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록나무과 27

눈 덮인 겨울 숲에서 봄을 부르는 풍년화(witch hazel)

아직도 하얀 눈이 쌓여 있는 산기슭 언덕, 회초리 같은 겨울 나뭇가지에 정성스레 접은 리본을 푼 듯한 샛노란 꽃들이 다닥다닥 달렸다. 어찌 보면 갓난아기의 꼭 쥔 손가락인 듯하다. 풍년화는 아마도 이 땅에서 가장 먼저 피는 나무꽃일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서울에서 풍년화가 가장 먼저 핀 날은 2002년 2월 7일, 가장 늦게 핀 해는 1986년으로 3월 12일"이라고 밝힌 적이 있지만, 내가 종종 찾는 산의 풍년화는 1월 하순 무렵이면 노란 리본을 풀기 시작하며 2월 초중순이면 만발한다. 풍년화는 화사한 꽃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피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면 풍년이 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풍년화의 영어 이름은 'witch hazel'인데,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마녀의 개암나무'가 된다.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