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20

안동 하회마을 (9) 삼일만세의 현장 화수정 노송, 서애 유성룡의 원지정사

작천댁(류시주 가옥)에서 강변으로 나와 부용대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강변에 만송정(萬松亭)이라 부르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어 하회마을을 더욱 기품 있는 분위기로 만들고 있다. 높은 절벽을 이룬 부용대 서쪽으로 지세가 낮아지면서 마을이 북서풍이 노출되는 지형적인 약점을 가리기 위해 류성룡의 형 겸암 류운룡이 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유래된 이름이다. 몇 년 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하회마을의 명소이다. 솔숲 앞에는 그네가 매어져 있는 넓은 놀이마당이 있는데, 하회별신굿놀이가 벌어지는 장소이다. 놀이 마당 뒷편에 빈연정사와 원지정사가 자리잡고 있다. 놀이마당 뒤 언덕으로 올라서면 넓은 마당이 나타난다. 운동장이다 싶은데 과연 입구에는 '교적비'라는 비석이 있어 예전 풍남초등학교가 있었던 자리임을 ..

안동 하회마을 (8) 작천고택 또는 유시주 가옥, 지붕 이는 날

충효당을 나와 하회마을 서쪽 강변길로 접어들 즈음에 지붕을 이고 있는 정겨운 풍경을 만난다. 겨울에 접어들 무렵이면 지붕 이느라 떠들썩했던 어린 시절의 마을 풍경을 다시 보는 듯해 참으로 반갑다. 양반댁 집들을 심심하게 돌아보다가 이렇게 추억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풍경을 만나니 괜히 신난다. ■ 작천고택(鵲泉古宅) 또는 류시주 가옥 / 중요민속자료 제87호 '류시주 가옥'은 앞에서 보았던 양반 가옥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고 아담하다. '류시주가옥'은 현재 집주인 이름을 딴 것이나, 작천 류도관 공의 호를 따 '작천고택(鵲泉古宅)'이라 불려왔다. 사랑과 안채를 구분한 공간배치가 눈길을 끄는 가옥이다. 원래 2동이 있었는데 갑술년(1934) 대홍수로 1채가 유실되고 지금은 일(一)자형 안채만 남아 있다. 건축 ..

안동 하회마을 (7) 12칸 긴 행랑채, 충효당 또는 서애종택

충효당은 양진당 앞 길 건너편에 서쪽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다. 밖에서 바라보는 행랑채(대문간채)는 모두 12칸으로 길게 늘어서서 안채와 사랑채를 가리고 있다. 대문을 중심으로 왼쪽 8칸 오른쪽 3칸이다. ■ 충효당(忠孝堂) = 서애종택 / 보물 제414호 문충공 서애 류성룡의 종택으로 '서애종택'이라고 부르지만, 현재의 충효당은 서애 생존시의 집은 아니다. 서애는 현재 충효당이 지어지기 이전의 집에서 소년기와 만년을 보냈다. 선생이 30여 년 몸담은 관직에서 파직당하고 낙향했을 당시의 집은 극히 단출했다고 한다. 선생은 64세 때인 1605년 9월에 하회마을이 수해를 당해 풍산읍 서미동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기거하다가 1607년 5월 6일 삼간초옥 농환재에서 타계했다. 지금의 충효당은 서애 선생이 ..

안동 하회마을 (4) 적선지가를 자랑하는 화경당, 또는 북촌댁

최근 복원한 남촌댁(염행당)을 돌아본 뒤 이제 북촌댁(화경당)으로 발길을 옮긴다. 남촌댁 서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북쪽으로 곧장 가면 북촌댁으로 이어진다. 돌담과 흙담, 그리고 흙돌담으로 이어진 골목길은 새마을로 사라진 옛 시골마을의 정취에 한것 빠져들게 만든다. 골목의 맨 ..

안동 하회마을 (2) 하동고택, 초가지붕 대문채와 기와지붕 안채에 담긴 뜻

강길을 따라 강물과 백사장과 물새들을 보며 걷던 길은 작은 들을 지나 마을로 접어든다. 마을의 동쪽 입구, 마을 안내판을 지나 맨 먼저 들른 집은 언제나 그랬듯 '하동고택'이다. ■ 하동고택(河東古宅) 중요민속자료 제177호 마을 입구, 하회마을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하동고택(河東..

안동 하회마을 (1) 산태극 수태극으로 부용대 돌아드는 화천 풍경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다시 찾는다. 하회장터에서 내리자 마을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하회마을을 제대로 즐기자면 산태극 수태극으로 흘러내리는 낙동강 상류 화천(花川)의 물굽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걷는 산책길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양반 가옥과 하회탈춤의 고장, 안동 하회마을 산책

장마 시기가 한참 지났건만 비바람 몰아치는 날이 많은 한여름에 물도리동, 하회마을을 찾는다. 일곱 명의 동료들과 함께 휴가철을 맞이하여 정처없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탔다가 하회마을을 못 본 사람이 있다고 하여 이곳으로 향하였다. 다행히 이 날 비가 그쳤지만 차라리 비가 쏟아지는 게 낫겠다 싶게 후텁지근한 날씨는 숨이 막힌다. 5년만에 다시 만난 하회마을은 입구부터 낯선 모습으로 다가선다. 차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서 멈춰서야 했다. 그리고 이 한적한 시골마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생뚱맞은 상가... 여기가 무슨 중국의 관광지인가 싶게 상업적 욕망이 둥지를 틀고 장터거리가 섰다. 어쨌거나 사대부촌 하회마을이 가져야 할 기품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전 ..

안동신세동 전탑, 봉감리모전석탑, 영양 서석지, 현이동 모전오층석탑

신세동 전탑, 봉감리 모전탑, 영양 서석지, 현동 모전석탑 2005. 01. 04 늘 함께해 오던 사람들과 봉고차를 빌려 타고 여정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여행을 출발하였다. 하지만 병철 형은 이미 여행 계획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었던 모양. 안동역에서 전탑 하나를 구경하더니 이내 신세동 전탑으로, 그리고 봉감리와 현이동 모전석탑 등으로 우리를 끌었다. 결국 경북의 전탑과 모전석탑을 돌아보는 주제 여행이 된 셈이다. ■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 신세동 칠층전탑 (국보 제16호) 안동댐 주변, 낙동강 건너 민속박물관을 바라보며 중앙선 철도 굴다리 안쪽으로 들어서면 철로 아래에 육중한 위용을 자랑하는 전탑(흙벽돌탑)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국보로 지정된 신세동 칠층전탑이다. 그러나 대단한 위엄을 가진 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