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성의 병아리풀, 백부자 등 가을 풀꽃나무들

모산재 2017. 9. 26. 23:40

 

일요일 늦은 오전, 백부자와 병아리풀을 만나보고 싶어 집을 나설까 하는데 텔레비전에서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세기의 미들급 복싱 경기를 중개하고 있어 거기에 눈길을 주다 그만 끝까지 붙들리고 만다.

 

난타전 끝에 무승부로 판정되는 장면까지 보고나서 결국 오후 2시에 가까운 시각에 집을 나선다. 남한산성 등산로 입구에서 순댓국으로 늦은 점심 먹고 등산로로 들어서니 3시가 다 되었다.

 

 

 

 

가게 울타리에 쉽싸리 한 포기가 가지가 무성히 벌어져 자라고 있는데, 이렇게 대형인 건 처음 본다.

 

흰 꽃에 붉은 무늬점이 보이는 것이 강릉에서 보았던 것과 동일한 종이지 싶다.

 

 

 

 

 

 

 

지난 봄 잎이 갈색으로 다 말라버려 죽은 줄 알았던 위성류는 뜻밖에 새 잎이 자라났다.

 

참으로 다행이지만 지금쯤 두번째 꽃이 필 시기인데 꽃을 보기는 어려운 모습인 듯하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하얀 꽃봉오리를 단 장대여뀌가 흔하게 보인다.

 

가을이 깊어졌음을 실감한다.

 

 

 

 

 

심장형의 단엽이 달리는 이형으로 감자나물보다 대암개발나물로 생각되는 것은 몇 개체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이 흐르던 곳이 등산로로 거의 메워지면서 생존하기 어려운 조건이 되어 버린 탓이다.

 

 

 

 

 

 

 

서늘한  밤 기운에 고사리삼도 늘씬한 포자잎을 올렸다.

 

 

 

 

 

멀리 보이는 풀이 웬 개억새인가 하고 찍어 보았는데, 그럼 그렇지... 실새풀이다.

 

 

 

 

 

보기 좋게 자라난 들솔이끼들

 

 

 

 

 

실이끼류일까... 나무 밑둥에 자라는 이끼는 키 몇 mm 정도의 아주 작은 삭이 자랐다.

 

 

 

 

 

남한산성 오르는 등산로가 이렇게 가파르고 길었던가!  한계령 휴게소에서 한계령 삼거리 오르는 등로보다 더 지루하고 힘겹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기진맥진하며 한 시간도 더 걸려 네 시를 훌쩍 넘기고서야 겨우 전망대에 이르른다.

 

 

 

관악산, 삼각산, 도봉산이 훤하게 다 바라보이는 시원한 전망, 하지만 멀리 보이는 풍경에는 내가 끼어 아쉬움이 있다. 렌즈를 갈아 끼우기 귀찮아서 100mm 렌즈로 먼 풍경을 잡아본다.

 

 

 

 

 

 

 

 

 

 

 

당연히 가는괴불주머니라 생각하고 담은 꽃을 자세히 살펴보니 선괴불주머니의 특징이 섞여 있다.

 

이 산에는 두 종류가 다 분포하고 있는데 잡종이 생긴 것일까?

 

 

 

 

 

 

 

흔하지만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물봉선!

 

 

 

 

 

 

 

작년에 비해 신감채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꽃을 피운 방아풀

 

 

 

 

 

 

 

오랜만에 그령도 담아 본다.

 

 

 

 

 

 

 

씨방을 잔뜩 달고 꽃차례 끝에만 꽃이 남은 병아리풀을 만난다.

 

 

 

 

 

 

 

 

 

 

 

 

 

병아리풀과 놀다 보니 또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네잎갈퀴

 

 

 

 

 

바위틈에 자라는 이 작은 고사리는 가는잎족제비고사리로 보인다.

 

 

 

 

 

 

 

작은봉황이끼인지... 아님 주목봉황이끼인지?

 

잎맥이 잎끝까지 돌출된 것이 확인되니 주목봉황이끼다.

 

 

 

 

 

 

 

개털이끼?

 

 

 

 

 

나래새

 

 

 

 

 

흰바디나물

 

 

 

 

 

실새풀

 

 

 

 

 

 

 

가는괴불주머니

 

 

 

 

 

큰엉겅퀴

 

 

 

 

 

 

 

올해는 꽃이 늦은데, 까실쑥부쟁이도 아직 활짝 핀 것이 드물다.

 

 

 

 

 

삼각산과 수락산  전망

 

 

 

 

 

 

 

등골나물

 

 

 

 

 

까실숙부쟁이

 

 

 

 

 

이 녀석은 잎이 세 갈래라서 세잎돌쩌귀로 본다.

 

 

 

 

 

 

 

열매를 단 들완두

 

 

 

 

 

 

 

큰 포기를 이루고 꽃대궐을 차린 흰진범.

 

유감스럽게도 6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라 어둠이 내려 화질이 나빠진다.

 

 

 

 

 

 

 

선괴불주머니

 

 

 

 

 

개쑥부쟁이

 

 

 

 

 

열매를 맺은 시호

 

 

 

 

 

 

 

꽃봉오리 상태인 산부추

 

 

 

 

 

그리고 해가 서산을 넘어가버린 시간에 오늘 최종 목표물인 백부자 꽃을 만난다.

 

 

 

 

 

 

 

몇 개체 밖에 없는 백부자는 꽃쟁이들에 시달리다 이렇게 줄기채로 꺾여 밑동만 남았다.

 

누구의 짓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나비나물이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지만 빛이 없어 사진은 이 모양이다.

 

 

 

 

 

북분취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돌아오며 바라본 하남시 야경

 

 

 

 

 

 

 

 

 

 

 

7시를 훌쩍 지나서야 탐사 산행을 마친다.

 

복싱 경기에 붙들려 너무 늦게 산행에 나선 탓으로 오늘도 보고 싶었던 꽃들을 어둠 속에 만나 많이 아쉽다. 그래도 만나본 것만으로도 마음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