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459

동강 골지천 구미정

무릉계곡을 일찌감치 돌아본 뒤, 그냥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쉽다. 동해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 쪽으로 가기로 한다.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동강 주변 수해 지역을 지나가기가 민망하지만... 백두대간 오르막길엔 안개가 자욱해 10m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백복령이란다. 엉금엉금 기듯이 고개를 넘어서 정선 땅으로 접어드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안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안개 자욱한 백복령고개를 넘으며 내리막길을 한참 달리다 보니 임계천 시원히 흐르는 임계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강의 물굽이와 바위 절벽이 아름답게 어울린 풍경들이 이어진다. 알고 보니 이 강이 동강의 상류인 골지천이다. 태백 검룡소의 물이 흘러흘러 골지천을 이루고, 골지천이 흘러흘러 정선 땅을 지나며 동강이 ..

삼척 무릉계곡, 그리고 운무 속 삼화사 풍경

2박3일의 여행을 끝나고 돌아가야 하는 날. 엊저녁을 삼척항 부근 민박집에서 보내고, 아침은 몇 년 전 두 번 들른 적이 있는 식당에서 곰치해장국으로 전날 밤의 주독을 푼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아쉬운 발길은 결국 무릉계곡으로 향한다. 몇은 비옷을 입고 또 몇은 우산을 들고 공원 계곡을 들어서니, 오히려 호젓한 기분에 내 낀 산 풍경이 새롭다. 20년 전 1986년에 처음으로 찾은 적이 있는 이곳,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계곡의 그 어떤 곳도 다 낯설기만 한데, 맑게 흐르는 골짜기의 물은 찌든 정신을 세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무릉계곡 안내도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무릉계곡은 호암소로부터 시작하여 약 4km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말한다. 너럭바위와 바위 사이를 흘..

산을 뚫고 흐르는 내, 태백 구문소(천연기념물 제 417 호)

구문소(求門沼)는 '구멍이 있는 소(沼)'라는 뜻으로 '구무소'라 불리던 것을 음차 표기한 한자말이다. '구무'는 구멍의 옛말이다. 구문소를 흐르는 내를 '뚜루내', 또는 '혈내천(穴內川)'이라 했다는데, 세종실록지리지나 대동여지도에는 '뚫린 내'라는 뜻의 '천천(穿川)'으로 기록되어 있다. 강원 태백시 남쪽 동점동, 철암천으로 흘러 들어오는 황지천 하구의 물길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연화산 산자락 암벽을 뚫고 가로지르는 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산류천석(山溜穿石)이라더니 태백산, 함백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석회암 암벽을 뚫고 당당히 낙동강의 물길을 열었다. 원래 이 냇물은 감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으로 산자락에 막혀 서쪽 구문안들(사군다리-말바드리) 쪽으로 원을 그리며 크게 휘돌아 철암천으로 흘러 들..

추전역, 백두대간 넘는 하늘 아래 첫번째 역

5월의 자미원역에 이은 두번째 기차역 방문지는 추전(杻田)역! 추전역은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돌아본 우리는 백두대간을 넘는 하늘 아래 첫번째 역, 추전역을 찾아보기로 한다. 추전역은 매봉산 풍력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해발 855m, 이른바 이지만 해발 1,573m의 함백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보니 높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게다가 주변의 산들도 대개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라 오히려 산 속에 포근히 안겨 있다는 느낌을 준다. ▼ 역사 옆에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역'임을 새겨놓은 표석이 있다. 1995년 5월30일에 세워졌다. '추전(杻田)'이란 이름은 화전민 마을인 싸리밭골 언덕에 위치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골짜기 안 화전(火田) 묵밭에 싸리나무가 많이 ..

태백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고랭지 배추밭

2006. 07. 25 오전 금대봉과 대덕산을 넘은 뒤 삼수령을 넘어 오다 풍력발전단지를 오른다. 예정에는 없었지만, 지나오던 길 곳곳에서 올려다 보이는 풍차에 대한 호기심을 외면하지 못한다. 매봉산 정상(해발 1303m)에는 지난해에 850㎾급 풍력발전기 5대가 설치되었고, 올해 8월 완공 목표로 3대의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태백시는 농로를 넓혀 포장하고 야생화단지를 만들며, 관리사무소와 전망대를 세워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별 기대 없이 올랐지만, 농로와 다름없는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니 푸르른 고랭지 밭의 풍경이 시원스럽고, 거대한 5대의 풍차(높이 72m, 날개 지름 52m)의 위엄이 제법 장관을 이룬다. 배초향 미역줄나무 고본 솔나리 병조희풀

