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눈 덮인 한라산 (1)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모산재 2006. 1. 8. 18:22

 

눈 덮인 한라산을 오르다! (1)

 

'06. 01. 04.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새해 초 10년지기 동료들과 한라산 등반에 나섰다. 연말에 한라산 눈이 3미터나 쌓였다는 소식도 들은 터라 걱정되긴 했지만 새벽같이 출발했다.

 

한화리조트에서 성판악으로 가는 도로변은 과연 눈으로 방벽이 형성되어 있었다. 눈발이 희끗희끗 차 유리창으로 날아와 부딪친다.

 

 

 

성판악, 등산로의 출발점이다. 어두운 시간에 출발!

 

잠시 사진을 찍는데, 왼쪽 조그만 흰 점만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동료들.

 

 

 설한에 축 늘어진 굴거리나무 잎새, 상록수지만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생존해내는 강인한 생명력이 아름답다.

 

낮은 지대 등산로 주변은 이런 풍경들이 펼쳐진다.

 

 

 

 

 

 

 

삼나무 숲지대를 통과할 때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하고... 

 

어제까지는 날씨가 화창했는데, 눈이 제법 올 모양이다. 마음이 더욱 설렌다.

 

 

 

헉!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구멍...

 

지난 연말 눈이 3m나 쌓였다더니 헛말이 아닌 듯 싶다. 지금 우리가 걷는 길은 땅으로부터 2m 높이의 눈 위가 되는 셈이다.

 

 

 꼭대기 잔가지만 겨우 내 놓고 있는 떨기나무.

 

 

 

 

눈은 점점 많이 내리고 숲은 하얀 동화의 나라가 된 듯하다.

 

 

 

 

 

 

줄사철. 눈 속에서 푸름을 뽐내다!

 

 

등산로 주변엔 자주 보이는 등수국

 

 

 

붉은겨우살이. 노란 열매가 보통인데 붉은 것은 제주도에만 자생한다.

 

여기서부터 까마귀들이 많이 날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 녀석들 때문인 듯. 까마귀 등의 새들이 열매를 먹고 씨앗을 뱉으면 끈적끈적한 과육의 점액질 때문에 나무에 달라 붙어 번식한단다. 

 

 

 

일엽초. 이름만 들었는데, 처음으로 접하는 고란초과 식물이다.

 

 

 

그리고 운지버섯일까? 이런 모습을 한 나무들이 종종 보이고...

 

 

 

처음 만난 사라(악) 무인 대피소. 거의 눈에 묻혔다. 

 

 

 

 

 

진달래밭대피소. 비상식량(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정상을 향해 출발... 

 

 

 

눈 덮인 구상나무 지대를 한동안 오른다. 눈이 밑동을 덮고 있어 키가 많이 짧아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눈의 나라 크리스마스 트리 속을 거니는 듯한 풍경.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  사막의 모래 바람처럼 눈모래(?) 바람이 사람을 날릴 듯이 골짜기 방향으로 불고...

 

 

 

길도 금세 눈에 묻혀 흔적을 지워버리며 등반객들의 발길은 한없이 느려진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듯한 기분이다.

 

 

 

 

 

 

 

 

마침내 1900m 표지석을 지나 동능 정상에 오르다. 

 

눈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눈을 뜨기 힘들 정도. 겨우 목책에 붙어 서서 백록담 쪽을 바라 보았지만 시야가 열리지 않는다. 그저 뿌연 눈보라뿐!

 

정상(1950m)은 남서 방향이라 여기서 많이 떨어진 지점이다. 백록담도 보지 못하고 정상도 밟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바쁘게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