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정전과 편전, 그리고 '금원'이라고도 불리는 후원을 다 돌아보고 난 다음에야 마지막으로 낙선재로 향합니다. 낙선재는 성정각과 희우루 동쪽 넓은 마당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일대는 본래 창덕궁과 창경궁의 경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창덕궁 영역으로 되어 창경궁과 담장을 맞대고 있습니다. 이미 해는 기울어져 붉은 빛을 띤 햇살이 주인 잃은 고궁을 적막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낙선재는 24대 헌종이 자신의 서재 겸 사랑채로 지은 건물입니다. 창덕궁의 동남쪽에 자리잡은 이 전각들을 뭉뚱그려 낙선재(樂善齋)라고 부르지만, 낙선재 동쪽으로는 헌종이 특별히 사랑한 경빈 김씨의 처소인 석복헌(錫福軒), 할머니의 처소인 수강재(壽康齋)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들 전각들은 사대부가 풍으로 단청 없이 지은 백골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