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459

안성 여행 (2) 남사당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묘

2006. 02. 02 청룡사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 남사당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묘소를 찾는다.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산 1번지. 청룡호수 댐 아래로 내려와 작은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 개울 쪽으로 바우덕이 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묘지 앞까지 승용차가 들어갈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부는 겨울 산바람이 살을 에는 듯 차갑다. 묘지 앞에는 이렇게 맑은 개울이 흐른다. 묘지는 가파른 산 비탈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영혼이 쉬는 곳조차도 줄타기의 줄 위에 선 듯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23살의 아리따운 나이에 폐병으로 요절한 미천한 광대에게 편히 잠들 자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인지... 저리 높은 석축을 쌓아서 그나마 죽은자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셈이다. 묘지가..

안성 여행 (1) 남사당의 혼이 깃든 서운산 청룡사

2006.02. 02 새해들어 따스하던 날씨가 이날 따라 시린 바람이 귓불을 아리게 한다. 경기도 안성의 서운산 골짜기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청룡사. 안성 시내에서 안성천을 건너 남으로 달리다 보면 유명한 안성 거봉 포도밭들이 이어지고, 어느새 서운산이 이마에 닿는다 싶은 곳에서 좌회전하여 조금 달리다 보면 푸르른 청룡 호수가 시원스레 나타난다. 물론 조금 주의 깊은 사람이면 고개를 넘기 전에 바우덕이 묘소 안내 표지판도 보게 될 것이지만, 청룡사를 돌아본 후에 들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청룡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들어가면 금방 마을과 함께 사적비가 나타나고, 오른쪽 개울 건너 양지바른 언덕에 부도밭이 눈에 띈다. 석종형 9기에 8각원당형 1기 등 모두 10기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모습의 부도들이다. 절..

대왕암(문무대왕릉)

대왕암(문무대왕릉) 2005. 01. 06 양동 민속마을 보느라고 캄캄한 밤에 도착하여 대왕암 콘도식 민박에서 숙소를 정하고 들른 바닷가에는 무속인들이 촛불을 밝히고 진을 치고 있다. 이들 외에는 인적이 끊긴 바다는 쓸쓸했다. 아침, 날씨가 몹시 흐리다. 잔뜩 찌푸린 하늘, 바닷빛도 하늘을 닮았다. 대왕암이 바라보이는 바닷가, 갈매기들만 제 세상인 듯... 대왕암을 한없이 바라보다 횟집에 들러 매운탕에 소주 한 잔하며 아직도 남은 객기에 젖어든다. 매운탕이 맛있었던 갯가의 횟집 ● 대왕암 사적 제158호.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있다.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이 유언으로, 자신의 시신(屍身)을 불식(佛式)에 따라 고문(庫門) 밖에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

청송 주산지, 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를 듣다

청송 주산지, 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를 듣다 2005. 01. 05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의 한 골짜기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주산지, 추운 겨울인데도 찾는 발길들이 꽤 많다. 학교 운동장만한 아담한 호수는 두꺼운 얼음에 덮여 있다. 간간히 쩡쩡 소리를 내며 얼음 갈라지는 소리는 유년의 기억을 일깨우며 맑고 서늘한 겨울의 감성을 살려 놓는다. 호수 속에는 약 150여 년이나 묵은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그 풍치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러한 아름다운 풍치로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가 되었을 것이다. 주산지는 숙종 46년(1720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 경종 원년에 준공한 인공 호수인데, 준공 이후 현재까지 ..

안동신세동 전탑, 봉감리모전석탑, 영양 서석지, 현이동 모전오층석탑

신세동 전탑, 봉감리 모전탑, 영양 서석지, 현동 모전석탑 2005. 01. 04 늘 함께해 오던 사람들과 봉고차를 빌려 타고 여정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여행을 출발하였다. 하지만 병철 형은 이미 여행 계획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었던 모양. 안동역에서 전탑 하나를 구경하더니 이내 신세동 전탑으로, 그리고 봉감리와 현이동 모전석탑 등으로 우리를 끌었다. 결국 경북의 전탑과 모전석탑을 돌아보는 주제 여행이 된 셈이다. ■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 신세동 칠층전탑 (국보 제16호) 안동댐 주변, 낙동강 건너 민속박물관을 바라보며 중앙선 철도 굴다리 안쪽으로 들어서면 철로 아래에 육중한 위용을 자랑하는 전탑(흙벽돌탑)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국보로 지정된 신세동 칠층전탑이다. 그러나 대단한 위엄을 가진 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