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위도상사화 피는 부안 위도, 망금봉-망월봉 풀꽃나무 산행

모산재 2016. 9. 1. 22:41

 

병신년 여름, 참으로 지긋지긋했다.  

 

한 달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된 열대야도 열대야이지만 비다운 비 한번 제대로 내리지 않는 불볕 더위에 거의 매일 밤 잠을 설치니 활동해야 할 낮 시간조차 다 헝클어져버린다.

 

 

그렇게 더위에 치여 한 달을 멍하니 보내다 8월 마지막 주말에야 야외 나들이에 나선다.

 

 

 

 

늘 마음에만 담아 두던 부안 위도를 찾기로 한다.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의 모델이라는 설이 있는 섬, 또한 허생이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변산의 도적들을 끌고 들어갔던 무인도로 추정되는 섬이기도 하다. 

 

 

 

 

엊저녁까지만 해도 열대야와 다름없이 무더운 날씨였는데, 격포항에 도착하자 선들선들한 바닷바람에 몸이 움츠러 든다. 윈드자켓을 챙겨 왔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도로 가는 파장금카페리호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방파제 너머로 위도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평선 거리와 거의 비슷한 14㎞ 떨어진 위도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배는 출발하고 선상에 오르니 바닷바람이 더욱 서늘하게 느껴진다. 산행하는데 시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요기를 미리 해 둔다. 준비해 간 도시락으론 부족한 듯하여 선상 매점에서 평소 좋아하지 않던 새우탕 컵라면도 주문하여 먹는다. 날씨 때문에 입맛이 당긴 덕이다.

 

 

 

 

 

다가서는 위도. 왼쪽 큰 섬이 본섬이고 오른쪽 작은 섬은 식도라는 딸린 섬이다. 고슴도치와 닮았다 하여 '고슴도치 위(蝟)'자를 붙여 위도(蝟島)라 부른다는데, 하늘에서 본 모습을 가리키는 것인지 바다에서 바라본 모습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식도는 밥식(食)자를 쓴다니 고슴도치 앞에 밥이 놓인 형세다.

 

 

북쪽으로 수평선에 일렬로 떠 있는 섬들은 선유도와 무녀도 등 고군산군도이지 싶다.

 

 

 

 

 

 

지금도 뚜렷이 기억되는, 290여 명이나 되는 인명이 휘생된 1993년의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현장을 지나면서 세월호가 떠올라 몸서리를 친다. 20년 뒤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서처럼 이 사고에도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무책임이 자리잡고 있었다.

 

 

위도 파장금항이 다가서고 위도의 최고봉 망월봉(254m)과 멀리 망금봉(242m) 능선의 윤곽이 또렷해진다.

 

 

 

 

 

오른쪽으로 위도의 가장 큰 부속섬인 식도

 

 

 

 

 

여객선은 위도 여객선 선착장, 파장금(波長金)항으로 들어선다.

 

 

 

 

 

 

 

 

1970년대 초까지 파시가 서며 흥성했던 어항이라는데, 지금은 조기잡이 어항으로서의 모습은 퇴색하고 바쁜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찾아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위도를 운행하는 유일한 버스가 유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 위도 안내도

 

 

 

 

 

 

위도의 지도를 보니 파장금, 정금, 벌금, 도장금 깊은금, 미영금, 논금, 살막금, 석금 등 유난히 '금'자로 끝나는 지명이 많다. 그런 지명의 공통점은 모두 바다가 깊숙이 들어온 내만(內灣), 배가 폭풍을 피할 수 있는 천연 지형으로 보인다.

 

'금'은 땅이 깊게 파인 곳을 가리키는 '구미'의 축약형으로 울릉도의 '통구미'처럼 '파장구미' '깊은구미'로 불리기도 한단다. 한자어로 기록되면서 구미가 금(金)으로 정착된 모양이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내원암-망금봉- 도제봉-망월봉-파장봉-위도방파제로 이어지는 약 12km. 파장금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산행 출발지인 깊은금(지픈구미) 내원사 쪽으로 이동한다.

 

 

깊은금에서 내원암으로 오르는 임도를 잠시 걸으며 습지 식물들을 비롯하여 많은 들꽃들을 만난다.

