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추전역, 백두대간 넘는 하늘 아래 첫번째 역

모산재 2006. 8. 28. 21:30

 

5월의 자미원역에 이은 두번째 기차역 방문지는 추전(杻田)역!

 

 

추전역은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돌아본 우리는 백두대간을 넘는 하늘 아래 첫번째 역, 추전역을 찾아보기로 한다. 추전역은 매봉산 풍력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해발 855m, 이른바 <남한에서 가장 높은 역>이지만 해발 1,573m의 함백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보니 높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게다가 주변의 산들도 대개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라 오히려 산 속에 포근히 안겨 있다는 느낌을 준다.

 

 

 

▼ 역사 옆에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역'임을 새겨놓은 표석이 있다. 1995년 5월30일에 세워졌다.

 

 

 

 

 

 

'추전(杻田)'이란 이름은 화전민 마을인 싸리밭골 언덕에 위치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골짜기 안 화전(火田) 묵밭에 싸리나무가 많이 자라서 싸리밭골이라 하는데, 옛날 이 골짜기에 있던 큰 싸리나무가 홍수에 떠내려 가서 구문소의 석벽을 뚫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진다. 그러나 지금은 싸리밭골 화전민 마을 추전은 사라지고 없다.

 

 

 

 

 

 

추전역은 5.16 쿠데타 뒤에 국토건설단원들이 동원되어 건설하였다고 한다. 1973년 10월 16일 태백선 철도가 개통되자 그해 11월 10일 역사(驛舍)가 신축되어 보통역으로 개장하였다. 건설 당시 하루 두 차례 통일호가 다니며 한달 평균 10만여 톤의 무연탄이 전국 각지로 수송되었다고 한다.

 

 

▲ 대합실에는 추전역 태백선 개통식에 테이프 자르기를 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1998년 12월, 추전역을 지나는 환상선 순환열차가 운행되며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추전역에 20-30분 정도 정차를 하며 잠시 동안 추전역의 겨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영동선 승부역처럼 오지 간이역의 아련한 추억을 남겨 주는 기차 여행을 위해 대합실에는 열차 시각표와 열차 운임표가 붙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추전역에서 타고, 내리시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한다.

 

지금은 제천-태백-영주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로 바뀐 채 하루에 두번 멈춘다고 한다. 하지만 열차 교행을 위한 정차이므로 승객이 타고 내릴 수 없다.

 

 

 

▼ 저 멀리 역사 너머 건너편, 해발 1,303m 매봉산 능선으로 풍력발전기 5대가 아스라히 보인다.

 

 

 

 

 

 

역마당에는 태백시 장성광에서 기증한 광차가 전시되어 있다. 광차는 석탄 등 광산물을 실어나르는 차량이다.

 

 

 

 

 

 

추전역은 눈이 많아 12월에 내린 눈이 4월이 되어서야 녹는다고 한다. 연평균 기온이 남한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으며 적설량도 가장 많은 역이어서 한여름 외에는 연중 난로를 피워야 할 만큼 춥다. 태백시 전체가 <열대야 없는 태백시>라는 슬로건을 쓸 정도니까...!

 

서북방 500m 떨어진 곳에는 10리가 넘는 정암터널(4,505m)이 있어 국내에서 가장 긴 굴을 자랑해 왔지만, 시오 리나 되는 슬치터널(남관∼관촌:6,102m)이 개통되면서 두 번째 자리로 밀려났다.

 

 

 

▼ 역사 앞 철로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들

 

 

 

 

 

 

 

추전역 추억 여행을 즐기려면 매년 12~2월 경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환상선 눈꽃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대중 교통으로는 고한·정선 방면에서 싸리재나 통리 가는 버스를 타고 구종점에서 내린다. 승용차로는 황지교 사거리에서 화전 삼거리를 지나 고한 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역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주변에 태백산도립공원,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 구문소, 용연굴, 태백석탄박물관 등 관광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