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좀바위솔, 강부추 만나러 가는 길

모산재 2016. 10. 20. 22:41


오늘은 한탄강 방향으로 좀바위솔과 강부추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여름에 한 번 동행한 적이 있는 야생화동호회의 탐사에 두번째로 합류하였다.




철원 최대 규모라는 G 리조트





펜션 앞에는 작은 습지가 있어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 보았는데, 물풀이라곤 가래만 눈에 띌 뿐이다.





자실체가 달걀보다는 훨씬 커 오리알만 한 대형 버섯.


말불버섯속이 아닐까 싶은데 밑부분이 도드라지지 않고 뿌리를 내렸다.








한탄강변에 도착



숲그늘에 용담꽃이 보여 사진을 찍는데, 뭔가 이상하다. 온전해 보이는 꽃이 시들고 있다니, 살펴보니 이런...!  





누군가가 줄기째 뽑아와 싱싱한 사초를 배경으로 설정 사진을 찍는 만행을 저질러 놓았다.


가는 곳마다 이런 저질 사진 취미로 장식된 현장을 만나니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제발 이런 짓 좀 하지 마시길...  그렇게 해서 올린 당신의 사진은 작품이 아니라 범죄의 증거일 뿐! 목격한 분들은 모두 인터넷 뒤져서라도 이 사진 올린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고 흥분한다.





처음으로 만난 강부추꽃




강부추는 중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지던 것이 2003년 국내 미기록종으로 발표되었다. 한라부추(A. taquetii H. Lev)와 유사하지만, 잎집이 길게 신장하고 잎몸의 색이 보다 옅은 녹색이며, 난상 타원형의 화피편을 가지는 특징으로 구분된다.





강변 바위 틈에는 키가 낮은 꽃들이 피었지만 조금 떨어진 기름진 땅에는 키가 큰 꽃들이 피었다.






줄기가 늘어진 강부추가 좀 이상하다 싶어 잎을 살펴보니 윗면은 살짝 골이 진 모습인데, 아랫면에는 중맥이 날개처럼 높게 도드라져 있다.




이건 강부추(Allium longistylum)의 모습이 아니라 참산부추(Allium sacculiferum)의 모습이다. 국생정에는 강부추 목록이 올라 있지만 기재문이 비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기재문에 따르면 강부추 "잎 단면은 원형이거나 뒷면이 다소 눌려 있으며 중륵이 없다."로 기록되어 있다.




주변의 다른 개체들을 살펴보니 바위 틈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것들은 꽃줄기와 잎이 모두 곧게 서고 잎 길이가 짧은 것이 산부추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잎을 살펴보니 잎 윗부분은 강부추처럼 비교적 둥근 형태인데 아래쪽은 뒷면의 능이 감촉되고 참산부추의 흔적이 확인된다.





이곳 강 주변은 유난히 바위가 많아 그 메마른 틈에 뿌리를 박고 사는 부추는 키가 낮고 잎 길이도 짧고 단면도 둥근 형태에 가깝다. 그런데 흙이 많은 기름진 땅에서는 키가 크고 잎 길이도 길며 중륵이 도드라진 참산부추의 모습이다.이곳의 부추속을 좀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강부추가 참산부추의 생태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변 풀섶에 용담이 해맑은 꽃을 피웠는데, 아까의 그 설정 용담이 이곳에서 뽑혀져 간 흔적이 보인다.





처음으로 만난 좀바위솔





잎 단면이 더 원형에 가까워보이는 강부추





높은 바위에 뿌리를 내린 좀바위솔.


대부분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만 남아 있다.











강부추(?)






송대소 하류 풍경






산사나무 열매








강부추






꽃이 진 미역취





산초나무 열매





차풀 열매와 종자






개쑥부쟁이






노랑나비와 미국쑥부쟁이





다음은 포천구절초가 피어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