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할머니와 손자의 사랑이 담긴 전설의 꽃, 문주란(文珠蘭)

모산재 2011. 10. 15. 08:40

 

문주란은 제주도 일부지역에만 자생하는 멸종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식물입니다. 이름으로 보면 난초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백합목 수선화과의 늘푸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제주도 동쪽 구좌읍 세화 부근 하도리 해변에 '토끼섬'이 있습니다. 썰물 때 걸어서 갈 수 있는 이 작은 섬이 유일한 문주란 자생지입니다. 주민들은 토끼섬이라 부르지만 공식적으로는 난도(蘭島)라 부르는데, 바로 문주란 자생지이기 때문입니다. 

 

토끼섬이라는 이름은 문주란이 꽃을 피우는 여름이면 온 섬이 흰 꽃으로 덮여 흰 토끼처럼 보인다 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합나다. 그러나 한때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 토끼섬의 문주란을 함부로 채취해 가 자생지가 심각하게 훼손 당하는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문주란의 자생지는 제주도 동쪽에 있는 토끼섬인데, 여기에는 슬프고도 따뜻한 전설이 전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제주도 토끼섬에 할머니와 다섯 살배기 손자가 살고 있습니다. 동요 '섬집아기' 내용처럼 할머니는 매일 바다에 물질하러 나갔고 그 동안 손자는 홀로 바닷가에 놀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는 쇠약해지고 병들어 눕게 되었습니다. 홀로 남게 될 손자를 걱정하자 손자는 할머니가 만 년을 사실 거라며 위로를 합니다. 마침내 할머니가 숨을 거두었는데, 할머니의 혼백은 손자 걱정에 차마 토끼섬을 떠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의 발에서 뿌리가 생기고, 겨드랑이에서는 잎사귀가 돋아났으며 머리에는 하얀 꽃이 피어났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토끼섬에는 이 꽃들로 가득 찼습니다.

 

 

손자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이 꽃이 바로 문주란입니다. 손자의 말처럼 할머니는문주란이 되어 토끼섬에 오래도록 살며 손자를 지켜 주었을 것입니다. 문주란의 다른 이름 '만년초(萬年草)'도 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문주란의 꽃말은 위의 전설과는 그리 상관이 없는 '정직과 순박'이라고 합니다. 전설이 제주 민중들의 정서를 담고 있다면 꽃말은 서양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 문주란 文珠蘭 Crinum asiaticum var. japonicum | poison bulb  ↘  백합목 수선화과 문주란속 상록 여러해살이풀

비늘줄기는 원주형이고 높이 30∼50cm, 지름 3∼7cm이다. 잎은 털이 없고 육질이며, 길이 30∼60cm, 너비 4∼9cm이다. 밑부분은 잎집으로 되어 비늘줄기를 둘러싸고, 윗부분은 뒤로 젖혀진다. 

꽃은 7∼9월에 피고 꽃대는 높이 50∼80cm이며 산형꽃차례에 2개의 커다란 포(苞)와 많은 꽃이 달린다. 꽃 사이에 선 모양의 포가 있다. 꽃은 백색이고 향기가 있으며 6개의 화피 조각과 수술이 있고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너비가 각각 2∼2.5c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