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달개비꽃이라고 불렀던 닭의장풀은 민가 부근이나 울타리 밑 등, 양지바르면서도 다소 습한 땅에서 잘 자라는 생명력 강한 잡초이다.
이 특이한 이름은 닭장 부근의 땅에서 흔히 자라고 꽃을 피우기 때문에 붙었다고 하기도 하고, 꽃잎 모양이 닭벼슬을 닮아서 붙었다고도 한다. 아침 햇살이 비치면 피어나고 해가 지면 꽃잎을 닫는데, 그래서 dayflower라 불린다.
해를 따라 짧게 피는 꽃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꽃말은 '순간의 즐거움'이다.
꽃에서 자외선을 반사하지 않고 꿀도 없어 닭의장풀 꽃에는 곤충이 잘 찾지 않는다. 마디가 있는 줄기를 잘라 물에 꽂으면 금새 뿌리를 내리는 생명력을 보인다. 논밭에서 자라는 이 풀을 땀흘려 뽑아서 고랑에 두면 보란듯이 금세 살아나니 농민들에겐 애물덩어리 잡초이다.
하지만 꽃을 들여다 보라. 하늘빛 맑은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조차 맑아진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꽃이 피는 대나무'라고 해서 수반에 꽂아 키웠다고 하니, 그에게는 최고의 원예화였던 것이다. 청보랏빛 꽃잎을 술잔에 띄우면 그 맑은 색감의 운치에 주흥조차 돋워지니 잡초라 마냥 천대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닭의장풀은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며, 그늘진 곳에서는 기는줄기가 잘 발달하지 못한다. 꽃잎은 3개인데, 그 중 2개는 크고 둥글며 하늘색이고, 나머지 하나는 바소 모양이고 흰색이며 작다. 3개의 수술과 꽃밥이 없는 3개의 헛수술이 있고, 암술은 1개이다. 포는 넓은 심장 모양이고 안으로 접히며 끝이 갑자기 뾰족해지고 길이가 2cm 정도이다.
그런데, 닭의장풀은 그 특이한 꽃잎 모양 때문에 Commelina라는 속명이 유래했다고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는 Commelin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학자가 3명 있었는데, 그 중 2명은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나 나머지 1명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린네는 3장의 꽃잎 중 2장은 크고 1장은 작은 닭의장풀에 착안해 이 세 식물학자들을 떠올리고 Commelina라는 속명을 붙였다고 한다.
꽃이 핀 줄기를 채취해 그늘에 말린 것을 띄운 물에 목욕을 하면 신경통에 효과가 좋다. 민간에서는 당뇨병에 약용하며, 파란색 옷감을 만드는 데 꽃을 염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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