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설악산 한계령-끝청의 여름 풀꽃나무 산행

모산재 2016. 7. 29. 09:33


매일 같이 이어지는 '한때 비'라는 일기예보, 일주일을 기다리다 미답으로 남아 있던 한계령-대청봉 구간의 풀꽃나무 산행에 나선다. 



9시10분 전에 한계령 도착.


출발할 때부터 흐리던 날씨, 한계령에 도착해서도 하늘은 비가 금방이라도 내릴 듯 찌푸린 표정이다. 습도 높은 열대야가 며칠간 지속되어 설악산 산행도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바람막이 옷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잠시 후회할 정도로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댄다. 



평일이어선지 산객들 몇 명이 보일 뿐 한적하다. 





계단을 오르다 만난 쥐털이슬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기름나물이 꽃을 피웠다.





그 다음에 만난 것은 솔나리!

하지만 살짝 시기를 지난 모습이어서 그냥 지나친다.




조금 더 오르니 말나리들이 도열하다시피 모습을 나타낸다.





큰까치수염은 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버섯이 종종 보이는데...


가지색그물버섯인지, 제주쓴맛그물버섯인지...





등산로를 따라 자주 보이는 여로...


흐린 날씨에 컴컴한 숲그늘이라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렵다.



이곳의 여로는 긴잎여로(Veratrum maackii) 계열의 소형종들만 보인다.





아래는 꽃만 보면 녹색 꽃잎 속에 붉은 무늬를 가진 것이 대부분이어서 파란여로(var. parviflorum)이지 싶은데,

몇 몇 꽃은 전체가 붉은색이어서 여로(var. japonicum)의 모습이다.




게다가 아래의 가늘고 긴 잎을 보면 기본종인 긴잎여로(Veratrum maackii )로 봐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잎 길이가 너비의 3배 정도이면 여로, 9배 정도이면 긴잎여로라 본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잔대 종류.


잎 모양을 봐서는 외대잔대나 가야산잔대 쪽으로 보이는데, 어느 쪽인지는 꽃받침과 꽃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아래쪽 잎이 대사초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이니 긴잎여로로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능선에 가까워지면서 도라지모시대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우뚝 선 바위 아래를 지나다 올려다본 꼭대기에는 석이버섯이 자라고 있다.






벌써 단풍취가 꽃을 피웠다.


여름에 피는 꽃이지만, 단풍이란 이름에 이끌려 이 꽃을 만나면 가을이 되었나 싶어 놀란다.





대사초와 잎이 비교되는 긴잎여로





등산로 곳곳에서 만나는 다람쥐.


산객들만 나타나면 살금살금 다가와서 먹을 것 없나, 눈치를 살핀다.





한계령 삼거리 바로 아래에 도착





벌써 서덜취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곁에서 오리방풀도 꽃을 피우고...





금강초롱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운 도라지모시대!





여로일까요, 긴잎여로일까요...





날개가 발달한 잎자루 밑부분이 줄기를 감싸는 나래박쥐나물





은분취는 한두 주 지나야 꽃을 피울 듯...





방추형으로 성숙하는 인가목 열매





계단을 올라서자 귀때기청봉 입구에 서 있는 갓바위(?)가 보인다.





한 시간 반이나 걸려 한계령 삼거리에 오른다.



캄캄하던 날씨였는데, 그 사이에 시야가 그런대로 열려 마음도 환해진다.







능선에 피어 있는 도라지모시대와 서덜취 사진 찍으려 애쓰다 대청봉 방향 등산로로 들어선다.



설악산 안내도(출처 : 네이버 지도)






드물게 만나는 주목





꽃을 피운 참나물이 보이기 시작하고...





전망이 열리는 곳에서 지나온 능선의 꼭대기를 바라본다.





어두운 숲길에서 외면했던 새며느리밥풀을 좀 밝아진 등산로에서 담아 본다.





다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잠간 숨을 돌리고...






송이풀





퍼진고사리를 만나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 산오이풀








열매이삭을 늘어뜨린 부게꽃나무





열매가 더 아름다운 미역줄나무






이것도 퍼진고사리일까...





가래고사리





그늘송이풀





새며느리밥풀









만병초 유묘가 보이기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어른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이 녀석들의 어미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너덜길 지대로 접어들면서 눈측백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귀때기청봉 가는 길에 그랬듯 이 녀석은 너덜지대를 유난히 좋아하는 모양이다.




눈측백 열매





아름다운 나도옥잠화 열매





바위채송화





능선길이라 비교적 환하긴 해도 여전히 사방은 짙은 안개구름이 감싸고 있다.



한계령 길 흘림골 입구도 겨우 보이고...




돌아본 귀때기청봉 방향은 이름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외설악으로는 그래도 전망이 좀 열리긴 하지만...




중청봉과 대청봉은 구름모자를 썼다.





귀여운 꼬맹이 여자 아이들(10살쯤?)과 함께 한 가족 산행객들을 지나치고...





꿩고비, 퍼진고사리가 공생하는 모습을 한 컷 담아본다.






참나물 꽃





꽃술을 내민 은분취가 있어서 담아 본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버섯. 실물이 사진과 거의 같은 크기다!


마른가지선녀버섯이지 싶다.





둥근이질풀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길에도 말나리는 종종 모습을 보인다.





둥근이질풀





꽃을 피운 지리강활







진범





송이풀





못 본 척하던 산꿩의다리에 눈길 한번 주고...





능선길이어선지 모시대는 훨씬 늠름한 모습을 보인다.





단풍취





참나물





열매를 단 요강나물





동자꽃





유일하게 만난 태백취





군락을 이룬 퍼진고사리





흰새며느리밥풀을 만난다.





흰알며느리밥풀, 흰수염며느리밥풀은 나카이에 의해 품종으로 등록되었는데, 흰새며느리밥풀은 등록되어 있지 않으니 나카이는 물론 이후의 학자들도 이건 못 보았던 모양이다. 형평을 위해서도 당연 품종 등록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가목 열매





말나리





둥근이질풀





취나물





곰취





서덜취





끝청으로 오르는 길목





여로





산오이풀





두메고들빼기





꽃이 지고 있는 쉬땅나무. 마가목과 같은 속이라 전체적으로 닮은 모습이다.





난쟁이바위솔





끝청 정상에서 참외와 토마토를 먹으며 잠시 숨을 돌린다.



돌아본 귀때기청봉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제 중청과 대청봉은 엎어지면 코가 닿을 곳, 하지만 그곳도 짙은 운무에 싸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