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9월 하순 남한산성의 큰꿩의비름, 개차즈기, 병아리풀, 신감채, 산여뀌, 들깨풀

모산재 2016. 9. 29. 01:22


오늘은 지난 주말 미처 돌아보지 못한 남한산성 북문과 남문 사이 성곽 바깥길 구간을 돌아보기로 한다. 지난 주와 거의 비슷한 오후 세 시를 넘긴 시각에 산성으로 들어선다.




지난 주에 무심코 지나쳤던 북문 안 언덕에는 동부로 보이는 덩굴이 꽃과 꼬투리를 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동부는 오전에 꽃을 피웠다가 오후가 되면 꽃잎을 닫아버리는 속성이 있는 걸 관찰한 적이 있는데 오후여서 꽃잎을 다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성곽의 북쪽, 음지의 이고들빼기는 몇 송이 꽃을 피웠을 뿐 아직 꽃이 덜 핀 모습이다.





아직도 꽃을 단 파리풀을 만나니 반갑고...






바로 가가운 곳에 기린초도 철부지처럼 꽃을 달고 있다.





미국등골나물이 개화를 시작했다.






물봉선





들깨풀





신감채





나래새 이삭





신감채의 뿌리잎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성곽은 깔끔하니 보수되었다.





까만 열매를 달아야 할 시기에 꽃을 피우고 있는 꼭두서니






주름조개풀은 벼과로는 드물게 가을에 꽃을 피운다.





신감채 열매





성곽의 여장(성가퀴)에 사용된 전돌과 기와, 울산과 고령에서 제조된 것





네잎갈퀴





함께 자라는 가새잎개머루와 개머루 어린풀





까실쑥부쟁이





예전에 보지 못했던 병아리풀 대군락. 꽃이 져 가고 있어서 쥐꼬리망초나 쥐꼬리망초와 같은 잡초로 보일 정도... 







산박하





향유는 아직 꽃차례만 달았을 뿐 꽃은 피지 않았다.





산여뀌






연주봉 옹성





들깨풀





방아풀





나도송이풀





배초향





나비나물





뺑쑥






노랑코스모스





열매를 단 큰닭의덩굴, 좁쌀처럼 작은 꽃송이도 하나 보인다.





그늘돌쨔귀(투구꽃)





사데풀





큰꿩의비름


10여 년 전만 해도 내가 독점하던 꽃이었는데 지금은 야생화 동호인들은 으레 찾는 장소가 되었다.








잎자루가 붉은 것으로 참마와 구별된다고 하는 마, 단풍이 들고 있다.





나도송이풀





열매를 단 땅비싸리






처녀바디






예전에는 성곽 바깥길 사계 정리가 잘되어 양지 식물들 서식환경이 좋았는데 지금은 나무들이 많이 자라 숲이 많이 우거지고 사계청소도 되지 않은 탓으로 예전에 흔하게 보이던 풀꽃들이 많이 줄어 들었다. 아쉽게도 처녀바디와 흰바디나물도 거의 보이지 않고 큰제비고깔도 보기 어렵고 선이질풀도 눈에 띄지 않는다.




까실쑥부쟁이





백당나무 열매





잎자루가 푸른 이것은 참마로 보면 될까...





참마(D. japonica)와 마(D. oppositifolia)는 아주 닮아서 구별이 어렵다. 둘 다 살눈(주아)이 발달하는 점으로 다른 종들과 구분된다. 흔히 참마는 마에 비해서 줄기와 잎자루 등이 녹색이며 열매는 지름 2.4-2.9cm로 보다 크다고 한다. 하지만 마의 잎자루도 녹색인 경우가 있다고 하니... 




까실숙부쟁이





오이풀





도꼬마리





도깨비바늘






서양등골나물









깨알만큼 작은 꽃을 피우는 개차즈기.


크기만 작을 뿐 꽃이나 열매, 잎의 모양이 마편초과인 누린내풀과 아주 닮았다. 하지만 개차즈기는 꿀풀과로 분류되고 있다.






종일 햇살이 환히 비치는 날씨였는데, 개차즈기 꽃을 찍느라 낑낑거리다보니 어느 새 시야가 어두워지고 있다. 보니 서쪽 하늘로 기울어진 해가 황혼의 구름 속으로 숨어버맀다.




이곳의 도깨비바늘은 까치발처럼 잎의 결각이 심하다.






흰산박하도 만나고...





익모초





가는괴불주머니





주아는 보이지 않는데, 이곳의 것은 새끼꿩의비름이다.





가는괴불주머니





남문에 도착하니 6시가 넘었다. 그리 긴 거리가 아니었는데도 세 시간이나 걸렸다. 개차즈기에 붙들려 있었던 시간이 많았던 듯... 가는괴불주머니와 선괴불주머니를 살펴보고 싶기도 했는데, 빛이 적어 포기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