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월악산의 가을 풀꽃나무 산책(수산리~영봉)

모산재 2017. 10. 24. 22:42


가을이 깊었다. 꽃철도 이제 거의 지나 특별히 찾아가고 싶은 곳도 없으니 한동안 못 했던 산행에 나섰다.


광적인 등산맨은 아니지만 산을 좋아해서 기회가 되는 대로 다녔는데도 가보지 못한 산이 참 많다. 국립공원만 해도 지리산, 설악산만 뻔질나게 찾았을 뿐 한번도 찾지 않은 산이 더 많을 정도니까.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이번에는 작정하고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국립공원 월악산으로 출발한다.





충주호에서 지천인 광천으로 들어서자마자 수산교가 나타나고 월악산 정상인 영봉이 우뚝 솟아 있는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산교를 건너면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후청골 마을이 나타나고 등산로는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며 이어진다.





마을 뒤로 돌아서자 모습을 보이는 월악산 정상의 봉우리





월악산 탐방 안내도





붉게 익은 산사나무 열매





임도 주변에는 꽃향유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런데 이곳의 꽃향유는 지금껏 만나본 꽃향유 중에서 비교불가일 정도로 잎도 꽃차례도 대형이다. 꽃차례 길이가 웬만하면 10cm를 훌쩍 넘어 심지어 한 뼘쯤 되어 보이는 것도 눈에 띈다.   




매화나무지의류





이곳에서도 혹시 쑥부쟁이가 자생하는 걸까... 


쑥부쟁이 같기도 하고 가새쑥부쟁이 같기도 한 쑥부쟁이가 종종 보인다.






산국





묏미나리






세잎쥐손이





까실쑥부쟁이지 싶은 녀석은 잎이 광란형으로 넓어서 섬쑥부쟁이를 연상시킨다. 





한 송이 꽃으로 가을을 붙들고 있는 나도송이풀





산길로 접어들자마자 애기쐐기풀 대군락이 나타난다.






보덕암을 지나 가파른 등산로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주로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좀깨잎나무가 보이고...





어린 개비자나무





산물통이





뿔사슴지의로 보이는 지의류도 만난다.





우드풀





산일엽초





거미고사리





정상부에 가까워지자 암벽이 나타난다.






거미고사리





월악산의 독특한 지질이 눈에 띈다.





정상 부근의 이 지층은 4, 5억 년 전에 형성된 퇴적암. 

1억여 년 전 마그마 관입으로 굳어진 화강암은 월악산의 모암을 이루었고 

그 위의 놓인 퇴적층은 습곡과 변성작용의 결과로 형성된 모습인 듯하다.





큰참나물 열매





낚시고사리





참배암차즈기 군락이 종종 나타난다.






처음에는 주로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구절초만 보이고...






기름나물 근생엽. 광택이 덜하다.





참배암차즈기





어느 사이 하봉이 눈 앞에 다가선다.





꽃이 져 버린 가야산은분취





하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철계단






철계단으로 올라서자 충주호(청풍호)가 보이고, 산행 들머리 수산리 마을도 오른쪽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다.




남북으로 길게 주릉이 이어지는 월악산, 동쪽으로 흐르는 광천과 서쪽으로 흐르는 달천이 북쪽으로 흘러 충주호에서 만난다.



하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충주호(청풍호) 전경




월악산 서쪽 전망







하봉 능선 풍경





정상에서 자라는 방동사니





하봉을 지나 중봉으로~.





정상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개쑥부쟁이





이곳에서부터 구절초는 잎이 갈라진 산구절초가 대세~.





꽃을 만날 것으로 기대했던 가는잎향유는 실망스럽게도 다 말라버린 모습이다.





자주꿩의다리 열매





산조팝나무도 종종 보인다.






돌아본 하봉과 충주호 전경





하늘을 바라보며 오르는 암봉





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봉우리들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고...





암봉 너럭바위 너머로 바위종다리로 보이는 산새 한 마리,

나와 눈 마주치자 당황하며 잠시 눈치 보며 머뭇머뭇하더니 바위 아래로 숨어 버린다.





하봉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방향 전경





월악산 중봉과 영봉





아직도 영봉까지는 1.5km 이상~.






석문으로 된 다리도 지나고...





중봉에서 바라보는 하봉과 충주호





중봉 오르는 계단






씨방을 단 돌양지꽃





중봉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중봉 꼭대기 너럭바위에 앉아 충주호를 바라보며 간단한 요기...




발 아래 암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산부추를 살펴본다.


요 녀석은 잎이 실처럼 가늘고 줄기 단면은 원형인데 속이 비었는지 찼는지 촉감으로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꽃은 보이지 않고 화피에 싸인 듯한 꽃차례가 아주 빈약하고 달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 녀석은 잎이 똑 같이 둥근데 훨씬 지름이 큰데 역시 촉감으로는 속이 빈 것인지 잘 모르겠다. 




두 녀석의 잎을 잘라 횡단면을 찍어서 집에 와서 모니터로 보니 속이 빈 모습이 확인된다.




두 녀석은 보기에도 잎의 굵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고 꽃차례도 다른 모습인데, 불과 1~2m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라고 있어 서로 다른 종이라고 보기에도 그렇다. 어쨌든 잎이 둥글고 속이 빈 부추는 강부추, 둥근산부추, 선부추가 있는데 이곳의 산부추들을 선부추로 보고 있는 모양이다. 지리산 덕유산에 자생한다는 둥근산부추는 어떻게 다른지...




영봉을 향하다 다시 한번 돌아본 충주호





영봉이 눈앞에 다가서고~.





봉우리 하나 돌아서서 다시 같은 배경의 풍경을 돌아본다.





큰참나물이 종종 눈에 듸는데~.





열매 모양 비교해 보라는 듯 보통 참나물 열매도 모습을 보인다.





흰진범 열매





가뭄에 콩나물 나듯 가끔식 가는잎향유도 보이고~.





암벽에는 씨방을 단 바위떡풀





월악산 정상 영봉을 향하여 오르는 계단





오른쪽으로는 남쪽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소잔등 같은 능선, 그리고 멀리 오른쪽으로 주흘산이지 싶은 봉우리가 보인다.







그늘들솔이끼





산솔이끼





그리고 마침내 월악산 최고봉 영봉(1097m)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 이른다!





☞ <영봉~덕주사 계곡> 편은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