾는 승객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40여 분쯤 지나 자월도의 관문 달바위선착장에 닿는다. 날씨가 좋지 않으리라 했는데 선착장에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제대로 알아본 것도 없이 무작정 찾은 섬이라 막막한데 마침 공영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무작정 타고 본다.

 

버스는 섬의 동쪽 해안으로 가다가 마을에서 동네 손님을 내린 후 다시 방향을 바꾸어 서쪽으로 달린다. 나중에야 알게 된 장골해수욕장을 지나 큰말해수욕장으로 달린다. 행정 소재지인 큰말에서 일단 내렸는데 기대와는 달리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면사무소, 농협, 자월초등학교, 파출소, 보건소 등 행정 시설이 다 모인 곳인데도 숙박시설이나 식당 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 자월도 관광안내도


▶ 출처 : http://www.jawoldo.com/sub/jawoldo_06.php

 

 

 

아무래도 지나온 장골해수욕장 쪽으로 가는 것이 나을 듯하여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우산을 쓰고 해안길을 따라 걸어가기로 한다.

 

한 굽이가 지는 곳에 독바위라는 작은 섬이 나타나고  모롱이를 돌아서자 솔숲을 거느린 백사장, 장골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멀리 건너편 굽이의 끝이 바로 달바위 선착장이니 장골해수욕장은 잘바위선착장과 큰말해수욕장의 중심에 있다고 보면 된다.


 

 

 

 

장골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약 7분 거리에 있는데 해변의 길이는 약 1km 폭이 400m로 백사장이 넓게 발달되어 있다. 소나무 숲쪽으로는 풀밭을 이루고 있어 해수욕장의 조건으로는 아주 멋져 보인다.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백사장에 흐드러지게 핀 메꽃이 안쓰럽기만 하다.

 

 

 

 

바닷가에 숙소를 정하고서 이 섬의 최고봉인 국사봉 산행에 나서려고 했지만 비바람 속 산행이 썩 내키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귀하게 찾은 섬에서 오후 시간을 공치는 것이 몹시 아깝다. 그냥 시간을 보내기도 뭣해서 결국 식당을 찾아 낙지볶음을 시켜 놓고 소줏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저녁, 숙소에서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그리스전을 본다. 기분 좋은 2:0 승리를 확인하고 일찍 잠든다.

 

 

 

이튿날, 자고 일어난 아침은 날씨가 활짝 개었다. 촉촉히 젖은 땅 맑은 공기를 안고 마을 뒤에 그리 높지 않게 솟은 국사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마을길에서 만난 꾸지뽕나무, 어린 열매가 달렸다.

 

 

 

 

마을 밭에는 감자를 많이 심었다. 감자꽃이 한창이다.

 

 

 

 

길가 언덕에 자라는 이 풀은 나래가막사리로 보인다.

 

 

 

길가 곳곳에 퍼져서 자라는 벼과의 이 풀은 오리새일 것이다.  

 

 

 

옥수수를 심어 놓은 밭에 억센 수염을 단 보리가 익어가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한 줌만 자라고 있을까.

 

 

 

 

날카로운 톱니를 단 잎이 특징인 조뱅이 꽃

 

 

 

 

 국사봉 입구의 산언덕엔 지느러미 엉겅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오리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섬이어선지 국사봉 오르는 길은 공원처럼 잘 다듬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거부감이 든다.

 

 

좀 늦은 감이 있는데 가막살나무꽃이 한창인 모습이다.

 

 

 

등산로 주변에는 골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산골무에 가까워보이긴 하지만 꽃차례가 벌어진 모습이나 꽃부리가 구부러진 머습이 산골무꽃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무슨 골무꽃으로 봐야 할지 막막해진다. 

 

   

 

 

 

 

습한 산길에는 버섯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등산로 주변에는 참나리들이 아주 빼곡히 자라고 있는데 등산로를 정비하느라고 많은 참나리들이 낫질되어 드러누웠다. 안타까운 일이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굳이 그래야 하는지... 