 

 

흰꽃여뀌

 

 

 

 

 

낙지다리

 

 

 

 

 

야생화한 팥

 

 

 

 

 

하늘타리

 

 

 

 

 

인동

 

 

 

 

 

산층층이

 

 

 

 

 

유난히 가지를 많이 친 등골나물

 

 

 

 

 

꽃며느리밥풀

 

 

 

 

 

칡꽃

 

 

 

 

 

도둑놈의갈고리

 

 

 

 

 

 

망월봉 기슭으로 오르자 나타나는 내원암(內院庵).

 

 

맨 아래쪽에 있는 요사를 지나니 언덕 위에 두 채의 전각이 모습을 보인다.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전각은 아직 단청도 입히지 않은 상태...

 

 

 

 

 

꽃을 피운 커다란 배롱나무를 앞에 둔 대웅전

 

 

 

 

 

이 작은 암자는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했다고 한다. 창건 당시에는 큰 종이 있어 저녁에 울려퍼지는 은은한 종소리가 10km 떨어진 식도에까지 들려 '내원모종(內院暮鐘)'이라는 '위도8경'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대웅전은 1873년에 지은 민가와 같은 형태의 팔작지붕집이었다고 한다. 

 

 

옛 대웅전 모습

 

 

출처 : http://ecotopia.hani.co.kr/59896

 

 

선운산의 내원암이나 천성산 내원사처럼 내원암이라는 암자의 이름은 미륵불이 주재하는 도솔천의 내원과 외원에서 따 온 이름이다. 

 

성불할 보살이 사는 도솔천은 외원궁과 내원궁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외원궁은 천인(天人)들이 오욕(五欲)을 충족시키며 도솔(행복과 쾌락)을 누리는 곳이다. 내원궁은 석가가 현세에 태어나기 전에 호명보살로서 머물며 수행했다고 하며 현재는 미륵보살이 설법하며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법당 앞마당에서 바라본 망금봉(422m)

 

 

 

 

 

내원암에서 내려다본 깊은금 풍경

 

 

 

 

 

※ 위도팔경

1경   내원모종(內院暮鐘)   내원암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저녁 종소리

2경   정금취연(井金炊煙)   정금 미을에서 저녁밥 지을 때 솟아오르는 연기의 운치
3경   식도어가(食島漁歌)   식도 뒤 두멍골 어장에서 그물을 올리며 흥겹게 부르는 노래소리
4경   망봉제월(望峰霽月)   망월봉 위에서 웃는 가을 보름 달
5경   봉산출운(鳳山出雲)   초가을 봉수산에 피어오르는 안개구름의 선경
6경   선소귀범(船所歸帆)   칠산어장에서 조기잡이를 마치고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항하는 돛단배의 모습
7경   왕등낙조(旺嶝落照)   왕등도 사이로 온 바다를 물들이며 떨어지는 붉게 타는 저녁 노을
8경   용연창조(龍淵漲潮)   진리 앞 바다의 만조 때 출렁이는 것이 연못 속에 용이 노는 것인 양

 

 

 

내원암을 지나면 바로 망월봉을 오르는 등산로로 이어진다.

 

 

 

 

 

잎이 3갈래로 갈라진 갈래등골나물이 종종 보인다.

 

 

 

 

 

내원암에서 150m쯤 오르니 수풀에 묻혀 있는 작은 건물 두 채가 나타난다. 용왕각과 산신각인 듯하다. 

 

 

 

 

 

이 전각은 뱃길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고 고기잡이를 나섰다 바다에서 돌아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월 초아흐렛날에는 용왕제를 지낸다고 한다.

 

 

 

깊은금 풍경

 

 

 

 

 

마타리

 

 

 

 

 

오이풀

 

 

 

 

 

고양이수염

 

 

 

 

 

등산로 주변은 특히 꽃며느리밥풀꽃과 고사리가 수풀을 이룰 정도로 흔하다.

 

 

 

 

 

 

칡잎 혹파리 충영

 

 

 

 

 

맥문동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올 때만 해도 선들선들한 공기에 추위까지 느꼈는데, 막상 산을 오르다보니 날씨가 이렇게 후텁지근했던가 싶을 정도로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바람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날씨...

 

 

 

망금봉 정상

 

 

 

 

 

남서쪽 조망. 너머의 섬끝에 있는 논금해변의 낙조는 서해 최고라고 한다.

