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설악산 중청봉-대청봉-오색의 여름 풀꽃나무 산행

모산재 2016. 7. 30. 09:32


자욱한 구름에 덮인 귀때기청봉을 돌아보며 코 앞에 다가선 중청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대부분 지고 있는데, 이렇게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물레나물을 만난다.





꽃을 피운 참바위취를 처음으로 만난다.





전망이 트인 바위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설악산 전경



바로 앞에 모습을 드러낸 중청봉. 하지만 대청봉은 구름에 덮여 있다.




구름에 덮인 귀때기청봉 방향




용아장성, 오른쪽 너머로는 공룡능선의 1275봉과 마등령, 신선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봉정암 앞 소청대피소 위에서 물자를 나르는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로 설악이 시끄럽다.





흰송이풀





나도하수오






능선길에서 종종 보이는 벼과의 산새풀





개시호





이내 중청봉에 이른다.



두메오리나무인지 덤불오리나무인지 키 작은 오리나무가 예쁜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다.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잎 뒷면을 살펴보니 주맥에 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상 톱니"라기보다는 '예리한 톱니"... 잎밑도 심장형을 띠고...




그렇다면 이 오리나무는 두메오리나무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두메오리나무(Alnus maximowiczii)는 잎밑이 깊이 들어가고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뒷면의 맥 위에 털이 없고 열매이삭의 길이가 2~3cm로 길며, 덤불오리나무(Alnus mandshurica)는 잎밑이 둥글고 선상 톱니가 있으며 잎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는 점으로 구별된다고 한다.)




은분취





등대시호가 제법 많이 자라는 정상 부근은 울타리로 보호되고 있다.






산오이풀





산쥐손이






산구절초도 피기 시작하는 모습





흰송이풀





갈매나무





철쭉 열매





떡갈나무 열매





배암나무를 만나보고 가려고 중청 부근을 돌며 찾아봤지만 백당나무만 보일 뿐 종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년 6월 초순 꽃 피는 계절에 한번 더 찾아와야 할 것 같다. 





오후 2시 30분, 중청대피소에 도착.




바로 아래로 희운각 대피소가 보이고 그 너머로 공룡능선과 천불동의 기암들이 옥처럼 빛나고 있다.




천불동




공룡능선





지리강활





중청대피소에서부터 대청봉까지는 네귀쓴풀의 꽃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






등대시호와 네귀쓴풀이 어울려 환상의 산상 회원을 이루었다.






만주송이풀은 열매가 달린 지도 오래...





세잎종덩굴 열매





대청봉을 향해 오르자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다.




통행로에서 멀리 군락을 이루고 있는 눈잣나무





거센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풀꽃들을 담으려니 참으로 죽을 맛이다.


초점을 맞춘 채 바람의 요동이 잠시라도 잦아드는 짧은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숨을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





참바위취





돌아본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바람꽃





네귀쓴풀





가는다리장구채,


이 한 컷의 사진에도 바람의 흔적은 고스란히 보이지 않는가!





바람꽃,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찍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날씨가 허락하지 않는다.






금강초롱





정상 부근에는 잔대꽃이 만발하였다.







대청봉 정상(1,708m)





거세게 불어대는 바람에 안개구름이 끊임없이 밀려 올라온다.


비라도 내릴 듯 험한 기세에 사진을 담기도 어려워 바로 하산하는 길로 접어든다.




꽃과 열매가 함께 달린 큰네잎갈퀴






개시호





지리강활





나래박쥐나물





게박쥐나물





강원도와 설악산에 자생하는 게박쥐나물의 포편은 5개. 게박쥐나물의 포편이 3개이고 일본의 게박쥐나물 포편이 3개인 점을 들어 게박쥐나물이 아니라 참박쥐나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참박쥐나물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탓! 하지만 국생정 기재문으로 본 잎의 모습과 표본의 모습은 이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토현삼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중간중간 풀꽃들을 살펴보는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설악산의 이 쥐털이슬은 개털이슬로 보아야 하나 보다.




원본을 들여다 보니 줄기에 미세한 털이 보이고 잎 가장자리에도 털이 보인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개털이슬은 쥐털이슬의 품종으로 되어 있고,

국생정 도감에는 "기본종인 개털이슬에 비해 줄기와 잎에 털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 많았던 태풍에도 당당히 버텨나온 이 잣나무를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





게박쥐나물





덕다리버섯 노균일까?





자주 눈에 띄는 벼과의 풀. 선포아풀...?






톱잔대처럼 잎이 긴 이 잔대는 한계령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꽃을 피우지 않았다.


잎의 모양은 잔대 분류에서 별 의미가 없는 걸까...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세잎꿩의비름





참배암차즈기






난쟁이바위솔, 두어 주는 더 기다려야 꽃이 제대로 필 듯...





참배암차즈기는 종종 보인다.





설악폭포를 지나고...





이곳의 모시대는 잔대처럼 꽃이 작다.





작고 모양이 좀 특이한 흰물봉선 꽃





가는잎쐐기풀





개털이슬





배암차즈기





종종 보이는 버섯, 먹물버섯 종류일까...?






독활






쉼터에서 바라본 대청봉 능선






계단을 벗어나 잠시 산허리를 따라 평탄한 길을 걷다가 이내 돌계단길로 내려선다.





딱딱한 돌계단길, 시간을 넉넉히 쓰며 마지막 1.5km를 내려선다.



40분이나 걸려 공원 입구에 이른다.


 내려오는 길이라 두 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40분이 더 걸렸다.

오를 때와 거의 비슷한 시간이 걸렸으니 내리막길이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중청과 대청 사이의 계곡, 독주골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건너고...





등산로 입구 오색분소를 지난다.




치마폭포




주전골 선녀탕에 7선녀가 내려와 목욕하였단다. 그런데 선관()이 날개옷을 감추었고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 두 선녀는 옥녀폭포와 여신폭포가 되었는데, 선관이 감춘 선녀들의 옷이 떠내려 와 이 치마폭포가 되었단다. 


그런데 주전골 물은 요 아래를 흘러가니 어찌 이 독주골로 급 좌회전하여 다시 거슬러 올라왔단 말이냐? 전설이 그런 거지...!




오색 상가의 아름드리 음나무에 꽃이 만발하였다.






누리장나무도 가장 예쁜 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9시간에 걸친 한계령-대청봉-오색의 서북능선 풀꽃나무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