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추억의 찔레순 꺾어 먹기

모산재 2006. 5. 11. 00:26

 

 

별로 먹을 게 없었던 예전 시골 아이들,

봄이 되면 송기를 깎아 먹거나,

삘기를 뽑아 먹거나,

아니면 찔레를 꺾어서 먹었다.

 

봄에 물 오르는 소나무의 꼭대기 줄기를 낫으로 잘라내어 겉껍질을 벗겨내고,

목질부와의 사이에 하얀 물관부 섬유질을 낫으로 살살 긁어 내어 먹으면

그런대로 달착지근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향긋한 솔내와 함께...

 

봄 언덕 띠풀이 파릇 자라나고

피기 전 연한 꽃살이 길쭉한 삘기 풀대 속에 통통하게 차오르면

그걸 까서 먹었다. 말랑말랑 꽃살의 부드러운 감촉을 즐기며...

 

4월말이면 찔레순이 묵은 가지에서 통통하게 자라나면

꺾어서 껍질을 벗기고 속살을 통째로 먹는다.

 

그냥 자라게 두면 딱딱한 나무가 될 연한 새 가지 속살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란...

 

 

 

 

 

찔레순 중에서 통통하게 20~30cm 정도 자란 것이 맛이 좋다.

 

물론 목질화 되기 전의 부드러운 찔레순이라야 한다.

 

 

 

 

 

요렇게 꺾은 다음

 

 

 

 

 

껍질을 요러코롬 벗겨내면 된다.

 

저 연둣빛 속살을 입에 넣고 조금씩 끊어서 먹으면

아삭아삭 싱그럽고 달짝지근한 맛에 매료되게 된다.

 

 

 

 

 

아래와 같이 피부색이 빨간 찔레순은 떫어서 먹기에 거북하다.

 

 

찔레순은 땅에서 가까운 쪽에서 자라는 것일수록 통통하여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붉은 색이 돌면서 떫은 맛을 내는 것이 많다.

 

 

물론 줄기 윗부분의 찔레순은 가늘어서 먹을 가치가 없다.

 

 

줄기의 밑동보다는 약간 위쪽에서 자라나는 연두빛 찔레순이 품질로는 최고이다.

 

 

 

 

 

아래와 같이 너무 많이 자라 가늘고 뻣뻣한 찔레순은 목질화가 진행되어 맛이 별로다.

 

 

 

 

 

추억의 찔레를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한번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 그리고 자연을 훼손하면 되느냐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께...

 

 

찔레는 번식력도 좋고 생명력도 강하며 줄기와 가지가 무성히 벋어

찔레를 꺾어 먹는 정도로는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마음껏 꺾어도 괜찮습니다.

 

 

 

※ 찔레꽃 보기 => http://blog.daum.net/kheenn/8315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