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풍도 최고의 절경, '북배(붉바위)'와 '북배딴목'

모산재 2011. 3. 31. 01:02

 

풍도는 육지 사람들에게 춘삼월에만 존재하는 섬이지 싶습니다.

 

아직도 겨울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3월 초중순 주말에 사람들이 풍도바람꽃과 노루귀, 복수초를 만나러 밀물처럼 밀려와 작은 섬 기슭을 시장바닥처럼 누비다가 썰물처럼 물러갑니다. 그리고 풍도는 언제 그랬느냐 싶게 한적한 섬으로 남습니다.

 

 

※ 사생이나물 내음 가득한 꽃섬, 풍도 => http://blog.daum.net/kheenn/15851660

※ 바람타는 섬, 풍도 이야기 => https://kheenn.tistory.com/15857858

 

 

그러나 풍도에도 여느 섬에 못지 않은 비경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문 듯합니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풍도를 세번째 방문하고서야 풍도의 절경을 발견하였으니 말입니다. 바로 그 비경이 바로 풍도의 서쪽에 있는 '북배'와 북배딴목'이라는 곳.

 

 

풍도바람꽃과 노루귀를 만나느라 시간을 보내다 오전 반나절이 지나가는 시간에야 바쁘게 '북배'로 향합니다.

 

 

▼ 후망산에서 벋어내린 붉은 바위가절경을 이룬 '북배', 그리고 바다 가운데에 길게 늘어선 섬을 '북배딴목'이라 부른다.

 

 

 

 

 

 

잘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풍도 마을의 뒷산을 후망산이라 합니다. 해발 175m의 낮은 산이지만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청일전쟁이 일어날 당시 청국인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 하여 호망산(胡望山)이라 부르던 것이 후망산으로 바뀌었다 합니다.

 

 

바로 그 후망산 너머 북서쪽은 거대한 채석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후망산 정상 가까운 곳까지 뭉텅 잘려나가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풍도의 흉물이 되었습니다.

 

 

▼ 다음 스카이뷰로 만든 풍도 안내도. 위쪽으로 후명산이 뭉텅 잘라져 나간 채석장이 보인다. (방위가 좀 다름. 채석장은 북서쪽)

 

 

 

 

 

 

풍도의 절경 '북배'로 가는 길은 산길이 절벽으로 차단되어 섬의 북쪽 해안길로 돌아서 채석장을 지나야 합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20분 정도 걷다 보면 흉물스런 채석장이 나타나고, 그 채석장 길을 10 분 정도 걸으면 해안 오솔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곳에 바로 '북배' 해안이 나타납니다.

 

 

'북배'라니, 그게 무슨 뜻일까. 처음엔 지명의 뜻이 짐작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솔숲 사이로 난 길을 지나서 나타나는 해안 풍경을 보고서야 금방 그 뜻을 깨닫습니다. 여느 섬에서 보기 힘든 주황빛 붉은 바위들이 푸른 바다와 절묘한 대비를 이루며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

 

'북배'는 바로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일 것입니다. (언어학적으로 간이화 현상쯤으로 설명될 수 있겠지요.) 이곳 사람들은 바다로 길게 벋은 바위를 '진배'라고 합니다. '긴 바위'라는 뜻이지요.

 

 

 

이제부터 풍도의 절경, '북배'의 풍경입니다.

 

 

채석장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처음으로 보이는 해안 풍경입니다.

 

 

 

 

 

 

 

그리고 이내 산길로 접어듭니다. 그리 높지 않은 소나무가 우거진 해안 오솔길을 걷다보면 금방 풍도 최고의 절경, '붉은 바위' 해안이 나타납니다.

 

 

 

 

 

 

 

풍도에도 섬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발견합니다.

 

 

저 바위 섬에 '북배딴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딴목'에서 '딴'은 '외딴' 또는 '떨어진'의 뜻이고 '목' 목처럼 가늘게 이어진 지형을 가리키는 말인 듯합니다. 그러니까 '북배(붉은바위)'와 가늘게 이어진 돌섬임을 나타냅니다.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이름으로 보아 썰물 때에는 연결되는 섬일 것입니다. 굴업도나 국화도의 토끼섬처럼...

 

 

 

 

 

 

 

 

 

 

 

 

 

남서쪽 방향의 해안입니다.

 

 

 

 

 

 

이렇게 멋진 주황색 바위 해안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굴업도의 매바위 주변이니 큰말해변 정도에서나 조금 볼 수 있을까요. 백령도 두무진의 기암절벽도 이렇게 화려한 빛깔은 아닌 듯합니다.

 

 

 

 

다시 돌아나오며 흉물스런 채석장을 지납니다. 섬을 훼손한 자들이 어떤 얼굴들일까 궁금합니다. 채석장이 없었던 시절의 풍도 모습을 상상하며 바쁘게 선착장으로 돌아옵니다.

 

 

어느덧 제3왕경호가 올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