 

 

 

 

 

깊은금 해변, 멀리 보이는 상왕등도와 하왕등도

 

 

 

 

 

위도에 딸린 절해고도 상왕등도와 하왕등도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유배지로 이용되기도 했던 모양... 고려말인 1230년 63세의 이규보가 저 곳 왕등도에서 8개월간 귀양살이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동쪽으로 끝으로 보이는 망월봉

 

 

 

 

 

치도 마을

 

 

 

 

 

큰딴치도 작은딴치도 섬

 

 

 

 

 

치도 마을은 원래 농업 위주였으나 일제시대에 칠산어장의 중심지로 파시가 형성되었으며 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치도마을 바다에서는 문인석 모양의 석인상이 여럿 발견되어 보존되고 있다는데, 옛날 뱃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용왕께 인신 공양을 하던 유습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위도 바다를 신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라 주장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참고 : http://ecotopia.hani.co.kr/59896)

 

 

 

뚝갈

 

 

 

 

 

망금봉을 내려서는 길

 

 

 

 

 

 

 

바로 아래 로 보이는 깊은금과 차도리 일대의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댕댕이덩굴 열매

 

 

 

 

 

참취

 

 

 

 

 

말오줌때

 

 

 

 

 

 

계요등

 

 

 

 

 

좀돌팥

 

 

 

 

 

왕고들빼기

 

 

 

 

 

사위질빵

 

 

 

 

 

 

망금봉에서 내려와 도제봉 쪽으로 진입하는 길

 

 

 

 

 

희안하게도 기름나물은 모두 꽃을 피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치도 마을

 

 

 

 

 

말오줌때 열매

 

 

 

 

 

굴피나무 열매는 유난히 둥글어 보인다.

 

 

 

 

 

 

 

 

치도교를 건너 도제봉으로~

 

 

 

 

 

 

위도상사화

 

 

 

 

 

 

위도상사화는 연한 미색이나 흰색으로 피는 우리나라 특산종. 다른 상사화와 달리 독성이 없어서 뿌리를 캐서 다려 먹기도 하고 꽃대를 '몸무리때'라 하여 잘게 찢어 말려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어, 인후염과 편도선 질환에 사용하기도 했다 한다.

 

 

위도상사화처럼 위도는 흰꽃살갈퀴, 흰꽃광대나물, 흰꽃익모초, 흰꽃박주가리 등 꽃이 흰색인 특이한 종들이 자생한다.

 

 

 

여우팥

 

 

 

 

 

 

도로를 지나면 위도면 소재지 진리~.

 

 

 

 

 

위도 관아와 수군 진영이 있다 하여 '진말'로 불리어 오다 진리라 불리게 되었다. 위도중학교와 위도고등학교 및 우체국, 농협, 보건지소 등 행정기관이 자리하고 있고, 도로 남쪽 해안에는 치도마을이 자리잡고 있고 위도초등학교가 있다.

 

 

 

신감채

 

 

 

 

 

도제봉을 넘으며 바라보는 위도 최고봉 망월봉(254m), 그 아래로 진리와 섬 남쪽을 잇는 개들넘길 골짜기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엔 작은 평야 지대가 있어 논농사가 이루어진다.

 

 

 

 

 

 

 

도제봉

 

 

 

 

 

지나온 망금봉 방향을 돌아본 풍경

 

 

 

 

 

 

길마가지나무

 

 

 

 

 

 

망월봉

 

 

 

 

 

큰딴치도와 작은딴치도. 그 사이에 물이 빠져 모래톱(사주)으로 이어진 모습이 눈길을 끈다.

 

 

 

 

 

멀리 남동쪽으로 보이는 바위섬, 대형제도와 소형제도

 

 

 

 

 

마타리

 

 

 

 

 

망월봉

 

 

 

 

 

개들넘교와 망월봉(254m)

 

 

 

 

 

 

뚝갈

 

 

 

 

 

골등골나물

 

 

 

 

 

등골나물

 

 

 

 

 

노간주나무

 

 

 

 

 

 

오랜 가뭄으로 단풍든 듯 시들한 고사리...

 

 

 

 

 

망월봉을 오르며 내려다본 풍경

 

 

 

 

 

 

지나온 도제봉 풍경

 

 

 

 

 

개넘들길과 진리, 맨 뒤로 보이는 망금봉

 

 

 

 

 

 

 

 

도제봉 능선 너머로 보이는 딴치도

 

 

 

 

망월봉(255m) 정상

 

 

 

 

 

 

서해훼리호 위령탑으로 바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시름교 방향을 선택한다. 위도의 북동쪽 끝 파장봉을 마저 오르고 위도방파제로 내려서기로 한다.  