 

정상에 올라서니 아담한 정자가 솟아 있다. 국사봉은 자월도 중앙에 있어 자월도의 중심이 되는 산인데 높이는 178m 정도로 야트막하여 산책하기에 딱 좋다. 사방으로 인천항과 대부도, 덕적도, 대·이작도, 승봉도 등이 다 보인다.

 

옛날 이 섬에 귀양오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 산 위에 올라 멀리 임금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나라를 생각하고 자신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바라던 곳이라 하여 '국사봉'이라 했다고 한다.

 

 

 

정자 바로 앞에는 억센 가시를 단 커다란 조각자나무가 자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각자나무인지 주엽나무인지 구별이 어려운 나무지만 바닥에 떨어져 있는 콩꼬투리가 비틀리지 않은 것으로 조각자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상산나무도 눈에 띈다.

 

 

 

 

그리고 인동과로 보이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치 인동덩굴처럼 땅에서 바로 자라난 여린 줄기에 성모가 가득한 잎 표면이 인상적이다. 풍도에서도 보았던 나무인데 길마가지나무인지... 꽃 피는 계절에 찾으면 알아볼수 있으련만...

 

 

 

주변에 보이는 이 관목과 위의 나무는 같은 나무일까.

 

 

 

노란 갓을 달고 무리어 자란 이 버섯은 무엇일까.

 

 

 

 

 

그리고 만나는 참빗살나무.

 

 

 

 

 

죽은 나뭇가지에서 자라는 목이버섯

 

 

 

 

역시 위에서 본 길마가지나무인지...

 

 

 

 

 

국사봉 반대편 길로 내려서니 다시 길(임도)이 나타난다. 확인해보니 길은 국사봉 정상을 가운데 두고 한 바퀴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길가에서 꽃이 지고 있는 용둥굴레를 만난다.

 

 

 

 

국사봉 뒷편의 숲은 거의 원시림 상태에 가깝게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울창한 숲나무 위로 다래 덩굴들이 뒤덮고 있는데 육지에 비해 꽃이 늦게 피고 있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별다른 풀꽃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노린재 등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섬의 북쪽은 급경사지역이라 민가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임도가 있어서 따라 걷다가 다시 숲으로 들러서는 좁은 길이 보여 들어선다.

 

 

흐드러지게 핀 때죽나무꽃

 

 

 

 

노루발풀

 

 

 

 

나도겨이삭일까, 아니면 산기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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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월도에 대하여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32km 해상에 위치하며, 승봉도(昇鳳島)·대이작도(大伊作島)·소이작도(小伊作島)와 근접한다. 면적 7.06㎢, 해안선길이 20.4㎞, 최고점 178m이다. 현재 약 200여 세대에 400명이 넘는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자월(紫月)이란 지명은 보름달이 유난히 밝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 조운선이 폭풍우를 피하고자 이곳에 머물 때 세 운반을 담당하던 장양부의 어떤 아전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초조한 마음으로 고향쪽의 밤하늘을 쳐다보니 검붉은 달만이 교교하더라는 이유에서 이때부터 소홀도(召忽島)를 자월도(紫月島)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조선시대에 이곳으로 귀양온 사람이 첫날밤 보름달을 보며 자신의 억울함을 한탄하니 갑자기 달이 붉어지고 바람과 폭풍우가 일어 하늘도 자기의 마음을 알아준다 생각하고 섬의 이름을 자월도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섬 중앙에 있는 국사봉(國思峰:178m)을 비롯하여 100~150m 내외의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지는 거의 없다. 해안 곳곳에 소규모의 만과 갑이 형성되어 있으며, 북서쪽 돌출부에 발달한 해식애를 제외하면, 대부분 간석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주민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을 겸하나, 농업에 더 많이 종사한다. 농산물로는 소량의 쌀과 보리·고구마·메밀·콩 등이 생산되며, 최근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수박·참외 등이 재배된다. 연근해에서는 조기·민어·새우·우럭 등이 잡히며, 굴·전복 등이 양식된다.

 

취락은 선착장이 있는 남쪽 율곡·요곡 마을과 북서쪽 해안가 큰말·사슴개 마을에 분포한다. 남쪽 해안에 있는 장골해수욕장은 최근 여름철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피서객이 찾아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