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추자도(4) 제주올레 18-1, 상추자도 봉골레산 노을길

모산재 2017. 3. 12. 22:33


5박 6일 섬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정이 널널한 탓으로 늦게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아 나선다. 면사무소 지나 해물뚝배기 메뉴가 있는 ㅈ 식당에 들어선다. 


추자도에 도착하는 날부터 H양이 제주올레길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해물뚝배기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서 주저없이 선택한 것인데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다. 뚝배기에는 감자탕으로 쓰는 돼지뼈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맛이 해물 맛도 감자탕 맛도 아닌 이상한 맛... 주인장은 이곳 뚝배기는 돼지뼈로 국물맛을 낸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동네 상가 화분에서 자라는 연화바위솔




백묘국(Senecio cineraria)





오전 시간인데도 바람은 제법 거세게 불고 있다. 11시 추자항에서 해남 우수영으로 출발하는 배, 소형 여객선인 퀸스타 2호는 풍랑이 높아 운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이고, 오후 3시 30분에 하추자에서 완도로 출항하는 배, 대형 여객선 붉은진주(레드펄)호는 뜰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바람이 몹시 심해서 트레킹하기에 주저되는데, 그래도 오후 배 출항 때까지 시간이 널널하게 남아 있으니 남겨둔 코스, 추자항 뒷산 봉골레산 노을길을 마저 트레킹하기로 하고 최영 장군 사당으로 향한다.




사당 앞 먼나무 열매





바람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이면 발길을 돌리려고 했는데, 다행히 접어든 능선길이 걸을 만하다.



낯익은 다무래미 섬, 그 뒤로 직구도가 어렴풋이 보인다. 직구낙조는 추자 10경 중 제2경, 그래서 이 길을 '노을길'이라 명명한 듯하다.





한겨울에 꽃을 피운 기름나물





개쑥부쟁이, 참으로 환하게 피었다.




이렇게 가을꽃들이 싱싱하게 피어 있으니, 겨울이라기보다는 가을이지 싶은 추자도...




바다를 끼고 유채꽃 피어 있는 봉골레산 작은 고개를 넘는 길이 정겹다.






둥근 꽃받침만 남은 남오미자 열매.


남오미자는 큰 공처럼 부푼 꽃받침에 과육이 있는 둥근 열매가 20여 개 정도 달리는데, 열매가 떨어져 나가고 꽃받침만 남은 듯하다. 





다무래미. 썰물이 되면 이어지는 섬인데, 지금은 밀물 상태... 뒤로 직구도가 살짝 보인다.





살짝 보이는 후포 바다 저쪽 나바론 하늘길이 있는 산이 보이고...





푸른 잎과 까만 종자를 함께 달고 있는 여우콩





이 열매는 갯사상자? 아님 신감채...?





봉골레산 정상 부근에서 바라본 다무래미와 직구도





용등봉과 후포만 가두리 양식장





호젓한 봉골레산 노을길





너럭바위에 밀생하는 사슴지의속(Cladonia)으로 보이는 지의류





촛농지의속(Candelaria)일까...?





대서리 추자항 풍경






마을 뒤 밭에는 꽃이 핀 아욱도 보인다.





효자를 기리는 순효각(純孝閣)




박명래라는 효자가 아버지가 병들어 꿩고기를 먹고 싶다 하여 슬피 우니 꿩이 나타나 드렸으며, 어머니가 병들어 죽어 가고 있을 때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마시게 하여 살렸다 하여 그 효성을 기리는 비석을 세운 것이다. 




이렇게 1시간 30분 정도 봉골레산 노을길을 걷고 점심을 먹기 위해 '올레실내포차'에 또 들른다.




석위





점심으로 거북손칼국수를 시켜 놓고 기다리는 사이에 한치무침에 소주 한 잔 마시는데,


주인장 아저씨가 담아 놓고 마신다는 귀한 약주를 내놓아 모두들 한 잔씩 맛을 본다.





거북손 칼국수





한치무침도 거북손칼국수도 정말 입에 달라붙을 정도로 맛있다. 경상도 음식 맛없다는 말은 편견임을 증명해 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깔끔하고 맛깔난 음식 솜씨!



공무원 생활을 하다 하추자도 신양리에서 숙박업을 하다 이곳 상추자도로 옮겨 이 집에서 식당을 연 지는 몇 달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저씨가 직접 페인트칠을 했다는, 6년 전에 보지 못했던 빨간 집이 꽤 낭만적으로 느껴지고, 안 주인과 바깥 주인,두 분이 주고 받는 말에는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올레실내포차





추자도에서 기분 좋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하추자도 여객선터미널로 떠나야 할 시간, 주인장 아저씨는 자가용 포터로 우리를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친절까지 베풀어 주신다. 


또 언젠가 한번쯤은 추자도를 더 찾게 되리라. 추자도 올레포차의 뿔소라무침도 생각나고, 친절한 이 부부의 다정한 모습도 보고 싶을 테니까...





하추자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바라본 풍경들



신양리 돈대산




신양항, 돈대산






추자도 최남단 석지머리(왼쪽 끝)





신양항 여객선터미널




여객선터미널 내의 추자도 전경 항공 사진(왼쪽은 다무래미, 오른쪽은 용등봉과 나바론 절벽. 멀리 하추자도)






제주-추자-완도를 잇는 여객선 레드펄호 (2,862톤, 여객 정원 365명, 차량 약 50대)





거의 4시 가까운 시각에 출항, 어둠이 깃든 6시 20분경에야 완도항에 도착하다.


일정 때문에 오늘은 반드시 서울로 돌아가야 할 형편..


컴컴한 터미널, 택시조차 없어 완도 시외버스터미널까지 20여 분을 바쁘게 걸어가 시외버스를 타고 광주로, 다시 ktx를 타기 위해 송정역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역사 내에서 간단히 떡볶이와 순대로 저녁을 대신하고 나는 수서행 srt, 동행들은 ktx를 타고 각각 귀경. 5박 6일의 섬 여행은 모두 끝났다.





☞ 2011 상추자도 올레길 / 최영 사당-다무래미-봉골레 쉼터 => http://blog.daum.net/kheenn/15854673

☞ 2011 상추자도 올레길 / 순효각-추자 처사각-등대 전망대 => http://blog.daum.net/kheenn/15854674

☞ 2011 상추자도 용등봉, 나바론 절벽, 후포 해안 풍경 => http://blog.daum.net/kheenn/15854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