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탄천의 가을 (3) 06. 10. 08

모산재 2006. 11. 5. 22:12

탄천의 가을 (3) 

 

 

2006. 10. 08 일요일 오후

동네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탄천으로 산보를 나간다.

 

 

유치원 화단에는 쿠페아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부처꽃과 같은 식구...

 

 

 

아파트 울 안에는 매일초(빙카)가 아름답게 피었다. 

 

 

 

아파트 외곽의 밭을 지나며

 

그냥 애플민트일까, 아니면 잎에 톱니가 강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스피아민트일까...

 

 

 

스테비아, 설탕에 비해 300배의 감미성분을 자랑하는 남미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한다.

1973년에 도입되어 사카린을 대체하는 자연 감미료로 시험재배되고 있는 작물이기도...

 

 

 

밭 한구석엔 때늦게 따스한 가을 볕을 받고 고들빼기도 샛노란 꽃을 피웠다.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데, 탄천 멀리에는 온갖 새 종류들이 물과 물가에서 놀고 있다.

새들을 바라보다 다리 아래에 물 속을 쳐다보니 물고기들이 떼지어 다니고 있다.

새들이 많이 깃드는 이유이리라.

 

 

 

 

둔치로 들어서자 만나는 큰비짜루국화,

햇볕경쟁에서 유리한 벌개미취밭에서 모두 가지를 쩍쩍 벌리고 한길이 될 만큼씩 자라 꽃을 가득 피웠다.

 

 

 

다리 밑에서 지느러미엉겅퀴도 뒤늦게야 꽃을 피웠고,

 

 

 

양재천, 탄천을 그렇게 다녀도 보지 못했던 고슴도치풀을 여기서야 발견했다. 그것도 이 녀석 단 한 개체...

 

 

 

그리고 좀 수상하게 생긴 녀석, 뿌리잎을 보면 소리쟁이가 분명한데,

줄기에 가지를 많이 벌고 잎이 워낙 촘촘이 달린 것이 소리쟁이 분위기와는 너무 다른 녀석을 만난다.

그래도 소리쟁이를 빼고서는 설명이 안 된다.

 

 

 

 

벌개미취, 금불초, 쑥부쟁이꽃들이 밭을 이뤄 가득 피었지만 이들은 생략한다.

다만 벌개미취 한 녀석만 시험 삼아 담아 보고...

 

 

 

탄천가로 접어드니, 저 멀리 청둥오리로 보이는 녀석들의 평화로운 유영...

 

 

 

인공습지 물가엔  씨 한톨만 어디에서 떨어진 것인지 수박풀 한 녀석이 꽃을 지운 채 동그마니 앉았고,

 

 

 

연못엔 노랑어리연꽃이 꽃을 피우고 있다.

 

 

 

 

깨꽃도 간혹 보이니, 야생화한 것인지...

 

 

 

이 녀석의 정체는 도무지 모르겠다.

어디서 본 듯도 한데, 야생화 고수들에게 물어도 의외로 모두 묵묵부답이니...

(나중에야 이것이 불암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방동사니도 금방동사니일까?

씨앗의 생김새를 자세히 살펴보고, 잎모양도 비교해봐야 한다는데... 머리 쥐날라 ㅋ~

 

 

 

요 녀석, 나도방동사니가 쩍쩍 갈라지는 땅 위에서 키를 최대로 낮춤으로서 생존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인간이 먹고 버린 씨앗에서 절로 자란 녀석들이겠지.

참외가 야생화해서 꽃을 피우고 암팡진 열매들을 덩그러니 햇살 속에 내놓았다.

군데군데, 참외와 수박의 자그마한 열매들이 보인다.

생긴 게 재배하는 참외와는 달리 본래의 야생적인 개구리참외의 모습을 닮았다.

 

 

 

 

수박꽃

 

 

 

가장 흔하게 띄는 것 중의 하나, 도꼬마리

 

 

 

탄천 상류 방향으로 좀더 이동하니 새떼들의 장관이 펼쳐진다.

사람 인기척을 조금만 느껴도 우루루 날아가버리니, 멀리에서 숨어 줌을 최대로 당겨 담는다.

키큰 녀석은 왜가리로 보이고, 주변의 것들은 청둥오리가 아닐까...

 

 

 

취명아주, 처음으로 만나는 명아주인데 주변을 보니 꽤 많은 개체가 꽃을 피웠다.

잎이 좀 견고해 보이고 아름답다. 보통 명아주보다 키가 적고 튼실하니 귀여운 맛이 있다.

 

 

 

밭뚝외풀이 마지막 꽃 한 송이를 남기고 있고,

 

 

 

뒤늦게 씨앗에서 싹튼 어린 누운주름잎도 수상한 공기에 서둘러 꽃을 피우고 있다.

 

 

 

기형으로 생긴 왕바랭이, 오염이 원인일까...

 

 

 

탄천을 건너는 사람들 풍경

매연이 있는 데다 해까지 지니 풍경이 뿌옇다.  

 

 

 

개사철쑥

 

 

 

중국굴피나무, 멀리서 보면 가지를 번 아까시나무라고 착각하기 십상으로 비슷한 수형을 가졌다.

 

 

 

 

어둠은 몰려 오고, 산책로를 따라 돌아오는 길에야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꽃들을 만난다.

진작 이쪽으로 와서 담는 건데... 꽃의  청초한 색감을 담을 수 없으니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