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눈내리는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오름, 절물약수터

모산재 2010. 3. 1. 18:00

 

제주시 봉개동에 있다. 만장굴, 산굼부리, 비자림, 성판악 등의 관광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11번 국도에서도 멀지 않고 동부산업도로를 따라 봉개동을 바로 벗어나 오른쪽으로 돌아 10여 분 거리에 있다.

 

 

 

 

밤늦게 놀다 콘도에서 아침까지 먹고 휴양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었다. 성판악 가까운 중산간지역으로 들어서니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아침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하지만 눈덮인 휴양림을 찾은 사람은 거의 없어 적막하다.

 

 

 

차에서 내린 일행들의 다수가 눈발을 피해 입구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버린다. 밤새 술을 마셨는데도 또 막걸리를 찾으며 자리에 앉는다. 그래도 이곳까지 와서 그럴 수야 있나, 하고 몇몇은 눈 내리는 휴양림 속으로 들어선다. 국유림에 조성된 휴양림은 대부분이 삼나무숲이다. 삼나무 외에도 소나무, 산뽕나무 등이 많은 편이다.

 

 

▼ 절물휴양림 입구

 

 

 

 

 

 

 

숲으로 들어선 지 얼마되지 않아서 눈발은 그친다. 그리고 적막한 숲은 까마귀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까악~ 까악~

 

전후좌우 어디를 둘러보아도 삼나무와 소나무 줄기들이 하늘을 향해 찌를 듯 솟아있는 풍경뿐인데, 탐스런 눈을 얹고 있는 가지에는 까만 까마귀들이 과수원 열매 달린 듯 주렁주렁 앉았다. 그러고보니 이곳 절물휴양림은 까마귀로도 유명하고 노루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까마귀는 원도 없이 많이 만났지만 노루는 '코빼기'도 못 보았으니 다 어디로 간 걸까.

 

 

 

 

 

 

 

휴양림, 이름 그대로 숲 이곳저곳에는 산책로, 야영장, 체력단련시설, 어린이놀이터, 민속놀이시설 및, 야외교실, 자연관찰원, 교육자료관, 임간수련장 등 온갖 교육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절물오름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고 오름 위에는 전망대도 있다. 잔디광장 중앙에 금붕어가 헤엄치는 연못도 있고, 제주시가 지정한 제1호 약수터 절물약수터가 있다.

 

휴양림을 지나 500m쯤 가니 등산로 입구에 도착된다. 오름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제주도라면 지금쯤 이곳 특산의 세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등이 피지도 않았을까 조금은 기대했는데, 두꺼운 눈으로 덮인 산들을 보며 기대를 접는다. 노란 꽃을 피우는 세복수초와는 달리 하얀 꽃잎을 펼치는 은빛세복수초도 자생하고 있는 곳이라는데...

 

 

상산으로 보이는 씨방을 단 나무들이 아주 흔하게 눈에 띈다.

 

 

 

 

 

 

절물오름은 두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큰 봉우리를 '큰대나오름', 작은 봉우리를 '족은대나오름'으로 부르고 있다. 가까이에 절이 있어 절물오름이라는 이름이 연유하며 한자 이름으로 '사악(寺岳)'이라고도 부른단다. 절물오름은 해발 670m, 정상의 분화구는 말발굽형으로 형성되어 있다.

 

 

부리가 주황색인 까마귀도 보인다. 잠시 내 쪽으로 보다 카메라를 발견한 녀석은 금방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딴전을 피더니 훌쩍 날아가 버린다.

 

 

 

 

 

느릿느릿 20여 분 정도 오르자 능선이 나타나고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눈은 그쳤지만 바람은 거세게 몰아친다. 분화구의 한쪽 정상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전망대에서는 동쪽의 성산 일출봉과 북쪽의 제주시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으니 시야도 별로다.

 

 

 

 

 

 

 

내려오는 길에 휴양림의 동쪽 순환로를 돌아 절물약수터를 만난다. 절물은 절물오름(큰대나오름)에서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약수이다. 오름으로 오르는 길에 '약수암'이라는 절이 있고 그 동쪽에 약수터가 있어 '절물'이라는 명칭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약수를 몸에 적시면 신경통을 낫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니 약수 한 바가지를 받아 시원스레 마신다. 달다.

 

 

 

 

 

 

 

입구로 나오니 동료들은 막걸리잔에 거나해져 있다. 우리들만의 호젓한 절물휴양림 가게에서 남은 막거리 한잔 마신 후 '오뎅' 몇 꼬치 안주 삼아 으슬으슬한 냉기를 다스리고 살살 고파지기 시작한 배를 달랜다.

 

 

 

 

 

※ 절물오름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