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버들개지, 봄이 오는 소리

모산재 2006. 1. 31. 13:48

 

1월 29일, 설날입니다.

 

햇살이 봄날처럼 따스하여 집 앞 냇가로 발걸음을 옮겼더니

개울 물 소리는 명랑한데 솜털 보송보송한 버들개지.

갯버들이 꽃을 피웠습니다.

 

봄이 왔더군요.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겨울은 얼마나 길었더냐!

 

 

 

 

 

 

두터운 겨울옷 머리 위로 벗어내며

 

얼음장 아래 명랑한 물소리 쫑긋 귀기울인다.

 

 

 

 

 

 

부스스한 얼굴 부끄러울까

 

제 얼굴 물 위에 비춰보는데

 

 

 

<

 

 

 

따스한 햇살 물살 따라 봄을 나르고

 

바람은 솜털 살갗을 간질인다.

 

 

 

 

 

 

알 수 없는 두근거림

 

귀밑 볼 빨갛게 물드는 부끄럼

 

 

 

 

 

 

팔 뻗어 서늘한 물 속 두 손 가만 담가 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설레는 마음

 

보랏빛 그리움으로 피어

 

 

 

 

 

 

그대 향해

 

부푸는 마음

 

 

 

 

 

 

저기 잡힐 듯

 

손짓하고 있는

 

 

 

 

 

 

그댈 향한

 

터질 듯한 그리움

 

 

 

 

 

 

버들개지(윤석중)

 

가을에 잎이 져도 섧지 않고요.
겨울에 눈이 와도 춥지 않고요.
지난 해 여름부터 봄을 내다본
버들개지 눈망울 눈도 밝지요. 

 

 

 

 

 

 

버들개지 속에는 아직 못 부른
노래가 하나 가득 들어 있어요.
버들피리 만들어 피리를 불면
노래가 쏟아져 나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