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사 7

국보 제51호, 강릉 객사문 / 강릉객사 임영관

강릉대도호부로 지방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강릉시 용강동. 임영(臨瀛)은 강릉의 옛 이름이다. 지금은 객사문 사거리에 강릉우체국만 남아있고 강릉객사 '임영관(臨瀛館)'이 복원되면서 객사문 안에 있던 경찰서도 이전되었다. 고려 태조 19년(936)에 총 83칸의 객사 건물을 짓고 '임영관'이라 하였는데 그 정문은 국보 제5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정식 명칭은 '강릉임영관 삼문'이다. 객사문은 맞배지붕의 주심포 양식의 건물로, 배흘림기둥의 중후한 아름다움과 함께 구조의 정교함이 눈길을 끈다. 고려 말에 지어진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으로 강원도내 건축물 중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기둥의 배흘림이 심하고 장식화 경향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막돌주춧돌 위에 배흘림이 뚜렷한 두리기둥을 세..

눈내리는 날의 나주목 객사, 금성관(보물 제2037호 )

동료들이 나주곰탕집에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보물 제2037호 나주목 객사 금성관(錦城館)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갑자기 눈발이 빗기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는 눈이 강한 바람에 실려 눈보라가 되어 렌즈를 덮친다. 사진을 찍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객사의 정문은 망화루(望華樓).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 형태의 팔작지붕집이 웅장한데, 전라도에서는 전주부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였던 나주목의 위엄을 잘 보여 주고 있는 듯하다. 2003년에 복원한 모습이라 한다. 이곳 망화루 앞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천일이 출병식을 거행했던 역사적인 장소라고 한다. 그 외에도 영조 때 나주괘서사건, 단발령 의거, 일제강점기 항일학생운동 등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정문을 지나니 너른 뜰 가운데 내삼문이..

영월, 단종의 한이 서려 있는 관풍헌과 자규루

어라연 트레킹을 위해 찾은 영월에서 잠시 단종의 한이 서린 관풍헌과 자규루를 찾아 보았다. 하필이면 찾은 날이 발굴 공사로 마당이 온통 파뒤집혀져 있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다. 6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11월 말에 끝날 것이라고 한다. 담장 밖에서는 껑충 솟은 자규루만 보이는데, 출입문을 찾으니, 보덕사 포교당 현판이 걸려 있다. 객사 건물이 무슨 연유로 조계종 포교 시설로 이용되게 된 것인지... 단종 임금 당시의 건물은 아니지만, 단종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짧은 날들을 저 누각 위에 올라 한양에 두고 온 사람들을 생각하며 쓰라린 마음을 달랬을 것이다. 관풍헌은 조선 건국 원년에 건립된 영월 객사의 동헌으로 현재 강원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유배 당한 이듬해인 1456년(세조 2), 청령포..

부여 (2) 폐허처럼 쓸쓸한 부여객사와 부여동헌, 그리고 도강영당

신동엽 생가 부근 어느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부소산성으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성왕 동상이 서 있는 로터리를 지난다. 백제의 전성기를 구가한 도읍지 부여를 있게 한 성왕을 부소산성 가까운 큰길에 모신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무령왕의 아들 성왕은 백제 제26대 왕(523~554 재위)으로 이곳 부여(당시 사비성)로 도읍지를 옮기고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를 정비한 왕이다. 신라와 동맹을 맺어 고구려에 빼앗긴 한강 유역을 회복하였지만 신라의 배반으로 신라에 빼앗기고, 신라 정벌에 나섰다가 관산성(지금의 옥천) 싸움에서 전사를 당한 비운의 왕이기도 하다. 부소산성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제57회 백제문화제'를 알리는 광고탑이 서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기대하지 않은 축제 기간에 부여를 찾은 ..

고창 (4) 고창읍성(모양성) 동헌(평근당)· 내아-객사(모양지관)-등양루

풍화루(豊和樓)에서 오른쪽(서쪽) 언덕으로 올라서면 읍성의 중심 관아인 동헌과 내아가 있고, 그 위쪽으로는 객사가 자리잡고 있다. 동헌과 객사가 있는 언덕은 서쪽 응달이라 하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 솔숲 사이로 오후의 서늘한 산바람이 불어내리고 있는 길을 오르노라니, 언덕길 옆으로 우물이 하나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우물은 아마도 동헌과 내아 전용 우물로 사용되었으리라. 읍성 안에는 모두 네 개의 우물이 있는데, 전시에는 주민들이 성 안으로 들어와 기거하며 싸울 수 있도록 대비해 놓은 것이다. 우물을 돌아 언덕을 오르자 금방 눈 쌓인 넓은 마당이 나타나고 동헌과 내아가 나타난다. 야트막한 산언덕을 배경으로 전망 시원한 곳에 앉은 뽄새가 아름답다. 고창읍성 동헌은 1988년, 내아는 1989년에 복..

전주 여행 (6) 전주객사, 가장 큰 현판에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객사

전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식사를 하러 나선다. 전주를 찾을 때에는 당연하다는 듯 아침식사는 콩나물국밥이다. 고부간에 운영하는 남부시장의 '현대옥'을 갈까 하다가 오늘은 소문으로만 듣던 '왱이집'을 가보기로 한다. 콩나물국밥 전문집 '왱이집'은 경기전 뒤쪽으로 한블록 떨어진 골목, 전주객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9시를 훌쩍 넘어 10시간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고소한 보리 튀밥을 한줌 집어 맛보며 10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자리가 나 식사를 한다. 왱이집의 콩나물국밥은 현대옥과 거의 비슷하다. 먼저 수란에 국물을 몇 숟가락 넣어서 먼저 먹고, 다음에 펄펄 끓이지 않은 간장맛 나는 편안한 국물에 육질이 느껴지는 콩나물과 밥을 말아 놓은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