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21 태국 치앙마이 (4) 카렌족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 서는 아이들 보며 웃다 1월 20일 수요일, 아침 기나긴 밤을 오들오들 떨면서도 침낭 속 내 체온이 만든 따스함을 달콤히 느끼며 자다 깼다를 반복한다. 집에서 잤다는 느낌보다 마치 야영장 텐트에서 잔 듯한 기분이다. 밤새 울어대는 닭 울음소리를 잠결에 들으면서 산마을이 우주 같은 적막 속에 잠긴 듯하다고, 새벽이 참 길다고 느낀다. 작은 동창(東窓)으로 햇살이 환하게 비쳐들 무렵에야 일어나 몸을 한번 부르르 떨고서 바깥으로 나온다. 동쪽을 바라보는 고산 능선 비탈이니 아침햇살이 고루고루 비쳐 들어 집 주변이 환하고 따스하다. 집 뒤 언덕으로 올라서 보니 밤새 뚝 떨어진 기온에 하얀 서리가 덮였다. 덤불 속에서 꽃생강 하얀 꽃잎이 찬 서리를 맞고 애처롭게 구겨져 있다. 판다가 준비해 온 샌드위치와 삶은 달걀과 잼으로 간단한 아침.. 2010. 4. 27. 태국 치앙마이 (3) 카렌 고산족 마을 돌아보며 하룻밤 보내기 1월 19일 늦은 오후, 그리고 밤 마을로 접어드는 능선길에 느닷없이 동네 개 세 마리가 나타나 짖어대며 우리의 길잡이 누렁이에게 달려들어 텃세를 부린다. 누렁이는 움찔 겁을 먹고 방향을 틀어 꼬리내리고 우리 뒤로 줄행랑친다. 그 뒤를 쫓는 동네 개들. 그냥 둘 수 없어 고함 질러 꾸.. 2010. 4. 26. 태국 치앙마이 (2) 누렁이 따라 카렌족 고산마을 가는 길 1월 19일 화 화요일 오늘은 고산족인 카렌족 마을로 트레킹을 떠나는 날이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고산족 마을에서 민박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괜시리 설렌다. 나처럼 대책 없는 여행을 하는 사람이야 그냥 되는 대로 가자는 주의지만, 다른 분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하니 다들 .. 2010. 4. 25. 태국 치앙마이 (1) 왓 쩨디루앙과 고승 다비식, 왓 프라싱과 생불 1월 18일 월요일 오후. 치앙마이 루앙프라방을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날 무렵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었다. 높은 산줄기만 첩첩으로 이어지던 지형일 줄 알았더니 끝없이 넓은 평야가 눈 아래 펼쳐진다. 푸른 숲에 담긴 민가 풍경이 정겹고 평화롭게 다가서는데 마을과 들판이 비슷한 넓이를 차지하고 있으니 치앙마이 근교에 들어선 것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논인 듯 들판들은 물빛이 비치고 마을을 거느린 강줄기는 굽이쳐 흐르고 있다. 치앙마이는 란나왕국의 수도로 200여 년의 번영을 누렸던 곳, 그 번영의 바탕을 저 넓은 평야가 마련해 주었을 것이다. 라오스의 옛 왕국 '란쌍'이 '백만 코끼리'의 왕국이었듯이 '란나' 왕국은 '백만 논(畓, rice field)'의 왕국이었다. 란나 왕국의 그 '백만 논'이 지금 내가 .. 2010. 4. 23. 태국 룸피니 공원에서 만난 열대 풀꽃나무 40여 종 번잡한 방콕의 교통 사정으로 오후 반나절과 다음날 오전 한 나절을 룸피니공원에서 '땜빵'하다시피 보내야 한 것은 유감스러우면서도 이런저런 풀꽃들과 나무들을 살펴볼 시간이 되어 다행스럽기도 하였다. 아데니움, 플루메리아뿐만 아니라 흰 꽃이 피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 등, 유난히 눈에 띄는 꽃들은 대부분 협죽도과의 목본식물이었다는 것이 특이했다. 낯익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낯선 것들인데, 정체를 알아낸 것도 있고 알아내지 못한 것도 있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밝혀내지 못한 이들 풀꽃나무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이다. ■ 아데니움(Adenium) 공원이건 민가이건 사원이건 붉은 색감을 자랑하는 꽃으로 눈길을 붙드는 아데니움(Adenium)이다. 룸피니공원에서 가장 먼저 만난 꽃', 사막의 장미'로도.. 2010. 2. 8. 태국 여행 (1) 방콕, 룸피니공원에서 시간 보내기 방학 전 라오스 여행을 함께 가자던 오선생님 부부의 권유에 냉담하기만 했던 내가 결국은 여권을 챙겨 들고 배낭을 꾸리고 말았다.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는 별로 맘이 끌리지 않고, 중국 황산이나 일본 시코쿠에 함께 갈 사람이 있으면 좋었지만, 내심은 가끔씩 산이나 다니며 올 겨울을.. 2010. 2. 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