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망개'라고 불렀다.
봄이면 연두색 줄기가 땅에서 쏘옥 자라 올라오고
넓적하고 동그란 잎사귀가 아기 손바닥처럼 펼쳐지면,
어느새 마디 잎 겨드랑이에는 꽃줄기가 수염처럼 돋아나 꽃들이 달린다.
봄이 지났나 싶게 햇살이 따가와지면
포도처럼 싱그럽고 탐스런 푸른 열매들이 조랑조랑 달린다.
먹을 것 없는 시골 아이들 산에 소 풀어 놓고
어느 새 새큼한 신맛이 느껴지는 망개 열매를 입으로 가져간다.
가을 햇살 속에서 열매는 선홍색으로 여물고
사춘기 소년의 가슴 속 그리움도 붉게 익어갔지.
잎 다 진 한천에 홀로
안으로만 안으로만 불타는 견고한 사랑
청미래덩굴이라는 말은 '망개'의 표준어인데, 내게는 낯선 말이다.
족보를 따지면 이 녀석은 백합과에 속한다.
백합과 식물이라면 나리꽃 종류와 부추, 파, 마늘 등을 들 수 있는데, 참 연상이 잘 안될 것이다.
그런데 꽃의 생김을 보면 닮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청미래덩굴 Smilax china / 백합과의 낙엽 덩굴식물
줄기에는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고, 윤기가 있는 동그란 잎은 갓난 아기 손바닥만하다.
잎 끝부분은 갑자기 뾰족해지고, 잎자루가 붙은 곳에 턱잎이 덩굴손을 내밀고 있다.
5월이면 황록색의 꽃이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서 우산 모양으로 핀다.
붉은색의 둥근 열매는 9~10월경 지름이 1㎝ 정도로 익는다.
청미래덩굴과 4촌쯤 되는 종류(청미래속)가 3종이 있는데,
청가시덩굴은 청미래덩굴과 아주 비슷하지만 푸른 열매가 검게 익고,
선밀나물·밀나물은 초본성으로 키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역시 열매도 검게 익는다.
관상용으로 적합하며, 줄기는 공예품의 재료로 쓰인다.
뿌리는 매독·임질 치료 및 소화제로 쓰고 열매는 하리(下痢)의 약재로 쓴다.
청미래덩굴의 꽃
※ 꽃 더 보기 => http://blog.daum.net/kheenn/809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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