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해오라비난초를 찾아서

모산재 2016. 8. 5. 21:03

 

해오라비난초 탐사 여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하는 탐사 여행이라 망설여지긴 했지만 해오라비난초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함께한 이들은 모두 야생화와 사진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었고, 발품을 많이 판 분들이라 희귀 식물 서식지에 대한 정보도 환한 것 같았다.

 

두 군데의 습지를 돌아보았는데, 해오라비난초는 몇 개체가 겨우 명맥을 잇고 있는 상태다. 꽃이 피어 있는 것은 각각 한 개체로 모두 둘뿐이다.

 

 

 

 

 

1. 첫번째 습지에서

 

 

찌는 듯한 땡볕이 내리쬐고 있는 작은 습지.

 

꽃이 피어 있는 것은 딱 한 송이뿐이고 좀 떨어진 곳에는 두 송이의 꽃을 피우고 진 것이 한 개체 눈에 띈다. 몇 개체가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피어 있는 꽃은 다소 시들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주변의 풀들이 제거되고 사방이 사람들의 발에 밟혀 시달린 모습이 역력하다. 가는 줄기가 지탱을 하지 못해 드러누워 있는 상태라 보기가 안쓰럽다.

 

 

 

 

 

 

고고하게 흰 꽃을 피운 모습을 기대했는데, 방문객들에 의해 시달린 흔적이 역력한 해오라비난초의 애처러운 모습에 실망스런 맘이 크다. 사진에 집착하는 사람들로 귀한 풀꽃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걸 절감한다.

 

 

주변에 큰끈끈이여뀌, 큰벼룩아재비, 좀고추나물이 꽃을 피우고 있다.

 

 

 

 

 

 

 

 

 

 

2. 두번째 습지에서

 

 

산 속 완만한 기슭 속에 자리잡은 작은 습지.

 

습지를 오르는 길 주변에는 지네고사리가 흔하게 보인다.

 

 

 

 

 

 

습지의 모습

 

 

 

 

 

해오라비난초는 한 송이만 비교적 싱싱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데, 이곳 역시 몇 개체만 생존하고 있다. 

 

 

 

 

 

 

한 귀퉁이에는 땅귀개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고...

 

 

 

 

 

끈끈이주걱은 이미 열매를 단 모습이다.

 

 

 

 

 

 

벼과의 기장대풀이 꽃을 피우고,

 

 

 

 

 

 

사초과의 고양이수염도 꽃을 피우고 있다.

 

 

 

 

 

 

 

사람들이 한 송이의 해오라비난초에 매달려 있는 동안 나는 버섯 사진이나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흰가시광대버섯(닭다리버섯)

 

 

 

 

 

암회색광대버섯아재비? 회흑색광대버섯?

 

 

 

 

 

뱀껍질광대버섯?

 

 

 

 

 

?

 

 

 

 

 

 

 

 

3. 세번째로 찾은 어느 야생화 농원에서

 

 

계곡 바로 곁에 자리잡은 농원. 주인은 보이지 않고 여러 채의 온실과 그 주변에는 야생 식물들을 심어 놓았는데, 다소 방치된 듯한 풍경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오라비난초는 육종 상자에 대량으로 증식하여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이곳의 해오라비난초도 아마 우리가 좀 전에 다녀온 습지에서 모종을 가져왔을 것이다.

 

해오라비난초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을 안타까워 할 것만 아니라 이처럼 증식하여 다시 자생지 복원사업을 벌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처럼 해오라비난초를 육종하는 분이 서식지 복원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펼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질경이택사

 

 

 

 

 

 

털마삭줄. 화통에 털이 있고 꽃밥이 보이지 않는다.

 

 

 

 

쥐방울덩굴

 

 

 

 

 

 

털여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