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월악산의 가을 풀꽃나무 산책(영봉~덕주사 계곡)

모산재 2017. 10. 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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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최고봉 영봉은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올라야 한다. 이 철계단이 없었던 시절에는 어떻게 올랐을까 싶게, 영봉은 사방을 까마득한 절벽으로 두르고 우뚝 솟은 암봉이다.






영봉의 서쪽 절벽 아래로는 월악산 주릉이 꿈틀대며 남쪽을 향해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오른쪽 저 멀리 윤곽만 보이는 높은 산줄기가 문경 새재가 있는 주흘산과 부봉, 그 앞으로 보이는 넓은 골짜기가 달천의 상류 미륵사지가 있는 미륵리이지 싶다.





정상을 오르는 계단에서 돌아보는 정상의 암릉. 아찔하게 솟은 암봉 아래로 포암산(布巖山 962m)에서 흘러내려온 달천이 만든 송계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월악산을 동서로 에워싸고 북류하는 달천과 광천은 충주호에서 하나가 된다.





정상에 설치된 탐방로 안내판





영봉(1097m) 정상석은 인증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접근조차 힘들다...






정상 바위틈에 살고 있는 고사리




무슨 고사리인가 싶어 확인해 보니 뜻밖에도 비늘털 숭숭한 잔고사리이다.





영봉 풍경





월악산 국립공원은 동쪽으로 단양, 남쪽으로 문경, 서쪽으로 충주, 북쪽으로 제천으로 이어져 있다.




 

남동쪽 광천 방향 풍경





내려서는 계단길은 절벽, 가파른 철계단으로 하산하는 풍경이 장관이다.





계단이 끝나면 영봉 절벽 아래 낙석 방지 통로~.






신륵사(동쪽 광천 계곡 방향), 덕주사(서쪽 달천 계곡 방향) 갈림길에서 덕주사 쪽으로~





단풍 물든 숲 사이로 보이는 영봉





이내 닿는 송계삼거리. 동창교 방향(서쪽)과 덕주사 방향(남서쪽) 갈림길에서 덕주사 방향으로~.





헬기장에서 바라본 월악산 정상, 영봉






씨방만 남은 고려엉겅퀴





깃털을 단 단풍취 열매





만수봉, 포암산으로 이어지는 월악산 주릉





충주호 방향 풍경







영봉과 지나온 능선






너럭바위가 흘러내리듯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계곡에 자리잡은 덕주사로 하산한다.








알록제비꽃






백암산 하산길 못지 않게 많은 가파른 철계단길을 내려선다.










내려설수록 멀리 보이는 주흘산이 더 높아져 보인다.






황벽나무도 만나고~






그러구러 덕주사에 이르니 흐드러지게 핀 꽃향유가 산객을 맞이한다.


꽃차례도 잎도 시원스럽게 크다.





집채보다 큰 바위에 새겨진 보물 제406호 덕주사 마애불




신라가 망한 뒤 마의태자와 동행하여 금강산으로 가던 중 마의태자는 미륵사 석불입상을 조성하고 그 누이 덕주 공주는 덕주사(德周寺)를 세우고 이 마애불을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이 부처의 형상이 망국의 한을 품은 덕주공주의 형상을 닮았다고 한다.





전설과는 달리 이 마애불의 조성 시기는 11세기로 추정된다고 하니 덕주공주와는 상관 없는 불상인 듯하다.


바위 위쪽 얼굴 높이 곳곳에 구멍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목조전실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미륵리의 미륵사지 석불입상(보물 제96호)과 마주보고 있다 한다.



원래의 덕주사는 마애불 앞에 고색창연한 기도사찰로 보존되어 왔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작전상 이유로 군이 소각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마애불 뒤쪽에 명문기와가 발견되었다는 자리에 극락보전을 복원하여 놓았다.







말채나무






다리가 짧은 덕주사의 개 한 마리, 표정이 참 순하다.





꼬리고사리






계곡 하산로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덕주사





6.25때 불탄 덕주사는 1963년에 중창되었고, 1970년과 1985년에 각각 중건하였다고 한다. 마애불 주변의 옛 덕주사를 상덕주사, 이곳에서 1.7㎞ 아래 계곡 입구에 있는 덕주사를 하덕주사라 부른다.




계곡을 따라 얼마간 내려서자 석성이 나타난다.




덕주산성! 이 석성도 덕주공주가 산에 머물면서 훗날을 기약하며 쌓은 성이라 한다. 성은 2중으로 되어 있어 이 석성은 내성에 해당된다. 


몽골의 침입과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치며 파괴되었던 것을 1997년 제천시에서 성곽 2,560m, 초루 3동을 복원하였다고 한다.




단풍고사리삼





덩굴초롱이끼





덕주골 계곡 단풍





하덕주사에서 바라본 덕주골 풍경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는 나도송이풀





하덕주사 대웅전






덕주산성 외성과 덕주루




덕주산성은 하늘재(寒暄嶺)를 넘어서 미륵리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달천 계곡(송계계곡) 전체를 남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산성이다. 송계계곡 전체를 남북으로 막아 남문은 덕주골 입구 남쪽의 망폭대에, 북문은 동창마을에 세웠다. 두 관문 사이의 거리는 3.5㎞.




계곡 풍경





송계팔경의 하나, 수경대(水鏡臺)




소에 담겨 있는 물이 거울처럼 맑아서 수경대라 불렀을 것이다. 



달천이 만드는 송계계곡의 8경은 월악영봉, 자연대, 월광폭포, 학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 수경대. 이 중 학소대와 바로 아래 수경대가 덕주골의 송계팔경에 속한다.



암반에 만들어진 소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 아래로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긴 물길이 더 아름다운 듯하다.





망설이던 끝에 금요일 밤에야 갑작스레 마음이 동해서 출발한 월악산 산행, 참으로 좋은 선택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이 아니었으면 만나기 어려운 선부추를 만난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한 두어 주만 빨리 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