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은 원산지인 열대지방에서는 꽃을 피운다는데, 이 땅에 농작물로 들어와서 꽃을 피우는 일은 좀처럼 없다. 밭에서는 알뿌리가 땅속으로 벋으며 개체 번식을 한다. 그렇다고 토란이 꽃을 전혀 피우지 않는 것은 아닌 모양...
가끔씩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하는데, 4년 전 가을 서울과 고향의 토란 밭에서 꽃이 핀 것을 사진으로 담은 일이 있다. 꽃을 보리라 하고 토란 밭을 샅샅이 뒤져보던 내 눈에 운 좋게도 꽃이 두 번씩이나 보였던 것이다.
올 추석에도 고향에서 토란꽃을 만났다. 토란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팔순의 어머니가 가꾸던 토란 밭에서 튼실한 고운대(토란 잎 줄기) 사이에 자라난 꽃대 노란 불염포에 싸인 모습으로 예쁜 노란 꽃이 피었다.
토란꽃은 백 년에 한번 핀다는 속설이 있지만, 꽃을 보기 쉽지 않다는 표현일 뿐 사실은 아닌 듯하다. 토란꽃은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인들이 먹으면 금방 임신한다는 설이 전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토란의 꽃말은 '그대에게 행운을!'이라고 한다. 귀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니 꽃을 발견한 순간에 이미 행운을 듬뿍 얻은 듯하다.
● 토란 Colocasia esculenta | taro ↘ 천남성목 천남성과 토란속 여러해살이풀
땅속줄기는 도란형 또는 타원형, 옆에 작은 것이 생겨서 번식하고, 겉이 섬유로 덮여 있다. 잎자루는 비스듬히 서며, 잎밑에서 조금 위쪽에 붙어서 방패 모양이고, 길이 50-100cm이다. 잎은 뿌리에서 나며, 회색이 도는 녹색, 넓은 난상 타원형,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 밑이 갈라져서 귀처럼 처지고, 길이와 폭은 30-50cm이다. 잎 양면은 털이 없다.
꽃은 잎집 밑에서 꽃차례가 1-4개 나와서 피며 불염포는 곧추서며, 길이 30cm쯤이고 통 부분은 녹색이다. 육수꽃차례는 아래쪽에 암꽃, 중간에 헛수꽃, 위쪽에 수꽃이 달린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 꽃을 보기 힘든 농작물로 토란 외에 고구마와 생강이 있다. 하지만 늦가을 볕이 잘 드는 고구마밭을 뒤지다 보면 고구마꽃은 종종 만날 수 있다. 정말 만나기 어려운 것은 생강꽃이다. 생강도 원산지인 서인도 지역에서는 8~9월경에 잎집에 긴 화경이 자라서 그 끝에 꽃이삭이 달리며 황록색의 꽃이 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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