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추석, 고향집에서의 야생화 산책 (1)

모산재 2006. 11. 1. 00:54

추석, 고향집에서의 야생화 산책 (1)

06. 10. 06 금요일

 

 

합천의 어느 골짜기에 있는 고향집에서 맞이하는 추석날이다.

예전처럼 다섯 집이나 돌면서 지내는 차례가 사라져 얼마나 편안한가!

큰집에서 모시는 차례로 모두 끝나고 가까운 산에서 성묘만 마치면 편안한 휴식 시간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집앞을 흐르는 개울로 나선다.

서늘하고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개울길을 따라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맘껏 호흡하다.

황순원은 이런 개울물을 '날로 여물어' 간다고 표현했던가...

카메라를 찾아들고 아예 물가로 들어선다.

 

 

고마리꽃

 

 

 

방동사니

 

 

 

알방동사니

 

 

 

미국좀부처꽃

 

 

 

바람하늘지기

 

 

 

누리장나무

 

 

 

 

다리를 건너 독뫼 언덕으로 간다. 주홍서나물, 개여뀌, 장구채 등이 꽃을 피우고 있다.

 

주홍서나물

 

 

 

장구채

 

 

 

개여뀌

 

 

 

수까치깨

 

 

 

다시 맷돌바위 쪽으로 오르는 개울길에서...

 

때늦게 핀 지칭개꽃

 

 

 

청초한 고마리꽃

 

 

 

점반 묵어버린 논언덕엔 좀깨잎나무만 우거져 있다.

이곳의 좀깨잎나무는 이름 그대로 목질부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서울 주변엔 목질부가 보이는 좀깨잎나무라곤 볼 수 없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침 먹으러 오라는 소리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마당 끝 밭에서 아이들이 사마귀를 둘러싼 소동을 벌여 찰깍, 하고

 

 

 

마당 끝엔 각종 방동사니 등을 비롯해서 별별 습지 식물들이 다 자라고 있다. 다만 습기가 충분치 않아 키가 난장이들이라 더욱 재미 있다.

 

수염가래꽃

 

 

 

마당 끝에 달려 있는 석류알

 

 

 

 

차례를 지낸 후 성묘하러 가는 길

 

콩과 메뚜기

 

 

 

떡쑥일까...

 

 

 

바람하늘지기

 

 

 

쇠방동사니?

 

 

 

개여뀌

 

 

 

바위솔도 꽃이 피고 있다. 

 

 

 

기름나물

 

 

 

애기풀도 씨앗을 매단 모습으로 발견되고...

 

 

 

할아버지 산소에서 내려다 본 마을과 황금빛 들판

 

 

 

역시 애기풀

 

 

 

숲속엔 노루발풀과

 

 

 

매화노루발풀들이 씨방을 매달고 나란히 이웃하고 있고,

 

 

 

철이 늦은 듯도 한데 삽주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덤으로 나비 한 마리 찰깍,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보니 암검은표범나비로 추정된다.)

 

 

 

개쑥부쟁이도 군데 군데 피었고,

 

 

 

황금빛 미역취꽃도 드물지 않게 보인다.

 

 

 

구절초

 

 

 

취나물도 흔하다.

 

 

 

증조부님 산소 가는 응달 길 옆 산언덕엔 산박하꽃이 산뜻하게 피었다.

 

 

 

증조부님 산소에서 내려다 본 마을 뒤쪽 첩첩 산들...

 

 

 

작은 웅덩이에서 본 습지식물들

 

세모골(세모고랭이)로 봐야할까...

양재천에서 본 세모골은 단면이 꽉찬 세모꼴인데, 이것은 홀쭉한 세모꼴이 아닌가.

게다가 꽃이 늦은 편이어선지 어쩐지 들러 붙은 느낌이 들어 낯설다.

 

궁금하여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렇게 예리한 3릉형의 줄기에 대가 없는 작은 이삭이 달린 것은 송이고랭이이다.

 

 

 

 바늘꽃, 꽃 지고 난 길다란 씨방이 정말 바늘을 닮았다.

 

 

 

미꾸리낚시

 

 

 

다시 산등성이에서 엉킨 실타래 같은 괭이싸리를 만나고,

 

 

 

종조부님 산소에서, 내려다보는 들판이 아름다와서...

 

 

 

삽주

 

 

 

뚝갈, 은마타리라고도 불리는 흰 꽃

 

 

 

 

점반으로 내려서며...

 

개모시풀

 

 

 

어릴 때 봤던 조롱일까 해서 뚫어지게 살펴봤건만 피부 상태가 아무래도 박주가리 형상이라 실망스러웠다.

 

 

 

씨방까지 단풍 든 아름다운 수까치깨의 자태

 

 

 

뽕모시풀을 좀 자세히 담아 보았더니 이런 모습이다.

 

 

 

 

참샘이로 들어서며...

 

언덕엔 향유가 가득하다. 예전엔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는데 말이다.

향유, 햇빛을 노출시킨 채 담으면 자주색이 되고, 이렇게 그늘을 만들어 담으니 보랏빛이다.

어느 것이 진짜 색깔인가?

 

 

 

참샘이 개울 풍경

 

 

 

 

사촌 형님과 아우가 살이 통통 오른 물고기 잡이중이다.

덕분에 매운탕에 소주를 마시는 즐거움을...

 

 

 

이 방동사니의 이름은 뭔가... 아무래도 방동사니대가리일 것 같다.

 

 

 

이건 알방동사니인데...

 

 

 

이건 그냥 방동사니...

 

 

 

이 녀석은 대(줄기)가 실하니 드렁방동사니와는 좀 달라보이는데 쇠방동사니일까...

 

 

 

토종 가막사리를 만나서 정말 반갑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생존 경쟁에서 밀려난 녀석이다.

 

 

 

이 골짜기에까지 아래와 같은 미국가막사리들만 가득하니...

 

 

 

잎은 왜 이리 넓고, 또 색깔은 왜 이렇게 검푸른지... 꽃만 보면 들깨풀인데 그냥 들깨풀로 봐야할까...

 

 

 

키작은 미국가막사리, 귀여워서 그냥 담았다.

 

 

 

저녁, 다행스럽게 한가위 보름달이 나무와 지붕 위로 두둥실 떠 올랐고,

 

 

 

예쁜 두 조카 녀석들은 마당에서 함께 노느라 즐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