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늦가을 굴업도 (4) 썰물에 드러난 큰말해수욕장

모산재 2010. 12. 16. 14:30

 

민박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오전 일정은 토끼섬을 돌아보는 것으로 끝나니 여유롭다.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던 날씨는 오히려 눈이 부실 정도로 화창해졌다.  

 

 


숙소 주변 울타리에는 까마귀밥여름나무 열매가 곱게 붉었다.

 

 

 

텃밭에는 하얀 부추꽃이 피었다.

 

 


 

오늘은 음력으로 보름을 갓 지난 열이렛날이니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물이 많이 빠진다.

 

마침 오전 중에 물에 빠져서 두어 시간 정도는 토끼섬을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거라 한다. 그 동안 두 차례나 굴업도에 왔지만 물때가 안 맞아 토끼섬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오를 수 있게 됐다.

 

10시를 지날 무렵 갯가로 나섰다. 바닷물이 수백 미터나 물러나 백사장은 가슴 탁 트이게 넓어졌다. 물 빠진 토끼섬이 연결되어 있지 않느냐!

 



토끼섬을 향해 찍혀 있는 백사장의 발자국들... 

 

 

 

 

굴업도를 찾은 사람들이 모두 나와 토끼섬으로 향하고 있다.

 

 

 

 

 

 

토끼섬에 가까워지면서 뒤돌아본 마을앞 해변 풍경

 

 

 

 

개머리구릉이 저렇게 멀었던가.

 


 

 

해변의 바위들은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려져 있다.

 

굴업도는 원래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섬이다.

 

그런데 주변에 지각이 불안정한 단층대가 자나가는데(이런 이유로 한때 핵쓰레기장 후보지로 지정되었다가 철회된 적이 있다.) 이 단층대로 차가운 물이 흘러들어 얕은 바다의 따뜻하 물과 만나 짙은 안개를 일으킨다. 염분을 가득 머금은 습한 안개가 바위에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풍화를 시킴으로써 이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암석지형을 만든 것이다. 

 

 

 

간조대의 갯바위에는 구조개들이 빼곡히 차지하고 있다. 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자연산 굴을 실컷 까먹을 수도 있으련만... 토끼섬 돌아보는 일이 더 바빠 그냥 지나치고 만다. 

 

 

 


토끼섬 가까운 갯바위 풍경. 아름답지 않은가.

 

암석해안임에도 곱고 붉은 백사장이 곱게 발달한 것이 바로 굴업도의 신비다.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굴업도 백사장의 모래는 한강이 실어나른 것이라고 한다.

 

 

 

 

 

멀리 토끼섬 능선을 오르는 사람들이 실루엣으로 보이고,

 

 

 

물이 빠진 갯바위에서 고동을 줍는 가족들 모습이 정겹다.

 

 

 

 

이제 토끼섬을 오를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