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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섬6

늦가을 굴업도 (5) 토끼섬의 절경, 거대한 해식와 세번째 찾은 굴업도에서 비로소 토끼섬(목섬) 오르는 감격을 맛본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지는 그믐이나 보름 가까운 때라야 바닷길이 열리니 때를 맞춰 방문하기가 좀 어려운 일인가. 능선 오르는 것은 뒤로 미루고 해안을 돌며 해식절벽부터 돌아보기로 한다. 바로 보이는 토끼섬의 북서쪽은 해식절벽이 그리 발달되지 않은 모습이다. 토끼섬의 동쪽으로 돌아들자 거대한 해식와의 장관이 펼쳐진다. 토끼섬은 "국내의 다른 장소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안지형의 백미"라고 하여 작년 4월 1일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지정을 예고하였다. 위에서 보듯 해안 절벽 아랫부분에 깊고 좁은 통로 모양의 지형을 해식와(海蝕窪, notch)라고 하는데,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다. 길이 120m, 높이 5~10m 정도로 대규모로 발달.. 2010. 12. 17.
늦가을 굴업도 (4) 썰물에 드러난 큰말해수욕장 민박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오전 일정은 토끼섬을 돌아보는 것으로 끝나니 여유롭다.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던 날씨는 오히려 눈이 부실 정도로 화창해졌다. 숙소 주변 울타리에는 까마귀밥여름나무 열매가 곱게 붉었다. 텃밭에는 하얀 부추꽃이 피었다. 오늘은.. 2010. 12. 16.
'해안지형의 백미', 굴업도 토끼섬 해식와 천연기념물 지정 물때가 맞지 않아서 토끼섬으로 건너가는 것은 어렵더라도 토끼섬이 있는 해안에는 가보고 싶은 것다. 그런데 벌써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다 되었다. 1시 40분에 떠나는 배에 맞추어서 12시 반에 먹기로 한 점심이다. 시간이 빠듯하지만 일단 토끼섬 근처로 가보기로 한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으니 이번엔 꼭 보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목기미해변을 지나 다시 서섬으로 들어서 마을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 걷다가 고갯마루에서 왼쪽 산 능선으로 들어선다. 마음은 바쁜데 또다시 급한 봉우리를 넘어서 다시 바닷가로 내려갔다 돌아와야 하니 괜히 숨조차 가쁘고 힘겹다. 엉겅퀴 잎 위에 버드나무가지나방으로 보이는 나방이 한 마리 앉았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 목기미 부근의 풀밭에서 원없이 보았던 나방이.. 2010. 7. 12.
국화도, 유배의 섬에서 국화 향기에 취하다 (3) 늦은 점심을 광어회와 매운탕으로 배불리 먹고나는 먼저 자리를 털고 카메라를 메고 나갑니다. 이번에는 국화도 산능선을 따라 돌아볼 생각입니다. 이 시간 모두 배를 타고 나가 낚시를 즐길 예정이었는데,횟감이 충분하니 그냥 널널하게 자유 시간으로 되었습니다.   숙소 언덕 뒤를 돌아 올라가는데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가 보입니다. 가만 보니 열매 두개가 붙은 모양이 낯익습니다.분명 장구밥나무입니다. 장구처럼 생긴 밥? 물론 사람이 먹는 밥이 아니라 새들이 먹는 밥이겠지요.(장구밤나무로 이름이 바뀌었네요...)       길가 풀섶에는 꼭두서니 열매가 머루처럼 고운 빛깔로탐스럽게 익었습니다.     등성이로 올라서니 어느 새 토끼섬은 바닷물 속에 갇혀버린 모습입니다. 멀리 입파도가 이젠 너는 내 편이야, 하고 소.. 2007. 11. 20.
국화도, 유배의 섬에서 감국 향기에 취하다 (2) 아침에 흐리던 날씨가 해가 나면서 환해졌습니다.  바다의 물빛도 옥빛으로 맑아지며토끼섬과 입파도의 풍경이 언뜻 그림엽서의 열대섬처럼 아득합니다.    옛날 이 섬은 유배지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곳에 귀양살이 온 분들도 이 그림 같은 풍경 속을 걸으며 복잡한 상념에 젖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섬 어디를 둘러 보아도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이라곤 보이지 않는데그들이 겪었을 삶의 고초가 어떠했을지 절로 상상이 됩니다.     토끼섬 뒤쪽의 모습이 점차로 선명히 나타납니다.등대가 있는 풍경이 참 근사하지요.   당진화력발전소   두 알씩 짝을 지어 까맣게 익은 인동덩굴 열매   섬의 서쪽 해안에는 감국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여전히 바람은 차고 거센데 진한 꽃 향기 맡으며 마음은 따스해집니다.   이 녀석도 감국꽃.. 2007. 11. 20.
국화도, 유배의 섬에서 감국 향기에 취하다 (1) 2007. 11. 10.   국화도의 마스코트 토끼섬, 그리고 멀리 보이는 입파도     선유도 섬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만에 다시 뭉쳐서 국화도를 찾기로 합니다. 빗방울이 살짝 비치는 금요일 어스름지는 저녁,한 주일의 고단한 노동에 지친 마음을 후련히 털고각기 다른 곳에서 세 대의 차에 나눠 타고 출발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두 시간을 좀더 달린 끝에석문방조제를 지나 당진의 장고항에 도착합니다.       작은 항구마을에는 식당의 불빛들만 환한데고픈 배를 굴밥으로 달래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만원짜리 비싼 밥이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항구의 어느 펜션에서 모두들 다시 만나오 선생님이 가져온 더덕주 한 항아리와신 선생님이 가져온 매실주 한 병을 다 비우며즐거운 하룻밤을 보냅니다.  창밖에는 바람이 밤새.. 2007.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