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9월 하순, 단풍 드는 함백산 풀꽃나무 산책(2)

모산재 2016. 10. 3. 13:43


중함백에서 내려서는 능선길은 함백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능선길 바위틈에는 새끼꿩의비름이 자주 보이는데, 혹시나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세잎꿩의비름일까 싶어 살펴보지만 잎겨드랑이에는 틀림없이 살눈이 자리잡고 있다.




정말 세잎꿩의비름이 따로 존재하는 것인지, 그 차이가 잎겨드랑이의 살눈에만 있는 것이라면 발생 시기의 차이나 개체변이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자꾸 의심이 된다.




단풍 사이로 보이는 함백산 정상






배초향의 원 자생지는 이런 고산지대였던 것일까. 설악산, 대관령 능선에서도 흔히 보였지.





누가 천남성을 이렇게... 아마 사진을 밝은 빛에 예쁘게 찍기 위해 이런 짓을 한듯...





열매가 제대로 달린 터리풀은 보이지 않는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어수리 꽃





떡갈나무 충영





산허리를 타고 걷는 길에도 단풍





인가목 열매





부게꽃나무의 단풍도 단풍나무 못지 않게 아름답다.








자꾸만 눈길이 가는 투구꽃. 이 정도로 갈라진 잎은 지리바밖에 없지 않은가...?





전석지에서부터 툭 트이는 시야, 함백산이 훤하게 바라보인다.







파릇파릇 자라난 뱀고사리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주목





만항재로 가는 도로와 함백산 정상 갈림길 





단풍든 짚신나물, 열매를 달았다.






주목과 단풍나무 사이로 보이는 함백산 정상부






꽃이 시들고 있는 각시취


생긴 모습은 여러해살이풀인 듯한데 두해살이 풀이라 꽃이지면 일생이 끝난다.





이처럼 털이 거의 없는 줄기도 있고




샘털로 보이는 흰털이 빼곡한 줄기도 있다.





개쑥부쟁이





정상부 초지로 들어서면서 키 작은 각시취 꽃들이 흔한데, 꽃이 훨씬 앙증스럽다.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풀밭 속 바위 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간단히 먹는다.






중함백 방향의 능선. 단풍빛이 완연하다.





긴 열매를 단 느러진장대, 몇 송이의 꽃이 함께 있어 반갑다.





금대봉 대덕산 지역과 함께 두문동재에서 함백산까지 서쪽 일대가 모두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향유





함백산에서 중함백까지 이어지는 능선





심재 대부분이 말랐는데 일부만 살아 있는 주목





정상부 초지






고추나물 씨방





주목과 단풍이 있는 풍경









개쑥부쟁이





물레나물 씨방





다시 돌아보는 능선길





조밥나물





각시취 로제트. 두해살이풀이니 내년에 곷을 피우고 일생을 마칠 것이다.





함백산 정상





아직도 꽃을 보여 주는 둥근이질풀





함백산 정상. 정상석은 자유로운 순간이 없는 듯~.





정상 인증 사진을 찍는 대신에 서쪽에서 북쪽까지 조망하는 사진을 담아본다.


















이 지역에는 마디풀이 모두 땅에 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디가 훨씬 촘촘하고 꽃도 작은데, 이 정도면 마디풀의 변종으로 '눈마디풀' 정도의 이름을 얻을 만하지 않은가...?






함백산을 내려서는 길, 목적지가 얼마남지 않은 탓에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이게 뭔지 한참 떠오르지 않다 미역취 꽃이 진 모습이 이랬던가 싶다.





만항재-함백산 도로와 만나고...





다시 등산로로 접어들어 고개를 넘는다.





함백산 기원단




쉬고 있던 커플이 배 한 조각만 맛보라고 하였는데 쑥쓰러워 사양하고 돌아서서 함백산 모습을 담아본다.




조밥나물





동자꽃 씨방





노박덩굴 열매


종자가 노란색 껍질로 싸여 있는 것을 노랑노박덩굴(for. aureo-arillata)이라 한다는데,





투구꽃 군락, 역시 지리바꽃과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둥근이질풀





볕 잘 드는 너른 초지, 붉은 열매를 단 백당나무






산비장이





가지를 친 강활





나래새











큰산꼬리풀 열매





함백산 북쪽 능선에는 과남풀만 보이더니 남족 볕 잘 드는 초지엔 용담만 보인다.





이 열매의 주인공은 구릿대일까?






잎 모양이 어수리로 보이는데, 어째 열매는 원반형으로 큰 어수리답지 않아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콩알처럼 작은 뽕잎피나무 열매





가느다란 덩굴 줄기를 가진 놋젓가락나물




이렇게 덩굴이 없는 녀석도 있다.





작년 백두산 여행 때 만나 술자리를 몇 번 함께했던 분을 조우하여 막걸리 한 잔 나눈다. 






새로운 풀꽃나무들에 대한 별다른 기대감이 없이 찾아왔지만 만족스런 산행이었다.


연보라과남풀도 만나고 묏미나리속으로 보이는 특이한 형태의 산형과 식물도 발견하지 않았는가. 낙엽이 진 쓸쓸한 숲을 넉넉하게 장식하는 붉은 열매가 달려 있는 풍경도 좋았고, 예상하지도 못한 단풍 속 산행이 되어 만추의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