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7

아욱과의 아름다운 꽃, 마시멜로 이야기

진강산이 멀리 바라보이는 강화도 길정저수지를 끼고 들길을 걷다가 분홍빛이 감도는 흰 꽃을 활짝 피운 마시멜로(marshmallow)를 만난다. 아욱과 접시꽃속(Althaea)의 여러해살이풀인 마시멜로의 원산지는 유럽과 서아시아 지방이다. 바닷가나 소금기가 있는 늪지 또는 축축한 풀밭 등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핑크색으로 지름 2.5cm 정도인데 블루멜로보다 약간 작다. 줄기는 약 1m로 곧게 자라며 곁가지가 몇 개 갈라지기도 한다. 잎은 달걀 모양의 심장형으로 둥글고 두꺼우며 부드럽다. 잎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 강화도 마시멜로 식물의 줄기를 벗기면 스펀지 같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이것을 설탕 시럽에 넣어 끓이고 말리면 부드럽고 질긴 과자가 된다. 현재 시판되는 마시멜..

강화나들길(5) 길정저수지 지나 이규보묘까지

원래 계획은 전등사에서 출발하여 이규보 묘를 거쳐 고려 능묘인 곤릉, 석릉을 거쳐 가릉까지 걷는 것이었는데,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말았다. 길정저수지를 지나면서 길을 놓치면서 헤매어야 했기 대문이다. 어쨌든 멋진 한옥식 온수리성공회성당을 둘러보고 길정저수지를 향해 걸을 때만 해도 시간은 넉넉해 보였고 환한 햇살 아래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들판 풍경은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싶었다. 그림 같은 가을 들녘을 지나니 드디어 길정저수지가 나타난다. 강화도 최대의 저수지라는 길정저수지.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저수지라는데, 붕어 잉어 메기 가물치 등 어종이 다양하고 특히 겨울 배스 낚시로 유명하다 한다. 저수지 축조 시기도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나들길은 길정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들판의 구릉을 따라 ..

강화나들길 (4) 온수리성공회성당

전등사 북문을 지나 정족산 동북쪽 급경사길을 따라 온수리로 내려간다.> 산성을 내려서자 온수감리교회 건물이 눈 앞에 다가선다. 주황으로 잘 익은 감들, 가을빛이 아름답다. 온수교회를 지나 온수리 큰 길을 건너니 강화나들길 표시가 보인다. 큰길을 따라 내려가다 왼쪽 작은 길로 잠시 걷는데, 마을 한가운데 야트막한 언덕 위에 특이한 한옥 양식의 건물이 시야를 채운다. 바로 온수리성공회성당(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2호)이다. 성당은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 기법에 서양의 교회 양식을 절충한 목조건물이다. 건물은 본당과 종을 달아 놓은 2층 문루로 이루어져 있다. 1906년 영국인 주교 조마가(Mark N. Trollope)가 세웠으며, 성당 주보 성인이 성 안드레아라서 성 안드레아 성당이라고도 한다. 성당 입구..

강화나들길 (3) 정족산 사고, 장사각과 선원보각 그리고 취향당

강화도 길상면 정족산성 전등사, 삼성강을 지나 산길을 잠시 오르노라면 정족산사고를 만나게 된다. 사고 건물은 일제시대에 사라졌고, 현재의 건물(장사각 및 선원보각)은 1997년에 6억원을 투입하여 복원한 것이다. 문이 닫혀 있어서 담장 너머로 살펴보아야 했다.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 역사를 꼼꼼히 기록하여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우리의 기록문화는 지금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감탄스러운 것이다. 전란이 잦았던 땅에서 많은 유형문화재들이 다 불타버리는 상황 속에서 역사가 소실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기록문화의 덕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기록문화재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기까지는 참으로 아슬아슬하고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고려시대에는 국초부터 실록을 편찬했으나 거란의 침입으로 모두 소실되었다. 그러자..

강화나들길 (2) 특이한 가람 배치, 정족산 전등사의 부속 전각들

대웅전 내부의 섬세한 조각과 추녀의 나부상을 둘러본 다음 부속 전각을 돌아본다. 전등사는 가람 배치가 보통의 절과는 다르다. 그것은 산기슭의 절터가 옆으로 길게 펼쳐진 지형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된 결과일 것이다. 대조루에서 절마당을 들어서면 높은 기단 위에 올려져 있는 대웅전이 보이고 동쪽 마당에는 강설당이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마당이, 대웅전 서쪽으로는 일렬로 향로전, 약사전, 명부전이 늘어서 있는 모양새다. 여느 절이라면 대웅전 서쪽 마당에 요사채가 서 있어 법당을 중심으로 공간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대웅전 바로 옆의 향로전(香爐殿)은 법당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부처님께 아침․저녁과 낮으로 향을 사르며 예불 드리기 때문에 '香'자가 붙은 것이다. '응향각(凝香閣)'이..

강화나들길 (1) 정족산 전등사, 고구려 소수림왕 때 창건된 가장 오래된 절

가을이 깊어 가는 날, 신촌에서 강화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전등사를 가본 지도 10년이 더 되어 기억에도 가물거리고, 또 강화나들길이라는 걷기 길도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한 터... 주말이라 길이 번잡하고 버스는 속도를 내지 못한다. 초지대교를 건너고 초지진을 지나 길상면 온수에 도착한다. 고려 원종왕비의 무덤 가릉까지 이어지는 강화나들길 3코스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규보 묘와 고려 왕실의 능묘들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걸어보기로 한 것인데... 점심 때가 되어 일단 식사를 하고 전등사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온수에서 전등사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호젓한 산모퉁이 길을 잠시 오르는가 했는데 금방 동문에 도착한다. 무지개문(홍예문)으로 되어 있는 동문은 삼랑성(三郞城)이라고도 부르는 정..

강화도 전동싸리, 칠면초, 야콘, 물싸리, 노랑어리연꽃, 산조풀, 좁쌀풀, 왕과, 매자기

2006. 07. 08. 토요일 마른 장마 속 떠난 강화도 여행은, 따가운 햇살과 후텁지근한 기온과 싸우느라 힘들었다. 갯벌 식물들을 만나러 떠났지만 사전 연구 부족으로 성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전동싸리 칠면초 꽃 갯질경이 이건창 생가 천연기념물 강화 사기리 탱자나무, 이건창 생가 바로 ..

풀꽃나무 일기 200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