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사막에서 온 나무, 위성류(渭城柳) 꽃

모산재 2011. 10. 27. 11:08

 

사막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나타나는 나무, 그것이 바로 타마리스크라는 나무다. 중국 사람들은 '홍류(紅柳)'라 부르는데 우리는 그것을 '위성류(渭城柳)'라 부른다. 그 위성류가 꽃을 피웠다.

 

위성류는 중국을 다녀온 선조들에 의해 이 땅에도 도입되어 어쩌다 귀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다. 귀한 나무라 양반가의 정원수나 연못가의 풍치목으로 심어졌다. 수형이 수양버들과 비슷하나 독특한 잎과 꽃은 더욱 운치가 있으며 물과 조화를 이루며 잎이 가늘어 향나무와 같은 느낌을 준다.

 

 

 

 

▼ 초가을에 핀 위성류 꽃. 새 가지에 달리며 열매가 달린다.

 

 

 

 

 

 

타클라마칸이나 고비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홍류(紅柳)라는 나무를 종종 만나게 된다. 버들이 아니지만 붉은 빛이 도는 꽃을 단 많은 가지들이 늘어져 있는 나무 형태가 버들과 유사하여 '버들 류(柳)'자를 써 홍류라고 부른 듯하다. 특히 둔황 가는 길에 홍류가 많아 둔황역이 있는 마을 이름을 유원(柳園)이라 했다.

 

사막에서 자라는 이 홍류가 바로 위성류(渭城柳)속의 하나이다. 학명은 Tamarix chinensis, 영명으로는 Chinese tamarisk(중국 타마리스크)라고 한다.

 

꽃은 한 해에 두 번, 연한 분홍빛으로 가지 끝에 핀다. 5월에 피는 꽃은 묵은 가지에 달리며 크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8∼9월에 피는 것은 새가지에 달리고 작지만 열매를 맺는다.

 

위성류속의 모든 식물은 잎이 어린가지에 어긋나지만 작고 비늘처럼 생겼으며 착 들러붙어 있어 줄기에 잎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꽃은 4~10개의 꽃가루를 만드는 수술, 3개 또는 4개로 갈라져 있으며 꽃가루를 받는 암술머리 아래쪽에 있는 암술대, 약간 융합되어 있는 꽃잎으로 되어 있다.

 

 

 

▼  봄에 핀 위성류 꽃 : 묵은 가지에 달리며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

 

 

 

 

▼  위성류 줄기

 

 

 

 

 

위성류라는 이름은 추측컨대 왕유의 '송원이사안서'시에 나오는 '위성(渭城)이란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악부 시집>에 "위성곡(渭城曲)" 또는 "양관곡(陽關曲)" 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당나라 때 송별(送別)의 노래로 널리 애창되었고, 세 번 되풀이하여 부르기 때문에 '양관 삼첩(陽關三疊)'이라고도 했다.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위성의 아침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시니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객사의 푸른 버들은 더욱 더 새롭구나.
勸君更進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그대 다시 한 잔 술 받게나.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서역 양관으로 나가면 아는 이 없으리니.

 

 

고비사막 저 너머 타클라마칸사막이 시작되는 만리장성의 끝, 양관을 지키러 떠나는 벗과 이별주를 나누는 위성은 장안의 서북쪽에 있는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곳의 땅이름이다. 둔황이나 쿠차, 카스 등의 사막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홍류에 위성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