오천항, 오천성, 갈매못 성지 돌아보기

06. 05. 27(토) 오천항 주변 민박집 입구 화단에 핀 수염패랭이 아침 식사하러 나서는데 비는 내리고. 오천성 돌아보기 성 안에서 본 성문 팽나무 오천성은 충청 수영이 있던 곳이다. 충청수영성(忠淸水營城)은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위해 돌로 높이 쌓아올린 석성(石城)이다. 조선 중종 4년(1509)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이장생(李長生)이 축성, 충청수영(忠淸水營)의 외곽을 두른 1,650m의 장대한 성(城)으로 자라(鱉)모형의 지형을 이용 높은 곳에 치성(稚城) 또는 곡성을 두어 바다와 섬의 동정을 살폈고 해안방어의 요충지였다. 사방(四方)에 4대 성문(城門)과 소서문(少西門)을 두었고, 동헌을 비롯한 관아건물 영보정(永保亭), 관덕정(觀德亭), 대섭루(待燮樓), 능허각(凌虛閣), 고소대(姑蘇..

양주 천보산 회암사지, 지공· 나옹· 무학이 머물렀던 대가람

회암사지는 경기도 양주와 포천을 가로지르는 천보산 서남쪽 자락에 안겨 있는 절터이다. 회암사는 고려 말 전국 사찰의 총본산으로지공화상, 나옹선사, 무학대사로 이어지는 걸출한 선승들이 머물며 이름을 날리며 번성했던 대가람이었다. 고려 충숙왕 때인 1328년에 승려 지공(指空)이 창건하고, 1376년(우왕 2) 지공의 제자인 나옹(懶翁)이 삼산양수지기(三山兩水之記)의 비기(秘記)에서 이곳은 인도의 나란타사(羅爛陀寺)와 지형이 같으므로 가람을 지으면 불법이 크게 흥한다고 하여 이 절을 중창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무학대사를 이곳에 머물게 하는 등 각별히 관심을 가졌으며, 왕위를 물린 후에도 이 곳에서 머무르며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명조 때에는 보우를 신임한 문정왕후의 비호로 다시 전국 제일의 수선..

추억의 정선 5일장 풍경, 메밀국죽과 콧등치기 맛 보기

동강할미꽃을 만나본 다음 정선읍내로 향한다. 오늘이 마침 정선 5일장이 서는 날이라고 하지 않느냐. 끝자리가 2일이거나 7일인 날에 장이 선다. 장이 열린다 하지 않고 선다고 하는 말이 재미있지 않은가! 장이 서는 날 시드러운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왁자지끌 아연 활기를 띠는 시장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활기가 일어서는 곳이다. 험준한 태백산맥에 안겨 있는 산골 분지, 정선에는 두 가지가 선다고 하였으니 그 하나가 산이요, 그 둘은 장이다. 산들이 둘러 선 사람들의 마을에는 닷새마다 장이 서는 것이다. 대처와는 워낙 멀리 떨어진 외진 곳, 그래서 물물교환이 이뤄졌던 5일장이었다. 주차를 하기 위해 들어선 정선 동강변에는 아라리공원이라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공원의 한쪽에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표..

영암 월출산, 천황사 입구에서 도갑사까지

영암 월출산, 천황사 입구에서 도갑사까지 2006. 03. 25 월출산 산행! 천황사터 입구 조각공원에서 잠시 조각작품을 감상하고 바람계곡으로 접어든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바람계곡 - 천황봉 - 구정봉 - 도갑사로 이어지는 종주능선으로 약 6시간이 걸린다. 사방이 탁 트인 능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봉우리를 이룬 바위 경관을 쳐다보며 영암과 강진의 아름다운 전원을 굽어보는 등산길이 기대된다. ● 월출산에 대해 남도 여행을 떠나 다도해에 이르기기 위해서는 너른 평야에 우뚝 솟은 월출산을 지나치지 않을 수 없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한 조각의 수석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자태를 지닌 월출산은 이 땅 최남단의 산악 국립공원이다. 정상 천황봉의 해발고도는 809m로 비교적 낮지만 사방에 큰 산이 없는 들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