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바위재를 지나자마자 길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계곡 양쪽으로 기암이 우뚝 솟아 있는 풍경이지만 자욱한 안개에 시야가 갇혀 주변 풍광과 어울린 멋진 절경을 즐길 수 없음이 너무 아쉽다.
계곡 아래쪽 암벽에는 작은금샘이 있다는데 산책로만 바라보고 가다보니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바위틈에 공생하는 반들깃고사리와 가는잎족제비고사리
가는잎족제비고사리
자금우 열매
홍지네고사리
다시 암릉길로 접어들고...
잘 자란 덩굴초롱이끼속 이끼가 가끔씩 보인다.
대밭삼거리에 도착.
또 하나의 문바위라랄까 석문이랄까. 두 개의 바위 위에 솥처럼 올려진 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건 무슨 제비꽃? 잎 모양이 뫼제비꽃이나 낚시제비꽃으로 보이는데, 뫼제비꽃이 이곳에 자생할 것 같지는 않다.
윤노리나무
붉은 열매가 달린 팥배나무에 철부지 흰 꽃이 피었다.
산철쭉도 한 송이 꽃을...
철쭉의 충영. 철쭉 나무에 생기는 '떡병'이다.
수상지의류. 작은연꽃사슴지의(Cladonia ramulosa)?
귀래봉을 지나 있다는 큰금샘이 이 부근 어디쯤일까 싶은데, 등산로에서 떨어진 남해(완도)를 바라보는 곳에 있는 모양이다. 역시 안내판이 없어 어딘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수상지의류
뱀고사리
수리딸기 어린잎
백운기름나물로 보이는 녀석이 아직 꽃이 달려 있는 모습을 보여 주니 반갑고...
안개가 없었다면 이 암릉길은 얼마나 환상적이었을까, 싶다.
사스레피나무는 꽃봉오리를 달았다.
온전하게 피어 있는 구절초, 고맙다~.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커다란 잎을 가진 단풍마,
잎자루 밑부분 양쪽에 가시에 가까운 두 개의 돌기를 확인한다.
선유도나 위도 등 서해의 섬에서는 돌기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곳의 단풍마는 돌기가 아주 또렷하다.
반가워라, 아직도 꽃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절굿대
엽상지의류
날개가 달린 제비꽃의 긴 잎자루
하숙골재 삼거리 도착
클라도니아속(Cladonia)의 지의류
꽃이 진 은분취(가야은분취)
열매가 달린 버들분취
떡봉(422m)으로 오르는 길이지 싶다.
꽃은 참취로 보이는데 잎은...?
윤노리나무
이곳이 떡봉 정상(422m)...?
꽃이 피어있는 미역취, 반가워 담고...
상동나무는 좁쌀만큼 작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직 잎을 달고 있는 이 윤노리나무는 줄기와 가지가 길게 시원스레 뻗친 모습이 지금까지 보았던 윤노리나무와 수형이 달라 보인다. 게다가 열매도 구형으로 둥글다. 그래도 그냥 윤노리나무인가?
검노린재나무 열매
줄사철 열매
수리딸기 새잎
탑꽃속의 풀, 종을 단정할 자신이 없다...
흙이 많은 능선으로 접어들면서 싱아도 자주 보인다.
줄고사리
탑꽃속
단풍마
그리고 마침내 도솔암 삼거리 도착
도솔암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최고라는데, 이처럼 자욱한 안개는 걷힐 맘이 전혀 없는 듯...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라는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최근(2002년) 재건되었다 한다.
좁은 마당 앞은 까마득한 절벽
도솔암 입구
뱀고사리
도솔암 주차장
사방오리나무가 늘어선 임도를 따라 마봉리로 내려선다.
싱싱한 꽃을 피우고 있는 고려엉겅퀴
임도를 따라 내려오는 길. 땅끝마을로 이어지는 산자락길
계요등 열매
구름 위에 해가 반짝이는 일기예보를 믿고 출발한 달마산 여행은 결국 시계가 제로에 가까운 오리무중 등산으로 끝나고 말았다. 다도해와 서해를 모두 조망하는 암릉 산행의 즐거움은 좌절되었지만, 몇몇 양치식물들을 처음으로 만나보기도 하고 달마산 식생들의 분포를 확인하는 등 소득이 없지 않으니 그리 실망스럽지는 않다.
내년 봄, 달마산을 한번 더 찾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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