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5

고흥 소록도, 한센병 환우의 통한이 서린 아기사슴섬

거금도에서 돌아오는 길, 소록도를 방문하였다. 아기 사슴을 닮은 작은 섬, 그래서 소록도(小鹿島)라 부른다고 한다. 일제시대부터 '천형'이라고 했던 '문둥병', 나환자라고도 했고 지금은 한센병 환자라고 부르는 이들이 수용되어 살아왔던 작은 섬이다. 고흥 녹동항에서 바라보면 강 건너에 자리잡은 듯 가까운 섬이다. 그러고보니 녹동(鹿洞)이란 이름도 '사슴동네'라는 뜻 아닌가. 물 건너 아기사슴을 바라보고 있는 어미사슴 동네가 바로 녹동이다. 소록도는 녹동항 서쪽에서 소록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 녹동항 풍경. 멀리 소록대교가 보인다. 소록대교는 2001년 착공하여 2008년 완공한 뒤 2009년부터 완전 개통한 길이 1,160m의 현수교이다. 12개의 교각에 가운데 교량 상판을 매단 케이블은 높이 87.5m..

고흥 거금도, 신창리 명천마을과 용섬

녹동항에 들러 저녁에 먹을 소라와 문어 등을 사고 장어탕으로 점심을 먹은 뒤, 2009년에 개통된 소록대교와 작년 연말에 완공된 거금대교를 건너 거금도로 들어섰다. 거금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산, 우람하게 솟은 적대봉(594m)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적대봉에는 조선시대에 말을 키워 세납(稅納)했던 30리 길이의 목장성(牧場城)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숨이 막히게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는 오후, 예약해 둔 거금도 동쪽 바닷가 명천 마을 한옥 민박집에 도착하였다. 민박집 이름은 '비파나무집'. 집 안으로 들어서자 여주인장께서 꼬투리채 삶은 완두콩을 내놓는다. 까 먹는 재미가 좋다. 문인단체에 소속되어 글도 쓰고 환경단체에서 이 지역 대표를 맡아 활동한다는 주인장은 여느 시골 아주머니와 다름없이 소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