 

 

 

 

 

파장봉을 향해 내려서는 길, 고창과 영광쪽으로 펼쳐진 이 넓은 바다가 조기 어장인 칠산바다...

 

 

 

 

 

칠산바다를 끼고 있는 위도는 흑산도, 연평와 더불어 조기 파시로 유명한 서해 3대 파시의 하나... 이곳에서 거래된 조기가 영광 법성포에서 말려져 영광굴비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사이 파장금항과  정금도, 식도가 바로 눈 앞에 펼쳐지고...

 

 

 

 

 

돌아보는 망월봉

 

 

 

 

 

돌아보는 도제봉과 망금봉

 

 

 

 

 

그리고 망월봉과 사이에 시름 골짜기를 두고 동쪽 끝에서 위도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파장봉 능선이 성큼 다가선다.

 

 

 

 

 

능선길을 따라 흔하게 보이는 소사나무 열매를 담아본다.

 

 

 

 

 

시름(시루구미) 마을 앞바다의 정금도와 식도

 

 

 

 

 

 

칠산바다의 대형제도와 소형제도

 

 

 

 

 

파장봉으로 건너는 시름교가 시야에 들어선다.

 

 

 

 

 

시름교에서 정금도를 향해 형성된 골짜기. 골짜기의 끝, 진리와 파장금 사이에는 시름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시름'은 '시루구미'라 불리기도 하는데, 지형이 떡시루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시루'로 불려오다가 '시름'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위도 내연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름교

 

 

 

 

 

파장봉 능선을 오르며 돌아본 시름교와 망월봉 능선

 

 

 

 

 

 

파장봉 정상(162m)

 

 

 

 

 

 

파장봉에서 바라본 시름 마을, 정금도와 식도 풍경

 

 

 

 

 

위도방파제로 이어지는 파장봉 능선길

 

 

 

 

 

 

 

위도 최고봉 망월봉 전경

 

 

 

 

 

발 아래로 펼쳐지는 파장금항과 식도 전경

 

 

 

 

 

위도 동쪽 해안 절벽,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등산로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꽃며느리밥풀꽃

 

 

 

 

 

꽃이 지고 있는 붉나무

 

 

 

 

 

 

파장금항

 

 

 

 

 

파장봉과 망월봉

 

 

 

 

 

파장금항과 정금도

 

 

 

 

 

지형이 솥뚜껑을 닮고 금이 나왔다 하여 '정금(鼎金)'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마을에 물이 많아서 마을 이름이 정금(井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옛날 정금도 정금마을에 살던 장씨가 엄청난 부를 쌓아 엽전으로 다리를 가설하려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정금 마을에서 저녁밥 지을 때 솟아오르는 연기의 운치를 '정금취연(井金炊煙)'이라 하여 위도8경의 하나로 쳤다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밀물 때에는 섬이지만 썰물 때에는 다리로 연결되고 있다.

 

 

 

감태나무

 

 

 

 

 

식도를 앞에 두고 위도방파제로 내려서는 등산로

 

 

 

 

 

꽃터널을 이룬 꽃며느리밥풀

 

 

 

 

 

 

단풍마 수꽃을 만난다. 암꽃도 보고 싶어 사방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다.

 

 

 

 

 

위도방파제 밖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갯강아지풀

 

 

 

 

 

 

파장금항

 

 

 

 

 

 

땅빈대

 

 

 

 

 

 

 

이렇게 느릿느릿 다섯 시간 가까운 시간을 쓰며 위도 산행을 마친다.

 

여름 한 달, 살인적인 무더위에 풀이 죽어 나들이를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나선 산행은 지루하고 힘겹다. 아직 산을 타기에는 더위가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여름을 지나며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음도 느낀다. 

 

 

 

 

오후 5시 15분, 파장금페리호는 다시 격포항으로 출발한다. 멀어져 가는 위도, 오전에 올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또 몇 컷을 더 담아본다.

 

 

 

 

 

 

 

 

 

 

 

 

 

 

 

짧게 머무르고 떠나는 여행이지만 섬 여행은 알 수 없는 여운이 남고 그래서 아름답게 기억된다. 다음에는 어느 봄날이나 가을날 다시 한번쯤 찾아와 해안을 따라, 그리고 시루구미, 개들넘, 깊은구미, 논구미 등 낮은 골짜기 임도를 따라 느리게 느리게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