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제부도, 선감도 갯벌에서 만난 생명들

모산재 2006. 11. 14. 23:23

제부도, 선감도 갯벌에서 만난 생명들

2006. 10. 28 토요일

 

 

남양성모성지를 돌아본 다음...

사강에서 왕새우 소금구이를 즐기고 제부도로 향한다.

 

제부도행도 아침에 만나서야 즉흥적으로 정한 것이니 시간에 매일 것은 아니다.

 

바다가 가까워진 곳에서 '서해 낙조가 아름다운 궁평해수욕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타나니,

핸들을 잡은 조선생님이 한낮이건만 궁평 해수욕장 방향으로 핸들을 돌린다.

 

 

가는 길 옆에 파랗게 자란 곡식이 있어 뭔가 싶어 조선생님이 차를 세운다.

 

 

 

가까이에서 보니 귀리인 듯한데, 수확하기에는 이삭이 너무 푸르고 남은 가을 동안 여물 것 같지도 않다.

근본적으로는 보리처럼 가을에 파종하여 이듬해 6월쯤에 수확하는 것이 정상이다.

조선생 의견으로는 가축 사료로 쓸 것이 아니겠느냐인데, 그럴 것 같다.

 

궁평 해수욕장은 기대와는 달리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송림을 통해서 바라보는 바다가 참 멋있어 보였지만, 

민박지와 상가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넓은 해수욕장도 지저분하다. 

일부에는 썩은 물도 흘러 들고 있어 바다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바로 발길을 돌려 제부도를 향한다. 마침 물이 빠져 있는 시간이다.

 

 

제부도

 

그다지 아름다운 경치는 아니건만 하루에 몇번 길을 터주는 섬의 매력 탓인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방파제 근처엔 가족들과 연인들 인파로 넘실거리고, 바다엔 요트까지 여러 대 떠 있어 모양을 갖추었다.  

 

 

 

 

 

 

우리는 아무도 찾지 않는 근처의 갯벌로 내려서서 생명 탐사에 나선다.

철이 많이 늦은 탓인지 내심 기대했던 꽃들도 거의 볼 수 없고 염생식물들도 몇 종밖에 만나지 못했다. 

 

갯질경이, 다행히 노란 꽃이 보여 얼마나 반갑고 다행스러운지...

 

 

 

  

지채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염생식물은 대부분 칠면초이다.

 

 

 

 

길다란 잎이 나문재일까 했는데

나문재의 잎은 윗면이 평평한데

저렇게 잎의 윗면에 골이 패어 있으면 방석나물이라고 한단다.

 

게다가 나문재는 높이 자라는데

방석나물은 이렇게 땅바닥에 방석처럼 퍼져서 자란다.

 

 

 

갯벌 속에서 갯쑥부쟁이 한 녀석만 꽃을 피운 모습으로 눈에 띈다.

워낙 꽃이 희미하게 피었는데, 저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담아 보니 그럴 듯하긴 하다.

 

 

 

 

지채

 

 

 

이 풀은 뭘까... (천일사초라는 풀이랍니다.)

 

 

 

매바위

 

 

 

 

매바위를 돌아본 후 제부도를 나와 선감도를 향한다.

 

 

선감도

 

선감도는 대부도를 건너가는 길목에 있는 섬인데 지금은 육지로 이어진 섬이다.

갯벌을 보기 위해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접어든다.

 

갯벌로 내려서 보니 꽃은 거의 다 지고 보이지 않고 갯벌엔 붉게 단�든 칠면초들만 가득하다.

 

 

 

 

 

 

 

 

 

 

 

 

 

 

칠면초를 배경으로 이따금 지채도 보이고...

 

  

 

바닷가 자갈 밭에 무더기로 자란 해홍나물

 

 

 

여기서도 꽃이 남아 있는 갯쑥부쟁이는 이 한 녀석 

 

 

 

나머진 모두 이처럼 꽃이 지고 없다.

 

 

 

이선생님이 소리를 쳐서 가보니 뜻밖에 처음 보는 녀석을 만난다.

 

야생화 고수분들께 회람을 하여도 종내 뭔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꽃의 모양이나 잎의 특징을 봐서는 명아주과일 것 같은데

꽃이 버들명아주나 가는갯능쟁이와는 달라 보이고

갯댑싸리가 아닐까 싶다.

 

 

 

 

해가 기울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

길가 언덕에서 만난 꽃, 개쑥부쟁이의 특징을 아주 잘 보여 주는 키 작은 녀석을 담았다.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쐬고 생명들을 만나며, 한해가 벌써 기울어져 감을 새삼 느낀다. 

조선생님 동네로 돌아와 막걸리 몇잔을 돌리며 하루의 회포를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