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던 날 양재천의 풀꽃나무들
12월 3일 토요일
퇴근하던 길에 눈이 올 거라는 일기예보가 생각나 개포5단지 정류장에서 황급히 내렸다. 눈에 덮이기 전에 양재천 생명들을 살피고 싶었다.
개포동 전철역 입구에는 이 겨울에 꽃이 피려고 하는지 소나무 수꽃대가 쑥 자랐다.
천변 다리 아래 방가지똥들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국가막사리, 흔하디흔한 모습이다.
개곽향 씨방
산국 노란 꽃도 시들고...
이 겨울에 벌사상자 꽃이 피었다.
깊은 골이 패인 사상자의 줄기
미국실새삼의 열매
미국쑥부쟁이. 씨앗을 퍼뜨릴 준비에 들어갔다.
큰개여뀌의 씨앗
흰말채나무, 철 늦게 핀 꽃들이 힘을 잃고 시들었다.
사데풀 갓털, 겨울 채비
개쑥부쟁이. 꽃의 흔적을 남기고...
개쉬땅나무 씨방
큰엉겅퀴
신나무 열매들
비비추 씨방과 씨앗
가락동에 도착해서
자줏빛 국화
옥국
양하 붉은 열매와 흰 씨앗
푸른 잎 자랑하는 애플민트
사철나무 열매와 붉은 가종피에 싸인 씨앗
비비추의 질긴 생명력! 저 마른 꺼풀 속에 꽃을 감추고 영하의 기온에 맞서고 있다. 어쩌면 폐쇄화로 자가수정하여 씨앗을 마련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녁이 되면서 눈이 펑펑 내려, 오늘 보았던 모든 생명들은 눈 속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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