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싸락눈 맞으며 풍년화 꽃이 피었어요

모산재 2010. 1. 29. 22:33

 

매화보다도 더 빨리 한겨울에 피는 꽃, 풍년화!

 

 

두 주 간의 동남아(태국,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뒤 며칠 간 방 안에 갇혀 지내다 바람쐬러 집을 나섰다. 하늘에 구름이 살짝 끼긴 했어도 햇살은 명랑한데 바람은 선들선들, 기분 좋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볕바라기하며 가끔씩 고개를 들어 봄기운 내려 주는 해를 째려 본다. 동공을 통과한  햇살로 가득 채워지는 듯 온 몸이 환해지고 따스해지며 뿌듯한 봄기운이 솟는다.

 

버스에 내릴 때 희미한 눈발이 희끗 비치더니 산길로 접어들 때는 제법 굵어진 싸락눈이 바람에 실려온다. 올 겨울 한파가 유난하였는데 설마 꽃이 피었으랴. 살펴본 풍년화 나뭇가지에는 놀랍게도 벌써 꽃봉오리가 터지고 있다.

 

그늘진 숲가에서 칼날 바람 흘려 보내고 희미한 햇살 붙들어 고물고물 잼잼, 저리 따스한 꽃잎 풀어 내었다. 해가 기울어 가는 오후, 차갑게 불어오는 눈바람 속에….

 


 

 

 

 

 

 

 

   

 

 

그러나 바람 타지 않는 몇몇 가지에만 꽃봉오리가 터지고 아직 대부분의 가지에서는 꽃맹아리만 움직거릴 뿐. 꽃이 만개하려면 보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오늘 하루 햇살 가득 머금으며 숨쉬었으니, 내 마음에도 봄꽃이 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