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과 56

당개지치, 수줍은 새색씨처럼 피는 보랏빛 꽃

4월이 저물어 갈 무렵, 천마산 골짜기에 당개지치가 꽃을 피웠다. 줄기 끝에 돌려나기한 듯한 잎 겨드랑이에서 하나의 꽃대를 올려 여러 개의 꽃망울을 달고 자주색 꽃을 피운다. 꽃대는 아래로 처지며 때로는 잎사귀 아래로 꽃송이를 감추기도 한다. 수줍은 새색씨처럼... 당개지치는 이름 그대로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 이 땅에는 우리나라 전북 장안산 및 적상산 이북에 자생하며, 중국 동북부와 동시베리아 등지에도 분포한다. 당개지치는 우산나물이나 삿갓나물, 또는 도깨비부채가 그렇듯이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줄기 끝에 5∼7개의 잎이 돌려난 듯한 모습인데, 자세히 보면 돌려난 것이 아니라 잎이 어긋나게 달린 마디 사이가 촘촘하여 돌려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당개지치는 '당꽃..

꽃마리 Trigonotis peduncularis

꽃마리는 지치과의 두해살이풀이다. 꽃차례가 말려 있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꽃이 피면서 말려 있던 짧은 꽃차례가 풀리며 점점 길게 자라난다. 하늘색을 띤 5갈래 꽃잎의 중심부는 노란색을 띠어 색깔의 조화가 아름다운데, 이는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번식 전략일 뿐이다. 아주 비슷한 꽃받이는 잎겨드랑이에 한 개씩의 꽃이 달리는 점으로 구별된다. ↓ 대모산 달걀처럼 둥근 잎에 하나의 맥이 또렷이 나 있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좁쌀보다 작은 연한 하늘빛 꽃은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꽃 모양은 물망초를 닮았고 참꽃마리의 축소판이다. 이처럼 흔한 잡초도 많지 않을 것이다. 꽃샘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 민가 주변이나 들판의 빈터, 길가 등 어디에서나 무더기로 자라나 줄기 끝에 짧은 ..

바다빛깔 닮은 꽃, 반디지치 Lithospermum zollingeri

반디지치는 5월이면 아름다운 푸른보랏빛의 꽃을 피우는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서늘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높은산에서 피는 용담꽃이 하늘빛을 닮았다면, 따스한 봄바람 산들거리는 해안 언덕에서 피는 반디지치는 바다빛깔을 닮았다고나 할까. '자목초, 마비, 반디개지치, 억센털개지치, 깔깔이풀' 등의 딴이름으로도 불린다. 영명은 Zollinger Gromwell. 유감스럽게도 반디지치란 예쁜 이름은 일본명의 번역어라 한다. 반디지치의 일본명은 'ホタルカズラ'로 '반딧불(Firefly)을 뜻하는 'ホタル'와 덩굴을 뜻하는 'カズラ'가 결합한 말인데, 일본인들은 반디지치의 꽃에서 반딧불이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 굴업도 높이 15∼25cm이며 원줄기에 퍼진 털이 있고 다른 부분에는 비스듬히 선 털이 있다. 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